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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북한산과 서울의 산

관악산 / 연주대 넘어 조망 좋은 산길

향곡[鄕谷] 2024. 12. 7. 11:17

 

관악산(629m) 

연주대 넘어 조망 좋은 산길

 

서울대 공학관 - 깔딱 고개 - 연주대 - 마당바위 - 낙성대갈림길 - 사당역

이동거리 7.8㎞. 이동시간 4:55. 휴식시간 0:42. 계 5:37 (2024.12.6. 맑음. -0.4~5.2℃)

 

 

 

 

 

관악산은 꼭대기가 마치 큰 바위 기둥을 세워 놓은 모습이라 '갓 모습의 산'이란 뜻인 '갓뫼' 또는 '관악(冠岳)'이다. 겨울이 되니 멀리서 본 바위가 더 두드러진다. 서울 앞에 놓인 조산(朝山)이기도 하고, 외안산(外案山)이기도 하다. 풍수서에서는 바위가 불타오르는 모양이라 화산(火山)이라 한다. 서울대 공학관에서 오르는 깔딱 고개는 며칠 전 폭설에 설해목(雪害木)이 많이 생겼다. 오랜 세월 비틀고 천천히 자란 나무는 건재하다. 서울 근교산에서 식물과 동물 종류가 가장 많다는 산인데 겨울이 되니 새들도 조용하다. 

 

중턱 이상부터는 눈이 덜 녹아 얼음이 살짝 얼었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지 겨울 장비 없이 오른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조심해서 가라 했더니 '잘 가겠습니다' 라며 씩씩하다. 장갑도 안 끼고 괜찮으냐고 했더니, 춥지는 않은데 눈이 있어 걱정이라고 한다. 외국인들은 장비를 갖추는데 더 부족하다. 산도 무리하게 도전하면 화를 낸다. 

 

관악산 위에 깎아지른 바위 벼랑 위에 대(臺)가 연주대이다. 태조 이성계의 신덕왕후 강 씨의 오빠인 강득룡이 여럿과 두문동 행적을 따라 두 왕조를 섬기지 않는다는 뜻으로 관악산에 은둔하였다. 의상대에 올라 개성을 바라보고 통곡하며 고려왕조를 생각하였다. 그 후 의상대를 연주대(戀主臺)라 하였다. 태종의 큰아들 양녕대군과  둘째 아들 효령대군도 이곳에 올라 세종이 된 충녕을 그렸다. 지금은 연주대 위에 석가여래삼존불을 모신 응진전이란 법당이 있다. 

 

연주대가 있는 정상 표지석 왼쪽으로 넘어가면 사당으로 가는 능선이다. 전에는 밧줄을 잡고 가는 곳이어서 겨울엔 위험한 길이었다. 지금은 데크를 설치하여 겨울에도 다니기에 무리가 없다. 밧줄에 매달려 갈 때는 주변 조망을 볼 사이가 없었는데 지금은 느긋하게 감상하며 다닐 수 있다. 참으로 멋진 조망이다. 막혔던 곳이 일시에 터져 경계가 환해지는 풍경이다. 북으로 북한산 도봉산이 작게 보이고, 동으로는 용문산과 백운봉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 호쾌하다. 

 

사당으로 가는 능선길은 서울대에서 오르는 깔딱 고개보다는 경사도 덜하고 눈도 많이 녹았다. 눈 속에서 새들은 무엇을 찾는지 나무 사이를 오가며 눈을 털고 다닌다. 능선 좌우로 보면 소나무가 능선 위로 올라와 자라는 것이 뚜렷하다. 관악산이 외사산(外四山)이라 소나무를 땔나무로 해갈 수 없어서 예전에 산 밑에 백성들 겨울은 더 추웠을 듯하다. 관악산 사당 방면 능선에서 현충원으로 녹지가 이어져 있다. 이번 주부터 추위가 와서 산에 온 사람들이 적다. 산행도 여유가 있고 조망도 좋다. 산에도 쾌적 산행용량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 교통편 : 낙성대역 4번 출구 옆 골목에서 관악 02번 마을버스를 타고 서울대 제2공학관 하차

※ 길 안내 : ① 제2공학관 역방향 300m 아래가 들머리  ② 정상 표지석 넘어야 사당역 가는 능선

 

 

 

갈딱 고개 가는 길

 

 

설해목

 

 

깔딱 고개 오르는 길

 

 

연주대

 

 

관악산 정상

 

 

사당 방면 하산길. 소나무가 능선에 모여 있다

 

 

사당 방면 하산길

 

 

바위 능선

 

 

관악산에서 현충원으로 이어지는 녹지대

 

 

강남 방향 시계가 뚜렸하다. 롯데타워와 용문산도 보인다

 

 

사당 방면 능선 끝에서 보는 관악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