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지리산 9

지리산 종주 5. 셋째날, 장터목에서 천왕봉을 지나 칠선계곡으로

지리산 종주 5 셋째 날, 장터목에서 천왕봉을 지나 칠선계곡으로 장터목-제석봉(1808)-천왕봉(1915)-칠선계곡-추성리 (11.4㎞. 8시간 40분) 2013.5.21 (맑음) 새벽부터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로 잠자리가 수런거린다. 새벽밥을 지어먹고 4시에 대피소를 나섰다. 북두칠성과 북극성이 놓인 방향으로 보아 우리가 움직이는 방향은 북동쪽이다. 산신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제석봉을 지나 어둑한 천왕봉 쪽으로 오른다. 앙상한 나무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이곳은 자유당 시절에 침엽수림이 울창했는데, 권력을 등에 업고 도벌하던 사람들이 이것이 문제가 되자 증거를 없애려고 이곳에 불을 내어 나무를 불태웠다는 곳이다. 일출의 참맛은 여명 한참 전부터 기다렸다 보는 보는 것인데, 여의치 못하여 일출 직전에야 도착하..

지리산 종주 4. 둘쨋날, 연하천에서 장터목까지

지리산 종주 4 둘째 날, 연하천에서 장터목까지 연하천-형제봉-벽소령-선비샘-영신봉-세석대피소-장터목 (13.3㎞. 10시간 10분) 2013.5.20 (맑음) 연하천의 아침은 맑고 시원하다. 개울의 물줄기가 구름 속을 흐른다 하여 연하천이다. 연하천 숲향에 연하천 샘물을 들이켜니 가슴속을 다 씻는다. 학교 다닐 때 연하천에서 야영할 때 이곳 부근이 빨치산 무덤 위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바로 위 삼각고지나 그 아래가 한국전의 격전지였고, 그 아래 빗점골은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이 최후를 맞았다는 곳이다. 오르내리는 길이 힘이 들어도 산 아래 초록 융단을 내려보는 맛은 참으로 시원하다. 연하천에서 형제봉으로 가는 주변은 너덜지대이다. 형제봉은 수도하던 두 형제가 산 정령의 유혹을 뿌리치려 등을 ..

지리산 종주 3. 첫날, 성삼재에서 연하천대피소까지

지리산 종주 3 첫날, 성삼재에서 연하천대피소까지 성삼재-노고단대피소-임걸령-노루목-화개재-연하천대피소 (13.2㎞. 8시간 15분) 2013.5.19 (비 후 맑음) / 전남 구례 지리산은 품이 크고 웅장하다. 큰 산에 들자면 가다듬는 자세부터가 다르다. 그 너른 품을 밖으로만 돌아도 몇 날이 걸리고, 그 산 등허리를 타고 넘자면 깊고도 너른 품이 끝간 줄 모른다. 눈이 닿는 곳은 일부일 뿐 산은 너르다. 고려시대 문인 이인로도 그의 문집 파한집에서 이 산의 신비를 다 알고자 한다면 얼마만큼 세월이 걸릴지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지리산 종주는 몇 년 전에 마지막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배낭을 둘러맨 것은 지리산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어떤 산에 다녀오면 그 산에 대한 유효기간이 있는 것 같다. 버스가 ..

지리산 종주 2. 지리산 10경

지리산 종주 2 지리산 10경 지리산은 크기가 크고 장엄하여 그 안에 숱한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있다. 찾는 사람들이 그 승경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데, 1972년 구례에 있는 지리산산악회에서 그중 대표적인 경관 열 곳을 정하여 지리산 10경을 발표하여 많은 사람들이 인용하고 있다. 천왕봉 일출 노고단의 구름바다 (노고운해 老姑雲海) 주능선 종주를 남쪽에서 하자면 노고단(1507m)이 그 시작이다. 노고단은 신라 때부터 봄가을에 안녕과 풍년이 이루어지를 소원하며 제사 지내던 단이었다. 노고 (老姑)는 신라시조 박혁거세의 어머니 선도성모(仙桃聖母)의 높임말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노고는 지리산녀로 보고 있다. 노고단에는 원추리가 모여서 자라는데, 정상부는 입산을 제한하여 잘 올라가보지 못한다. 이곳 노고단이 ..

지리산 종주 1. 종주 계획 (2박3일. 지리산 종주 + 칠선계곡 탐방)

지리산 종주 1 종주 계획 (2박 3일. 지리산 종주 + 칠선계곡 탐방) 1. 사전 준비 2013년 4월 30일 : 산행일, 참가 인원 확정 5월 4일 (D-15일) : 연하천대피소 (5/19) 예약 (인터넷 - 지리산 국립공원) 5월 5일 (D-15일) : 장터목대피소 (5/20) 예약 (인터넷 - 지리산 국립공원) 칠선계곡 내려가기 (5/21) 예약 (인터넷 - 지리산 국립공원) 5월 6일 ~ 5월 12일 : 장비 준비(배낭 42리터 이상), 여행자보험 가입(칠선계곡 하산 필요서류) 5월 13일 : 예비소집 (장비 점검, 산행 개요 및 준비사항 설명, 임무 분담) 2. 종주 일정 : 2013.5.19~5.21. 성삼재~천왕봉~추성 37.9㎞. 21시간 30분 1일 (5/19). 13.2㎞. 6시간 3..

칠선계곡 /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

지리산 칠선(七仙) 계곡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 추성마을-두지동-선녀탕-비선담 (왕복 7.4㎞. 약 3시간 반)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2010.8.5-8.6) 지리산 칠선계곡은 설악산 천불동 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으로 꼽는다. 칠선계곡은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이요, 지리산 산길 중 가장 어려운 길이다. 칠선계곡 통행제한을 하지 않을 때인 1992년에 칠선계곡으로 천왕봉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원시 수림과 폭포와 소(沼)가 번갈아 나타나 산행 내내 눈을 시원하게 하였다. 마지막 3㎞ 지점인 마폭에서 천왕봉까지는 엄청 가파른 암벽이어서 체력이 소모되고 목이 탔다. 수통에 물이 바닥에 젖었을 때, 키 보다 높은 배낭을 짊어진 여성 산꾼에게 얻어 마신 물 맛은 정말 기가 막혔다...

지리산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 전북 남원시 산내면~경남 함양군 마천면, 휴천면 (2009.3.14) 산내면 매동마을(5.8㎞)-등구재(5㎞)-창원마을-금계마을-의탄교-의평마을-서암정사 (3㎞)-벽송사(3.5㎞)-송대마을(3.5㎞)-휴천면 세동마을 (약 20.8㎞. 6시간) 자료 : 지리산길 홈페이지 참조 한반도 남쪽에서 우람한 기세와 장중한 앉음새로 자리 잡은 지리산은 쳐다보기만 해도 압도된다. 오늘은 지리산 자락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지리산을 한 바퀴 도는 300㎞ 전체 구간 중 먼저 길을 연 남원 매동마을에서 함양 세동마을까지 마을과 마을을 굽이굽이 가는 길이요, 산길 들길 논둑길을 걸어가는 그림 같은 길이다. 바람이 불어 갈대는 바람 방향으로 길게 누워 일렁이고, 구름을 이고 있는 지리산은 어제 내린 눈으로 산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