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향기/풀,들꽃

별꽃 / 은하의 별처럼 빛나는 들꽃

향곡[鄕谷] 2020. 3. 16. 07:29

 

 

별꽃

은하의 별처럼 빛나는 들꽃

 

 

 

이른 봄 풀밭에 가면 하얀 별꽃을 만날 수 있다. 쑥이나 냉이와 같이 나지막하게 핀다. 해(日)가 하늘에 낳은(生) 것이 별(星)이라면, 해가 땅에 내린 꽃이 별꽃이다. 별꽃은 해가 낳은 꽃이다. 우주는 천억 개의 은하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은하는 3개뿐이지만, 은하마다 1조 개의 별을 품고 있다. 별꽃은 풀밭에 나서면 은하의 별처럼 빛나는 들꽃이다.

 

밝기가 급작스럽게 수 만 배 밝아지는 별을 신성(新星)이라 한다. 별꽃은 추운 겨울을 나고 봄볕에 신성처럼 다가온 꽃이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별이 반짝이듯, 초록 풀밭에서 별꽃은 더 빛난다. 옛사람들은 별꽃을 가까이 하였다. 별꽃 어린 잎과 줄기를 된장국에 넣어서 먹으면 산모의 젖이 잘 나오고 산후회복에 좋으며 피가 맑아진다고 했다. 별꽃은 우리와 가까이하고있었던 생명의 꽃이었다.

 

봄이 되어 풀밭에서 들꽃을 찾아보지 못하였다면 세상살이가 바쁘거나 여유가 없는 것이다. 특히나 여유를 가지고 유심히 살펴야 볼 수 있는 꽃이 별꽃이다. 길을 가다가 파란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여유, 우리가 풀밭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앉아서 들꽃을 찾을 수 있는 여유는 세상을 살아가는 쉼표이다.

 

 

별꽃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3.7~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