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꽃가루 알레르기

향곡[鄕谷] 2025. 5. 3. 19:32

 

꽃가루 알레르기

바람에 날아온 꽃가루가 원인

 

 

봄이면 산에서 송홧가루가 날아온다. 집으로 날아온 꽃가루는 장독대나 처마 밑에 노랗게 쌓인다. 그래서 장독 뚜껑을 덮고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닫는다. 소나무 수꽃 꽃가루가 송홧가루다. 산에 가서 소나무 수꽃을 따서 천에 널어 봄볕에 말리면 송홧가루가 남는다. 꿀이나 조청에 타서 다식(茶食)을 만들던 그 송홧가루다. 온난화로 봄이 빨라져 나무들마다 꽃가루를 일찍 뿜어낸다. 꽃가루는 바람에 날려 꽃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을 괴롭힌다.

 

봄철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는 대부분 나무 꽃가루이다. 그중에 바람에 의해 씨를 퍼뜨리는 풍매화 나무들이다. 기상청에서 발표한 꽃가루 달력이 있다. 오리나무 꽃가루는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날리며, 자작나무는 3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날린다. 참나무류는 4월 상순이 지나 한 달 정도 꽃가루가 날린다. 자작나무와 참나무가 알레르기 유발 정도가 매우 강하다.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굴참나무 등 참나무류는 우리나라 나무의 27% 정도 되고, 알레르기 양성반응 비율이 높아 봄철 알레르기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송홧가루는 4월 초순부터 6월 초순까지 날리는데 알레르기가 생기는 정도는 약하다. 밤나무도 6월에 꽃가루가 날리지만 알레르기 유발 정도가 약하다. 봄철 꽃가루는 입자도 크고 농도가 높다. 건조한 날 꽃가루가 미세먼지나 황사에 섞여서 날아오면 알레르기 유발 정도가 커지고 증상을 악화시킨다.  

 

여름과 가을에는 풀에서 생기는 꽃가루가 대부분이다. 여름철 꽃가루는 쑥, 질경이, 환삼덩굴에서 주로 생긴다. 여름에는 농도가 낮지만 고온다습 하여 곰팡이 번식이 늘어나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대체로 7월 초순이나 중순에 비 온 후나 장마가 지나간 뒤 맑은 날에 농도가 높아진다. 여름철에는 꽃가루보다 실내에서 생기는 집먼지진드기나 곰팡이에 의한 알레르기를 주의해야 한다.

 

가을에는 돼지풀, 쑥, 환삼덩굴, 단풍잎돼지풀에서 꽃가루가 생긴다. 생태교란종인 돼지풀은 가을철 꽃가루 알레르기 주범이다. 꽃가루가 작고 가벼워 멀리 퍼진다. 돼지풀이나 환삼덩굴줄기를 잘못 건드려 푸석 날리는 꽃가루를 보면 그걸 알 수 있다. 9월 초순에서 중순에 건조한 날씨일수록 농도가 높아진다. 입자가 작아 호흡기에 깊숙이 들어간다. 도시 근교에서 쑥을 닮은 풀은 돼지풀이 많다.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꽃가루가 대량으로 퍼지기 때문에 늦은 봄이 가기 전에 뿌리째 뽑아야 한다.   

 

꽃가루가 날리는 것은 지역에 따라 종류와 시기가 조금 다르다. 남부지방은 기후가 온화하여 봄철 꽃가루는 2월 중하순에 시작하여 3월말에서 4월 중순이 가장 짙다. 꽃가루는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추가된다. 중부지방은 남부지방보다 1~2주 늦고, 소나무나 참나무와 함께 도시 개발로 돼지풀이나 환삼덩굴 꽃가루 영향이 크다. 강원도는 중부지방보다 며칠 늦다.  

 

꽃가루 알레르기와 관련하여 오해받는 식물이 있다. 버드나무 꽃가루로 오해받는 것이 버드나무 씨앗이다. 꽃가루가 아니라 씨앗에 붙어 있는 솜털로 알레르기와 상관이 없다. 민들레 꽃은 꽃가루받이를 하면 작은 솜사탕 모양이 된다. 민들레 홀씨라고 잘못 말하고 있는데, 양치식물의 포자가 홀씨이다. 민들레 꽃씨라고 해야 맞는 말이다. 역시 알레르기와 상관이 없다. 진달래나 벚나무 꽃가루는 벌나비가 꽃가루를 날라주는 것으로 꽃가루 알레르기와 관계가 없다.

 

꽃기루 알레르기가 생기면 콧물 코막힘 충혈 가려움이 생기고, 피로하고 두통이 일어나기도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일부는 과일에서도 알레르기가 일어나기도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나이와 상관이 없이 일어난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감기가 다른 점은 발열이 없고 꽃가루가 있는 한 일어난다. 비가 내리면 꽃가루가 줄어들지만 꽃가루는 쉽게 썩지 않아 오래간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겪는 사람은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꽃가루를 알고서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오전에는 외출을 자제한다든지 생활 속에서 대비하고 예방해야 한다. 

 

 

 

오리나무 / 어청도 (전북 군산. 2022.4.19)

 

 

자작나무 /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2018.10.18)

 

 

상수리나무 / 서울숲 (서울 성동구. 2021.4.19)

 

 

신갈나무 / 청량산 (서울 성남 위례. 2024.4.11)

 

 

떡갈나무 / 소요산 (경기도 동두천. 2014.4.14)

 

 

소나무 수꽃 / 북한산 (2022.5.4)

 

 

밤나무 꽃 / 봉화 닭실마을 (2019.6.24)

 

 

돼지풀 / 청량산 (경기도 성남 위례. 2024.8.26)

 

 

환삼덩굴 / 경북 영주 문수면 (2013.9.7)

 

 

단풍잎돼지풀 / 경기도 성남 위례 (202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