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향기/자연의 말

소서(小暑)는 본격 더위가 시작되는 '작은 더위'

향곡[鄕谷] 2025. 7. 1. 15:01

말속에 자연 56

 

소서(小暑)는 본격 더위가 시작되는 '작은 더위'

 

 

 

소서(小暑)는 하지(夏至)와 대서(大暑) 사이에 오는 절기로 양력 7.6이나 7.7이다. '작은 더위'라 부를 정도로 본격적인 더위가 이때 시작한다. 이 시기는 장마철이기도 하여 높은 습도가 이어진다. 모내기가 끝난 논에서는 모가 뿌리를 내리고, 이때는 한창 논매기를 한다. 농가월령가에도 이 시기에 '젊은이 하는 일이 김매기뿐이라오'라고 했다. 지금은 제초제를 뿌려서 잡초를 없애기에 사람은 편해졌지만 자연환경은 열악해졌다. 

 

여름 한가운데 들어서서 농작물의 성장과 날씨의 변화도 두드러진다. 본격적인 여름에 들어서는 이때에 농작물에는 충분한 햇빛과 적절한 비가 필요하다. 장마와 태풍을 예측해야 하고 대비해야 한다. '소서에 비 오면 이삭이 패고, 대서에 비 오면 벼가 익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 시기에 비 내리는 것이 벼 성장과 수확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지금은 일찍 모내기를 끝내지만 예전에는 소서까지 모내기 하는 농가가 있었다. 그래서 '소서가 지나면 새댁도 논으로 간다'라고 했고, '소서에는 원님도 말에서 내려 모를 심어주고 간다'라고 했다. 모내기는 농촌에서 우선해야 하는 행사였는데, 모내기를 끝내지 못한 농가는 서로가 도왔다. 소서에는 들판이 얼룩덜룩하다. 일찍 모내기 한 논은 초록이 되고, 늦은 집은 이제야 연둣빛이어서 그러하다.  

 

이때는 오이, 애호박, 감자가 많이 난다. 과일로는 자두, 토마토, 수박, 참외가 있다. 햇감자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송송 썬 애호박에 고명을 얹은 칼국수나 수제비를 만들어 땀을 뻘뻘 흘리며 비우고 나면, 한여름 더위가 다 씼겨나가는 것 같다. 비 오면 부침개까지 곁들인다. 성질이 차가운 음식으로 무더위로 생긴 열기를 식히는 것이니 여름에 딱 좋은 음식이다. 하늘에 뭉게구름이 생기고 이따금 소나기 한 줄기 지나가면 더 좋다

 

 

 

 

논 / 경기도 광주 (2010.7.24)

 

 

능소화 (2018.7.6)

 

 

수세미외 / 한강 잠실지구 (2018.7.6)

 

 

박주가리 / 남한산성 (2021.7.7)

 

 

바람꽃 / 설악산 (2012.7.7)

 

 

참외 (2018.7.6)

 

 

수박 / 경북 영주

 

 

호박 / 충북 제천

 

 

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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