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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서울 걷기 좋은 길

한양도성 2 / 버티고개-광희문

향곡[鄕谷] 2008. 8. 17. 09:45

한양도성 2

장충동 부근

 

버티고개-장충동 성곽길-성당길-수구문길-광희문 (1시간 반. 2008.8.16)

 

 

 

조선 태조는 서울을 방위하기 위하여 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을 따라 성을 쌓았고, 사대문과 사소문을 지었다(태조 4년 1395년). 그 뒤 세종 때(세종 4년 1422년) 대대적으로 고쳤고, 임진왜란 때 부서진 것을 광해군 때(1616년), 숙종 때(숙종 30년. 1704년)와 영조 때(1743년) 계속 고쳐 나갔다.

 

돌 크기로 보면, 태조 때 쌓은 돌이 다듬잇돌 만해서 장정 한두 사람이 들 수 있는 것이라면, 세종 때 쌓은 것은 장방형으로 만들어 쌀 한가마 만하고, 숙종 때 쌓은 것은 정사각형 2자×2자 정도여서 각기 장정 넷이서 들 정도였다. 다듬은 솜씨와 질감을 보면, 태조 때는 자연석을 구해 그대로 얹은 것이라면, 세종 때는 투박하지만 자연석을 다소 손질하기도 하고 그대로 쌓기도 하였다면, 숙종 때는 정을 대고 정사각형 모양으로 반듯이 각을 내어 다듬어 쌓은 것이었다. 

 

성 안팎에 주택이 들어서기도 하고 배가 불룩 나와 손을 봐야 할 곳이 있다. 장충체육관 부근에서 광희문까지는 집들이 들어서서 성은 어디에도 없었다. 늦었지만 옛 것을 보존하고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행이다.

 

성은 담을 쳐서 성 안과 밖을 구분하여 안을 보호하는 곳이다. 성 안에 사는 사람은 성안을 지키려 하였고, 성밖 사람은 그곳에 도달하려 하였던 곳이다. 그만큼 신분 유지와 폐쇄의 장소이기도 하다.  견고해 보이는 성도 인간도 모두가 영고성쇠가 있다. 언젠가는 화려함이 허물어지고 퇴락하는 날이 있을 것이니 무너지지 않을 그윽함을 지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