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 424

정선 정암사 / 수마노탑이 있는 적멸보궁

정선 정암사(淨岩寺)수마노탑이 있는 적멸보궁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2024.10.2)  정암사는 정선 고한에서 만항재로 오르는 414번 지방도 옆에 있다. 일주문에는 태백산 정암사라 썼는데, 절 바로 위에 산은 함백산 줄기인 중함백 산자락이다. 정암사는 옛 고구려 땅에 세운 신라 절로 신라는 빼앗은 땅에다가 성을 쌓는 대신 절을 세웠다. 정암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이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기 위해 말년에 창건한 마지막 적멸보궁이다. 적멸보궁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예배하는 법당이다. 적멸은 번뇌의 불빛이 꺼진 상태로 부처의 깨달음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며, 보궁은 보배스러운 궁전이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기에 적멸보궁에는 불상이 없다. 모든 적멸보궁은 첩첩산중에 있는데, 이곳도 옛날에는 첩첩산중이..

선농단과 향나무 / 왕이 밭을 갈고 제를 올리던 곳

선농단과 향나무왕이 밭을 갈고 제를 올리던 곳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2024.9.27)   조선시대 국가의 기간산업은 농업과 잠업이었다. 그래서 왕은 친히 밭을 가는 친경(親耕)을 하였고, 왕비는 누에를 치는 친잠례(親蠶禮)를 하였다. 서울 제기동에 있는 선농단(先農壇)과 성북동에 있는 선잠단(先蠶壇)은 이런 의식을  거행하던 제단이었다. 왕이 친히 밭을 갈던 터와 선농단이 있던 곳이 제터로 지금 제기동(祭基洞)이다.  전철 1호선 제기동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선농단 300m라 쓴 표지판이 보인다. 선농단은 인간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쳤다고 전하는 고대 중국 전설상의 제왕인 신농(神農)과 후직(后稷)에게 왕이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조선 성종 때 조성한 선농단은 일제가 동양척식회사를 설립하면서 터를 뺏..

동해 논골담길 / 벽화에 남아 있는 어촌마을 이야기

동해 논골담길 벽화에 남아 있는 어촌마을 이야기 강원도 동해시 논골길  1980년 삼척군 북평읍과 명주군 묵호읍이 합하여 동해시가 되었다. 북으로는 망상해수욕장, 남으로는 추암이 경계이고, 서로는 청옥산과 두타산까지가 동해시가 차지하는 지역이다. 묵호는 태백산에서 석탄을 캐어서 내보내던 항구 도시였다. 본래는 오이진(烏耳津)이었는데 1930년대 바닷물이 먹물처럼 검어지자 묵호진(墨湖津)으로 고쳤다. 남쪽에 있던 북평항도 시멘트와 석탄의 하역장이었고, 원양어선과 동해안 어업기지의 역할을 하였다. 아름다운 바다를 끼고 있는 동해시는 고속도로 개통으로 관광도시의 이점을 활용하고 있다.  묵호항에서 보이는 산 쪽 마을이 논골인데 거기서 묵호항을 내려볼 수 있다. 그 옛날 어부와 부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살았던 ..

추암 촛대바위 / 동해 해맞이 명소

추암 촛대바위동해 해맞이 명소 강원도 동해시 촛대바위길 (2024.9.17)  추암 촛대바위는 동해시에 있다. 동해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해맞이 명소이다. 촛대바위는 바다에서 솟은 기암괴석이 촛대처럼 생겨 붙인 이름이다. 애국가 첫 소절에 해가 떠오르는 배경 화면으로 등장한다. 1980년 삼척군 북평읍과 명주군 묵호읍을 통합하여 동해시가 되었다. 추암에서 바다를 보면 오른쪽은 삼척이고 왼쪽은 동해로 이곳이 경계이다.  조선 세조 때 한명회가 강원도 체찰사로 있으면서 이곳 경승에 반하여 능파대라 불렀다. 능파(凌波)는 '파도 위를 걷는 것 같다'는 뜻이다. 미인의 걸음걸이를 능파라 비유하기도 한다. 그중 1 경이 촛대바위이다.  추암(湫岩)이란 이름 그대로 뾰족하다. 동산에는 능파대 정자가 있고,..

삼척 죽서루 2 / 자연주의로 건축한 관동제일루

삼척 죽서루(竹西樓) 2자연주의로 건축한 관동제일루   강원도 삼척시 성내동 (2024.9.17)  삼척 죽서루는 오십천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오십천(五十川)은 삼척과 영덕에 각기 있다. 모두 물굽이를 쉰여 번 치어 흘러가는 점이 같다. 삼척 오십천은 삼척시 도계읍 백병산(白屛山. 1259m)에서 발원하여 북동쪽으로 흘러 동해로 흐르는 하천이다. 동국여지승람에 '오십천은 삼척도호부에서 물의 근원까지 47천(川)을 건너야 하므로 대충 헤아려서 오십천이라 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오십천은 카르스트 지형이 발달하여 환선굴, 대이리 동굴지대 등 많은 석회암 동굴이 있다. 연어의 회귀천으로도 유명하다. 오십천 끄트머리 거의 다 내려와서 죽서루가 있다.  죽서루는 관동팔경 중 제일 크고 가장 오래된 누정이..

울진 망양정(望洋亭) / 바다 풍경이 좋은 관동제일루

울진 망양정(望洋亭) 바다 풍경이 좋은 관동제일루 경북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 (2024.9.17)  울진읍에서 망양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을 가자면 바닷가 도로를 따라 최근에 만든 은어다리를 보며 내려간다. 망양해수욕장 바로 앞에 망양정이 있다. 바닷가에 울진관광안내도 옆 횟집이 들어선 사이에 계단길을 300m 정도 오르면 '바다를 보는 정자'란 이름을 가진 망양정(望洋亭)이다.   망양정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예로부터 이름난 관동팔경 중 하나로 꼽혔다. '하늘 끝을 보지 못해 망양정에 오른 말이 / 바다 밖은 하늘이니 하늘 밖은 무엇인고'로 시작하는 교과서에 나오는 송장 정철의 관동팔경은 익숙하다. 조선 후기에 숙종 임금은 강원도 관찰사에게 관동팔경을 그려오라 하였다. 관동팔경을 그림으로 본 숙종은 망..

삼척 공양왕릉 / 고려 마지막 왕의 무덤

삼척 공양왕릉고려 마지막 왕의 무덤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추천동 (2024.9.17)  울진에서 북쪽으로 가는 7번 국도는 바다가 보이는 길이다. 울진 죽변에서 38㎞ 정도 가면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에 고려 마지막 왕의 무덤인 공양왕릉이 있다. 왕이 피신해 있던 곳이라 궁촌이고, 고개는 공양왕 일족을 살해한 곳이라 하여 '살해재'이다. 일반 무덤보다는 커서 눈에 띈다. 층계 옆으로 붉게 핀 배롱나무가 죽 늘어섰다. 축대 위 묘소가 공양왕 3 부자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추석이 되었지만 벌초는 하지 않았다. 고려 우왕 14년(1388년) 위화도 회군으로 실권을 잡은 이성계는 우왕과 그의 아들 창왕을 모두 왕 씨 후손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쫓았다. 그리고 고려 신종의 후손인 왕요(공양왕)를 본인이 싫다..

울진 불영계곡과 불영사 / 백두대간 넘어 만나는 깊은 계곡과 절

울진 불영계곡과 불영사백두대간 넘어 만나는 깊은 계곡과 절  경북 봉화에서 백두대간을 가로질러 노루재 터널을 빠져나오면 울진이다. 삼림이 울울창창하고 진귀한 물산이 많아 울진(鬱津)이라 하였다. 고개를 내려서면 길 양쪽으로 산등성이를 가르는 계곡이 깊다. 동해까지 장장 15㎞를 이어가는 불영계곡이다. 절벽 사이 기암괴석에 소나무가 터를 잡고, 그 아래로 계곡물이 구불구불 흐른다. 가히 물은 바위를 만나야 기이해진다.  계곡으로 흐르는 물이 봉우리를 감싸고돌아 산태극 수태극(山太極 水太極)을 이룬 곳이 불영사이다. 산과 물이 음양을 조화롭게 결합하여 지기(地氣)가 충만하고 생기(生氣)가 가득해진다는 형상이다. 이곳 명성도 그런 풍수적 해석으로 가치를 더한다. 주차장 앞 일주문을 지나면 금강소나무가 호위하는..

파주 보광사 / 대웅전 벽화와 목어 - 아름답고 생동감이 넘치는 걸작

파주 보광사  대웅전 벽화와 목어 - 아름답고 생동감이 넘치는 걸작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 (2024.5.12)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파주에 있는 보광사에 갔다. 절은 894년(신라 진성여왕 8년)에 창건하였다. 절은 넓고 찬란하다는 이름(보광.普光)대로 오래되고 예스러운 풍치와 정취가 있다. 영조 생모인 숙빈 최 씨의 묘소가 가까이 있어 그를 위한 기도절이었고, 대웅보전 현판 글씨는 영조가 친히 썼다. 세속에서 부처의 세계로 들어가는 마지막 문인 불이문(不二門)으로 들어가면 대웅전 앞마당이다. 불이(不二)는 둘이 아닌 경지이니 상대적인 것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으로 부처가 바라본 세상이다. 대웅전 법당 앞마당에는 연등이 걸려 있다. 법당은 부처에게 예배하고 부처의 가르침을 전하는 장소이..

김유신 탄생지와 그 일원

진천 탐방 3 김유신 탄생지와 그 일원 충북 진천군 진천읍 식파정 - 김유신 탄생지 - 보탑사 삼층목탑, 연곡리 석비 - 길상사(사당) - 용화사 석조보살입상 생거진천자연휴양림 뒤는 무제산이고 골을 내려가면 백곡저수지다. 저수지 물가에 정자 식파정(息波亭)에 잠시 들렀다가 김유신 탄생지로 갔다. 삼국통일을 이룬 김유신(595~673)은 진천에서 탄생한 역사 인물이다. 김유신은 이곳 만노군(신라시대 진천군의 이름) 태수를 지내던 김서현과 진흥왕의 증손인 만명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김유신의 증조부는 금관가야 마지막 왕으로 신라에 투항하여 진골귀족으로 편입되었다. 할아버지나 아버지는 무장으로 공을 세우고, 결혼으로 세력을 높였다. 김유신도 여동생을 김춘추에 시집보내고, 조카딸이자 무열왕의 딸인 지소공주를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