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 418

김유신 탄생지와 그 일원

진천 탐방 3 김유신 탄생지와 그 일원 충북 진천군 진천읍 식파정 - 김유신 탄생지 - 보탑사 삼층목탑, 연곡리 석비 - 길상사(사당) - 용화사 석조보살입상 생거진천자연휴양림 뒤는 무제산이고 골을 내려가면 백곡저수지다. 저수지 물가에 정자 식파정(息波亭)에 잠시 들렀다가 김유신 탄생지로 갔다. 삼국통일을 이룬 김유신(595~673)은 진천에서 탄생한 역사 인물이다. 김유신은 이곳 만노군(신라시대 진천군의 이름) 태수를 지내던 김서현과 진흥왕의 증손인 만명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김유신의 증조부는 금관가야 마지막 왕으로 신라에 투항하여 진골귀족으로 편입되었다. 할아버지나 아버지는 무장으로 공을 세우고, 결혼으로 세력을 높였다. 김유신도 여동생을 김춘추에 시집보내고, 조카딸이자 무열왕의 딸인 지소공주를 아..

진천종박물관 / 비어야 퍼지는 종소리

진천 탐방 2 진천종박물관 비어야 퍼지는 종소리 국내 유일의 종박물관인 진천종박물관에 가면 종을 체험할 수 있다. 방망이 줄을 두 손으로 잡고 종 중간에 튀어나온 자리(당좌)를 가볍게 치면 '동~'하며 긴 여운의 종소리가 난다. 종 아래에 땅을 판 홈이 있어 종 안에서 울려 나온 음파가 공명이 되어 종신 안으로 반사해 여운이 길다. 종(鐘)은 쇠(金)로 만들고, 치면 '동~' 소리가 나기에 동(童)를 합해서 만든 글자이다. 박물관 안에는 우리나라 대표 종인 성덕대왕신종 모형이 있다. 신라 경덕왕이 부왕인 성덕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들기 시작하여 혜공왕 때 (771년) 완성한 명품이다. 아이를 쇳물에 녹여 넣었다는 잘못된 전설로 에밀레종이라 하였다. 종의 실물은 경주국립박물관에 있다. 범종(梵鐘)은 불가..

진천 농다리 / 다리 건너 재 넘으면 초평호 또 다른 절경

진천 탐방 1 진천 농다리 다리 건너 재 넘으면 초평호 또 다른 절경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주차장 - 농다리 - 농암정 - 하늘다리 - 초롱길 - 살고개 - 징검다리 - 주차장 한반도지형전망공원 다리는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을 이어주는 교두보이다. 옛날에 다리는 나무로 만들었다. 한자도 다리 교(橋)에 목(木) 변이 있듯, 우리말도 나무를 뜻하는 고어 '달'에 접미사 '-이'가 붙어 다리가 되었다. 다리는 밟는 디딤판이 무엇으로 되어 있느냐에 따라 흙다리, 나무다리, 돌다리로 부른다. 진천 농다리는 돌다리다. 다리발(교각.橋脚)도 돌이요, 디딤판도 돌이다. 중부고속도로 진천을 지나가다가 보이는 농다리는 100m 가까이 되는 24칸 다리이다. 폭은 어른이 벌린 팔 길이 두 배 정도 된다. 좁은 디..

봉정사(鳳停寺) / 최고(最古) 목조건물, 세계문화유산

봉정사(鳳停寺) 4 최고(最古) 목조건물, 세계문화유산 경북 안동시 서후면 (2024.2.18) 봉정사로 가는 시티투어 버스 뒷면에 '왔니껴"란 글씨가 눈에 확 들어온다. '오셨습니까'란 뜻인 니껴형의 안동말이다. 투박하게 툭 던지듯 무심한 듯하면서 나름의 인정이 배어있는 말투다. 버스는 팔도성주의 본향 제비원을 지나친다. 공식 명칭은 '안동 이천동(泥川洞) 석불'인데, 제비원 미륵불로 통한다. 지나며 힐끗 봐도 부드러운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흐르는 불상이다. 저전동(苧田洞)을 돌아 봉정사가 있는 길로 들어섰다. 이곳 할배 할매들은 저전동을 모시밭이라 부른다. 한자 표기를 두고 한글로 부르는 지명이 마음을 끈다. 모시밭골을 지나면 천등산 봉정사(天燈山 鳳停寺)이다. 봉정사는 앉은 지세가 봉황이 머물러 앉..

엿장수 가위 소리 / 찰크락 찰크락… 맛있는 엿이요

엿장수 가위소리 찰크락 찰크락… 맛있는 엿이요 수능시험 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시험 치는 학생들에게 시험을 잘 치르도록 응원을 한다. 예전에는 학교 교문에 엿을 붙였다. 엿을 붙이고 시험에 척 붙기를 소망하였다. 엿을 붙이는 기원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부엌신인 조왕신은 설날 새벽에 하늘로 올라가 사람들이 하던 일을 보고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궁이에 엿을 발랐다. 엿이 입에 붙어서 하늘로 올라가서도 있었던 일을 얘기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절에 들어가 공부하는 아이에게는 엿을 고아 먹였다. 머리를 쓰는 사람은 단 것이 좋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먼 길 떠나는 사람과 임신한 사람에게 엿을 주었는데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근친 갔던 새색시는 시가로 돌아올 때 엿을 만들어 친척들에게 돌렸다. ..

안성 청룡사 / 구부러진 나무 그대로 쓴 대웅전 기둥

안성 청룡사(靑龍寺) / 구부러진 나무 그대로 쓴 대웅전 기둥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청룡리 절은 산에 자리 잡고 있어 들어가는 길이 깊다. 산길을 오르다 보면 물을 건너고 다리를 건너야 절이 나온다. 사당패의 우두머리였던 바우덕이묘를 지나 큰 저수지를 지나간다. 길가 나무들은 늦가을에 잎이 다 바랬다. 부도밭이 있는 길을 옆으로 두고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건넌다는 것은 차안(此岸)을 지나 피안(彼岸)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피안은 해탈과 열반의 터다. 피안은 공덕을 쌓아야 들어설 수 있음은 물론이다. 서운산 청룡사(瑞雲山 靑龍寺) 현판이 있는 계단을 올라서자마자 바로 앞이 대웅전이다. 원형 기둥이 격조가 있다고 하여 절에서는 각기둥보다 원기둥을 쓴다. 기둥뿌리에서 3분의 1 정도 되는 부분까지 굵어지다가..

예천 회룡포(回龍浦) / 육지 속 섬마을

예천 회룡포(回龍浦) 육지 속 섬마을 경북 예천군 용궁면 회룡길 국가명승 제16호 낙동강과 지류인 내성천(乃城川)이 흐르는 예천에 회룡포가 있다. 회룡포는 용이 비상하듯 물이 휘돌아 가는 곳이라 붙인 이름이다. 봉화 물야 선달산에서 발원한 내성천은 영주를 거쳐서 내려온다. 회룡포를 휘돌아 모래밭을 펼치며 산과 강이 태극 모양을 이룬다. 비룡산(飛龍山)에 이르러 물줄기는 산자락을 적시며 350도 돌아서 빠져나간다. 물줄기는 회룡포 바로 아래 삼강(三江)에서 금천(錦川)과 만나며 낙동강과 합수한다. 회룡포 가는 길은 두 갈래이다.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나들목을 나와 안동 방면으로 가는 길에 회룡포 표지판이 나온다. 내비게이션에 회룡포나 회룡포전망대를 치면 회룡포쉼터가 있는 주차장 쪽이고, 회룡포마을을 치면 회..

칠궁(七宮) / 왕을 낳았으나 종묘에 들지 못한 일곱 후궁 사당

칠궁(七宮) 왕을 낳았으나 종묘에 들지 못한 일곱 후궁 사당 서울 종로구 궁정동 (2023.10.16) 사적 149호 2022년 청와대를 개방하면서 북악산도 같이 개방하였다. 청와대 서쪽 담을 끼고 있던 칠궁도 출입 통제를 해제하였다. 칠궁은 조선시대 왕의 후궁 일곱 명의 신위를 모시고 있는 사당이다. 왕을 낳았으나 아들이 왕이 되기 전에 죽은 후궁들이다. 저경궁(儲慶宮)이라 쓴 건물은 밖에서 보면 지붕이 담에 걸칠 정도로 비좁다. 조선말까지만 해도 이곳엔 영조 생모인 숙빈 최씨를 모신 사당 육상궁(毓祥宮) 만 있었다. 1908년 서울 시내 후궁의 사당을 없앨 때 다섯 신위와 1935년 고종의 후궁 엄씨의 덕안군(德安宮) 신위를 합사 하면서 칠궁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곳 칠궁에 대한 얘기는 조선 19대 ..

옥순봉(玉筍峯) / 단양팔경. 깎은 듯이 서 있는 죽순 같은 바위봉

옥순봉 (玉筍峯) 단양팔경. 깎은 듯이 서 있는 죽순 같은 바위봉 충북 제천시 청풍면 수산리 2023.10.1. 맑음. 9.3~21.9℃ 단양팔경 옥순봉과 구담봉은 단양과 제천시 청풍면 경계에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제천인데 단양팔경에 들어가 있다. 사연은 이러하였다. 예전에 한양에서 단양을 갈 때는 뱃길로 가는 편이 쉬웠다. 퇴계가 단양군수로 부임할 때도 배를 탔다. 충주와 청풍을 지나 단양으로 가면서 처음 만나는 곳이 옥순봉이다. 퇴계는 단양팔경을 정하면서 일곱 곳을 정한 후 옥순봉을 팔경에 넣고자 청풍부사에게 옥순봉을 달라고 청하였다. 청풍부사는 거절하였고, 퇴계는 단구동문(丹邱洞門) 넉자를 써서 옥순봉 아래에 새겨 단양의 경계로 삼았다. 당시에는 청풍과 제천이 다른 행정구역이었고, 나중에 청풍이 제..

사인암(舍人巖) / 단양팔경. 병풍처럼 서 있는 수직절리 바위벽

사인암(舍人巖) 단양팔경. 병풍처럼 서 있는 수직절리 바위벽 충북 단양군 대강면 사인암리 2023.10.1. 맑음. 9.3~21.9℃ 단양팔경은 소백산 아래 자리 잡은 아름다운 풍경지이다. 전국에 팔경이 많지만 단양팔경은 인정받고 있는 경승지이다. 사인암으로 발길을 옮겼다. 중앙고속도로 단양 나들목에서 시오리 정도 되는 거리에 있다. 사인암은 거대한 단애를 이룬 아름다운 석벽이다. 노송과 어우러져 기품 있는 조화를 이룬다. 하늘을 향해 우뚝 서 있는 모습은 우람하고, 격자를 이루며 층을 쌓은 모양은 기묘하여 감탄을 한다, 소백산에서 굽이굽이 흘러 내려온 운계천은 기암절벽을 안고 흘러 계곡을 아름답게 한다. 사인암은 주역에 능통한 역동(易東) 우탁(禹倬)과 관련이 있다. 우탁은 고려 충선왕이 선대 후궁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