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 418

제천 정방사 / 첩첩 산하 굽어보는 바위절벽 절집

제천 금수산 정방사 첩첩 산하 굽어보는 바위절벽 절집 충북 제천시 수산면(능강리) 옥순봉로 12길 165 2023.10.1. 맑음. 9.3~21.9℃ 제천 금수산 정방사는 금수산(1016)에서 이어진 신선봉(845) 능선에 있다. 신라 문무왕 2년(662년) 창건한 절집으로 현재 모습을 갖춘 것은 1825년이다. 제천에서 들어가면 청풍대교 못 미쳐서 방향을 틀어 산 밑에 가면 차 한 대가 겨우 올라갈 도로가 나온다. 의자로 길을 막고 있던 분이 길을 열어준다. 숲이 우거진 시멘트길 2㎞를 따라서 간다. 차가 내려오면 비키기가 만만찮다. 길도 좁고 운전석에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이른 시각이라 만난 차는 없었다. 밤송이가 떨어진 시멘트길을 잠시 걸어서 돌계단을 돌아가면 정방사(淨芳寺)가 있다...

야간 통행금지 / 밤이 늦으면 다닐 수 없다는 것

야간 통행금지 밤이 늦으면 다닐 수 없다는 것 조선시대와 해방 후 1981년까지 야간통행금지가 있었다. 밤이 늦으면 길에 다닐 수 없었다. 이를 통금이라 그랬다. 조선시대에는 밤 11시(이경)부터 새벽 4시(오경)까지가 통금 시간이었다. 이경에 인정(人定)이라 하여 종각에서 28번의 종을 쳐서 사대문을 걸어 잠갔고, 새벽 4시에 파루(罷漏)라 하여 33번의 종을 쳐서 아침을 시작하였다. 이 제도는 고종 말년인 1895년에 없어졌다가 해방 후 생겨나 1981년 말까지 있었다. 어릴 때 내가 살던 곳에서는 밤 0시, 새벽 4시, 정오에 경찰서 망루에서 사이렌이 울려서 그 시각을 알렸다. 치안유지가 목적이라 하여 자유로운 통행을 제약한 조치였다. 집에서도 자녀들 안전과 가정교육을 위해 통금시간이 있기는 하다...

뒷간 / 뒤를 보아 뒷간, 뒤에 있어 뒷간

뒷간 뒤를 보아 뒷간, 뒤에 있어 뒷간 뒷간은 똥이나 오줌을 누는 곳으로 변소의 우리말이다. 뒤를 보아 뒷간이고, 뒤에 있어 뒷간이다. 측간(厠間)은 집옆에 잘 드러나지 않는 곳에 있는 뒷간이란 뜻이다. 조선시대 상류 사회에서는 측간으로 쓰고, 일반 백성은 변소(便所)라 했다. 된소리 '편'이 '변(便:편할 변)'으로 바뀌었다. 똥을 누면 크게 편하고(大便), 오줌을 누면 작게 편하다(小便). 근심을 더는 해우소(解憂所)는 절에서 쓴다. 화장실은 일제강점기부터 쓴 말이다. 송광사는 솥이 크기로 유명하고 선암사는 뒷간이 깊기로 유명하다. 각 절에서 온 스님들이 자기 절 해우소가 크다고 발바닥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높이에 대하여 서로 자랑하였다는 우스개도 있다. 널판에 쓴 선암사 뒤간 글씨도 일품이다. 뒤간을..

징검다리 / 징검돌 건너가는 추억의 다리

징검다리 징검돌 건너가는 추억의 다리 시냇물이나 도랑물에 돌을 띄엄띄엄 놓아서 건너는 다리가 징검다리이다. 다리는 분리된 두 곳을 연결한다. 징검다리는 양쪽을 연결하는 매개체를 뜻한다.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여 소통하고, 떨어진 길과 길을 연결하고, 종교에서는 하늘과 땅, 차안(此岸)과 피안(彼岸)을 연결한다.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징검다리도 있다. 사전에서 '징검징검'은 띄엄띄엄 징거서 꿰매는 모양 또는 발을 멀찍멀찍 떼어 걷는 모양이다. '징검'이란 '징그다'는 동사에서 나온 말이다. 옷이 해지기 쉬운 부분을 다른 천을 대고 듬성듬성 꿰매고, 큰옷을 줄이기 위해 접어 넣고 듬성듬성 호는 것이 '징그다'이다. 징검바늘은 듬성듬성 꿰매어 바늘질하는 바늘이다. 임시로 꿰어 두거나 바느질을 해서 줄일 자리를..

맷돌 / 맷손을 돌려 가루를 만드는 도구

맷돌 맷손을 돌려 가루를 만드는 도구 맷돌은 맷손을 돌려 가루를 만드는 도구이다. 인류가 돌이나 나무로 곡식을 갈아서 먹던 시대에서 더 나아가 기원전 천 년 경 맷돌을 만들었다. 아래위 두 개의 맷돌이 있어, 위에 것을 암맷돌, 아랫 돌을 숫맷돌이라 한다. 가운데에 숫쇠(중쇠라고도 함)라는 쇠꼬챙이가 꽂혀 있고, 숫쇠를 싸고도는 암쇠가 있다. 윗돌 옆구리에는 기역자로 만든 손잡이인 맷손을 끼워 넣었다. 맷손을 어처구니라고도 한다. 아래위 맷돌은 마찰력을 높이려고 정으로 쪼아서 꺼끌하게 만들었다. 윗맷돌에는 곡식을 넣는 아가리가 있고 아래로 곡식이 내려가게 뚫려 있다. 곡식을 넣고 맷손을 돌리면 맷돌의 회전력과 마찰력에 의해 갈린 것이 맷돌 옆으로 나온다. 곡식이 옆으로 잘 나오게 하려고 위 짝과 아래 짝..

오봉산 청평사 / 소양호를 건너가는 운치 있는 절집

오봉산 청평사 (五峰山 淸平寺) 소양호를 건너가는 운치 있는 절집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청평리 (2022.11.29. 비 후 갬. 0.1~11.8℃) 청평사 선착장 - 구송폭포 - 청평사 - 공주탕 - 해탈문 - 척번대 - 식암폭포 (왕복) 밤새 비 내리더니 아침에야 그쳤다. 소양호 선착장에서 보는 청평사 골짜기는 금방 닿을 정도로 눈에 들어온다. 오봉산은 청평사를 제외하고 얘기할 수 없고, 청평사는 이자현이 빠질 수 없다. 이자현은 인주 이 씨로 고려시대 예종과 인종 때 외척 권세가 하늘을 찌르던 이자겸의 사촌이다. 그는 벼슬에 뜻이 없어 춘천 경운산(慶雲山)에 들어가 은둔하였다. 부친이 창건한 절을 문수원이라 고치고, 산 이름도 청평산이라 하였다. 그 청평산이 지금 오봉산이다. 훗날 강원도 흉작 내용..

안동 선비순례길 2. 동부리 ~퇴계종택 ~ 단천교

안동 선비순례길 2. 동부리 ~ 퇴계종택 ~ 단천교 2코스 도산서원 길 일부 (동부리~퇴계 종택), 3코스 청포도 길 (퇴계 종택~단천교) 동부리 - 분천리 마을회관 - 도산서원 - 퇴계 종택 - 이육사 문학관 - 단천리 - 단천교 - 뒷재 이동거리 11.9㎞. 이동시간 3:16 휴식시간 0:04. 계 3:20 (2022.11.17. 맑음. 0.0~15.4℃) 선비순례길 두 번째 길은 도산면 동부리 입구에서 출발하여 퇴계종택 방향으로 갔다. 첫 마을은 분천(汾川)이다. 이곳 사람들은 부내라 부른다. 낙동 강물이 부내 앞 벼랑에서 부딪혀 휘어가며 큰 물보라를 일으킨다고 분천이다. 부내에는 퇴계가 존경하며 지내던 고향 선배 농암 이현보가 있었다. 농암은 부내 절벽에 물 부딪히는 소리가 시끄러워 귀를 멀게 할..

안동 선비순례길 1. 오천유적지 ~ 월천서당 ~ 동부리

안동 선비순례길 1. 오천유적지 ~ 월천서당 ~ 동부리 1코스 선성현길(오천유적지~월천서당), 2코스 도산서원길 일부 (월천서당~동부리) 오천유적지 - 역동선생 유허비 - 예안교 -보광사 - 선성현 문화단지 - 선성수상길 - 한국문화테마파크 -월천서당 - 안동호반 자연휴양림 - 동부리 이동거리 17.2㎞. 이동시간 5:46. 휴식시간 0:12. 계 5:58 (2022.11.16. 맑음. 1.0~14.0℃) 안동은 넓기도 하지만 갈 곳도 많다. 9개 구간 모두 91㎞를 걷는 선비순례길이 있다. 1구간 선성현길로 가기 위해 오천 1리 버스정거장에서 내리니 짙은 안개가 앞을 가린다. 2개 댐이 생긴 후 생긴 현상이다. 마을로 흐르는 내(川)에 돌이 검게 보여 오천(烏川)인데, 안개에 가려 그것은 볼 수도 없다..

영광 불갑사 / 꽃창살과 꽃무릇이 아름다운 절

불갑사 꽃창살과 꽃무릇이 아름다운 절 전남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 불갑사는 꽃으로 아름다운 절이다. 꽃무릇이 지천으로 피어 가을이면 찾는 사람들이 많다. 영광에 섬 산행을 하러 가다가 모악산(불갑산) 자락 불갑사에 들렀다. 창건 연대가 불분명하다고 하지만 안내문엔 인도 간다라 출신 고승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법을 전하기 위해 384년(백제 침류왕 원년) 영광 법성포로 들어와 지었다고 적었다. 절은 불교를 전한 뒤 처음 건립하여 모든 사찰의 으뜸이 된다고 하여 불갑사(佛甲寺)라 하였다. 일주문 부근에서 장사를 하는 분들이 꽃무릇 축제는 9월 셋째 주에 모두 끝났다며 한발 늦었네요 그런다. 꽃들은 대부분 시들어 싱싱한 꽃은 숫자를 셀 수 있을 정도이다. 9월 중순 전에는 와야 꽃무릇을 볼 수 있겠다. 원래는 석..

영주 부석사 / 무량수전과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절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절 경북 영주시 부석면(2022.6.2) 절에 가면 정문인 일주문(一柱門)이 있다. 두 개의 기둥을 일렬로 세운 것은 일심(一心) 즉 한 마음으로 부처의 진리의 세계를 향해 가라는 의미다. 부석사에 들어서면 일주문에 '태백산 부석사'라 적었다. 이곳은 소백산 아래인데 무슨 말인가 하고 사람들이 물어봐서 그런지 일주문 앞에는 안내문을 세워 놓았다. 태백과 소백의 경계인 고치재를 기준으로 서쪽이 소백이며 동쪽이 태백으로, 절이 있는 곳은 여전히 태백산 줄기에 속하지만 국립공원 소백산에 편입되었다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일주문과 당간지주를 지나면 중문에 해당하는 천왕문 양쪽에는 부처와 불교의 수호신 사천왕이 눈을 부릅뜨고 있다. 죄짓는 두려움과 부처님에 대한 경외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