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강원 충청 탐방

김유신 탄생지와 그 일원

향곡[鄕谷] 2024. 3. 29. 11:45

진천 탐방 3

 

김유신 탄생지와 그 일원

충북 진천군 진천읍

 

식파정 - 김유신 탄생지 - 보탑사 삼층목탑, 연곡리 석비 - 길상사(사당) - 용화사 석조보살입상

 

 

생거진천자연휴양림 뒤는 무제산이고 골을 내려가면 백곡저수지다. 저수지 물가에 정자 식파정(息波亭)에 잠시 들렀다가 김유신 탄생지로 갔다. 삼국통일을 이룬 김유신(595~673)은 진천에서 탄생한 역사 인물이다. 김유신은 이곳 만노군(신라시대 진천군의 이름) 태수를 지내던 김서현과 진흥왕의 증손인 만명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김유신의 증조부는 금관가야 마지막 왕으로 신라에 투항하여 진골귀족으로 편입되었다. 할아버지나 아버지는 무장으로 공을 세우고, 결혼으로 세력을 높였다. 김유신도 여동생을 김춘추에 시집보내고, 조카딸이자 무열왕의 딸인 지소공주를 아내로 맞이하며 힘이 있는 귀족 가문이 되었다. 김유신은 화랑이 되어 공을 세우며, 상대등이 되어 백제를 멸망시키고(660년), 나당연합군 도총관이 되어 고구려를 정벌(668년)하였다. 사후에는 흥무대왕으로 추증되었다.   

 

휴양림에서 20㎞ 떨어진 김유신 탄생지는 진천읍 상계리 계양마을이다. 담이 긴 밭으로 둘러 싸여 담안밭으로 부르는 곳이다. 장수터라고도 부르는데 큰 주춧돌이 있고, 터 안쪽으로는 최근에 지은 생가가 있다. 탄생지에서 뒷쪽으로 보이는 산이 길상산이다. 산 위에는 태실이 있다. 김유신의 태를 묻었다 하여 태령산으로도 부른다. 길상산으로 올라가면 중간에 신라시대 태수 관저 우물과 훈련하던 곳이 있다. 그 밖에도 '장수'나 '화랑'이 들어간 지명이 진천에 여러 곳 있는데, 거의 김유신과 관련 있는 이름이다.

 

김유신 탄생지 옆으로 난 길을 따라 4.8㎞를 가면 보탑사가 있다. 보탑사는 옛 절터에 최근 세운 절이지만 삼국시대 목탑건축의 전통을 잇는다고 세운 삼층목탑이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 4세기 때만 해도 200년 동안 목탑이 주류였다. 가장 유명한 황룡사 구층목탑이 고려 때 몽고 침입 시 불탔다. 보탑사 목탑을 보면 사방으로 법당 이름이 붙어 있는 사방불전이다. 보탑사 옆에는 연곡리 석비가 있다. 조성 솜씨가 뛰어난 백비가 돌거북과 비석머리를 갖추어 서 있다. 비면에 글씨가 새겨져 있지 않아 백비(白碑)이다. 백비는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었는지, 어떤 이유로 비문을 새기지 못하였는지는 모르나 조성연대는 고려시대로 추정하는 보물이다.

 

김유신 사당은 보탑사에서 11㎞ 떨어져 있는 길상사(吉祥祠)이다. 원래 길상산(태령산) 아래에 있다가 도당산 아래로 옮겼다. 문을 닫아 들어가지는 못하였다. 대신에 진천읍내에 김유신의 덕을 숭모하는 뜻에서 세웠다는 용화사 석조보살입상을 찾았다. 장군의 덕을 숭모하여 송덕불상이라 하는데, 이곳 사람들은 걸미산 미륵불이라 부른다. 7m나 되는 큰 돌에 어깨는 좁고 양감이 없이 거의 직사각형으로 조각하였다. 크기에 비해 힘찬 맛은 없다. 김유신을 주제로 하여 다닌 하루다. 시간을 내어 더 깊이 다니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자연이 아름다운 진천에 유서 깊은 사적과 유물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식파정

 

 

김유신 탄생지

 

 

김유신 탄생지 뒤로 태실이 있는 길상산 가는 길이 있다

 

 

 

 

 

 

보탑사 3층 목탑

 

 

연곡리 석비

 

 

김유신 사당 길상사

 

 

길상사

 

 

옹화사 석조여래좌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