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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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작물 28

마늘은 부추 가족

마늘은 부추 가족 우리가 즐겨 먹는 4가지 채소는 배추, 무, 고추, 마늘이고, 마늘은 고추와 더불어 대표 양념식품이다. 마늘이 언제 우리나라로 들어왔는지 기록이 없지만 단군신화에서 곰을 사람으로 변화시킨 강력한 효과를 가진 것으로 전한다. 어떤 논문에서는 곰이 먹은 것은 마늘이 아니라 마늘과 비슷한 무릇이 아니냐고 했다. 마늘의 속명은 알리움(Allium)으로 우리말로 '무릇 속'이다. 무릇 속에 속하는 것으로는 들에는 파, 대파, 쪽파, 양파, 부추가 있고, 산에서는 산마늘, 두메부추, 산파, 산부추가 있다. 자세히 보면 생김새가 비슷하고 뿌리가 비대한 구근식물이다. 뿌리에서는 꽃대가 올라와 둥그런 꽃 모양의 흰색이나 보라색 꽃을 피운다. 장날이어서 마늘을 사러 장에 나갔다. 6월 말이면 시장에 햇마..

아주까리 / 아주까리는 정겨운 이름, 피마자는 또 다른 이름

아주까리 아주까리는 정겨운 이름, 피마자는 또 다른 이름 목, 과 : 쥐손이풀목, 대극과 개화 : 8~9월 키 : 2m 원산지 : 아프리카 아주까리 (2018.7.6) 예전에 집이나 동네 빈터에는 아주까리 몇 포기는 있었다. 나무처럼 키가 커서 비가 오면 그 밑에서 비를 피하기도 하고, 우산 대신 쓰기도 했다. 논에서 일하다가 아주까리나 토란 잎을 따다가 밥상보로 삼기도 했다. 열매는 감촉이 꼬물꼬물 하지만 그 안이 궁금해서 껍질을 벗겨보면 씨앗이 3개 들어 있고, 끈적한 것이 손에 묻는다. 씨는 독성이 강해서 먹을 수가 없다. 아주까리 씨는 아이는 3개, 어른은 20개가 치사량이라 한다. 아주까리는 한자에서 온 말이 피마자이다. 피마자는 잎이 대마(大麻)와 비슷하고, 씨는 소에 붙어 다니는 진드기(비...

목화 / 9월이 되면 목화는 솜꽃이 된다

목화(木花) 9월이 되면 목화는 솜꽃이 된다 과명 : 아욱과 이명 : 면화 개화 : 7~9월 목화 /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2007.8.15) 목화는 꽃을 피워 솜을 만드는 꽃이다. 문익점이 목화씨를 붓 뚜껑에 숨겨 들여오고, 문익점의 장인 정천익이 목화를 재배하고 물레를 만든 유래는 몇 번 들어도 고마운 일이다. 덕분에 옷이 삼베에서 무명으로 바뀌었다. 지금에야 삼베가 더 귀한 대접을 받지만, 무명에 솜을 넣은 겨울옷은 혁명적 변화였다. 목화와 면화(綿花)는 같은 것이다. 면(綿)은 목화솜을 원료로 한 실, 또는 그 실로 짠 천을 말한다. 면의 종류인 무명은 재래식 직조 방식으로 짠 옷감이며, 기계로 넓은 폭으로 짠 것이 광목(廣木)이고, 더 가늘게 짠 것이 옥양목(玉洋木)이라 했다. 면은 아직도 잘..

뚱딴지 / 돼지감자라 부르는 풀

뚱딴지 돼지감자라 부르는 풀 과, 속 : 국화과 해바라기 속 원산지 : 북미 개화 : 9~10월 키 : 1.5~3m 서식지 : 마을 둘레, 빈터 용도 : 사료, 식용, 약재 뚱딴지 / 경기도 화성시 입파도 (2018.9.10) 뚱딴지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심기도 하지만 야생으로 크는 것도 많다. 분류상으로는 해바라기에 가까운데, 덩이 모양 뿌리줄기는 감자처럼 생겼다. 뚱딴지는 번식력이 대단하여 아무 데서나 마구 나와서 자란다고 뚱딴지라 한다. 뚱딴지는 해바라기처럼 키가 크다. 9~10월이 되면 긴 가지마다 노란색 꽃이 핀다. 가을에 온도가 내려가면 덩이는 비대해진다. 그리고 서리가 내리고 잎과 줄기가 마르고 나면 수확을 한다. 초가을에 벌써 잎이 푸석한 것이 있다. 감자같이 생긴 덩이줄기는 예전..

부추 / 양기를 일으키는 풀

부추 양기를 일으키는 풀 과명 : 수선화과 생육 시기 : 4~11월 개화 : 8월 부추 (2018.8.29) 부추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경상도와 충청도에서는 정구지, 전라도에서는 솔이라 하고, 지방에 따라 졸,분추 등 부르는 이름이 많다. 부추의 별명이 기양초(起陽草)이다. 양기를 일으키는 풀이라는 뜻인데 본초강목에 그렇게 나와 있다. 동의보감에도 부추는 더운 성질이 있어 열을 돋우고 혈액순환에 좋다고 했다. 어른들이 부추가 몸에 좋다고 하는 이유가 다 있었다. 부추는 한번 파종하면 4월에서 11월까지 재배할 수 있다. 잘 자라고 재생력이 뛰어나 1년에 5번이나 수확할 수 있다. 하도 잘 자라서 게으름뱅이도 키울 수 있다고 하여 게으름뱅이풀이라 부른다. 부추는 한자로는 구(韭)인데, 땅에서 풀이 무성히 ..

여주 / 약용으로 쓰는 쓴맛 과일

여주 약용으로 쓰는 쓴맛 과일 여주 (한강 잠실지구. 2018.7.6) 여주는 박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덩굴손으로 감아 올라가는 것을 보면 수세미외와 닮았다. 여름이 되면 잎겨드랑이에서 노란 꽃이 핀다. 열매는 긴 타원형으로 우둘투둘 돌기가 있다. 열매는 연초록이었다가 초록, 노랑, 주황색으로 변한다. 나중에는 열매가 벌어지며 그 속에서 빨간 씨앗을 볼 수 있다. 열대 원산의 과일로 분류하는데, 그 맛이 쓰다. 그래서 고과(苦瓜)라 부르는 모양이다. 맛이 쓴 데도 예전엔 집에 여주를 심어서 그 열매를 먹었다. 열매가 노랗게 되면 독성이 있어서 어릴 때 먹어야 하는데, 당뇨에 탁월하고, 항암, 콜레스테롤, 피로 해소, 기관지에 좋다고 한다. 과일이기보다는 약용식물에 가깝다. 5일장에 가면 여주를 따와서 ..

조롱박 / 혼례 때 쓰고 신선이 차던 박

조롱박 혼례 때 쓰고 신선이 차던 박 조롱박 (2018.6.27) 신라 박혁거세가 박에서 태어났다는 전설처럼 박은 우리나라에서 심은지 오래된 작물이다. 조롱박의 '조롱'은 '가운데가 잘록한 것'이란 뜻이다. 조롱박과 같은 의미로 호리병박이 있다. 호리병박은 중국의 호로박에서 온 것인데, '호로(葫蘆)'도 '가운데가 잘록하다'는 뜻이다. 호리병박으로 만든 술병이 호리병이다. 표주박도 같은 의미로 쓴다. 표주박의 '표(瓢)'는 '작은 박'이란 뜻이고, '표주'는 한자 '표자(瓢子)'에서 변한 말이다. 옛날에 딸을 시집 보낼 때가 되면 조롱박을 심었다는데, 그러면 총각들이 기웃거려 담장이 낮아졌다는 얘기가 있다. 그렇게 심은 조롱박으로 전통혼례 때 합근례의 술잔으로 썼다. 조롱박은 장수,다산,복,신비의 의미가..

농작물 전래시기

농작물 전래시기 우리가 살면서 식탁에 올라 있는 밥과 채소, 과일은 언제부터 있었으며 그것은 언제 우리나라와 들어왔을까 의문이 있었다. 그러면 그전에는 어떤 것을 먹고살았으며, 시대별로 먹었던 들어온 채소나 과일이 있다면 그전에 식탁은 어떤 것이었을지 짐작을 해본다. 고구마는 1763년에 들어왔고 감자는 그 뒤(1824년)에 들어왔으니, 조선시대 흉년이 들 때 구황작물로 쓸 수 없었다. 벽초 홍명희가 쓴 대하소설 '임꺽정'에서 임꺽정이 사냥을 다니면서 요깃거리로 감자를 먹었다는 얘기는 아무리 소설이라도 사실과 동떨어져 있다. 임꺽정이 죽은 해(1562년)는 감자가 들어온 해보다 262년 전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제사를 지낼 때 조상들은 과일 순서를 홍동백서(紅東白西)라 하면서 왜 사과를 예시하지 않았을까..

파 / 백년해로 채소

파 백년해로 채소 파는 신라 때 중국에서 들어왔다고 하니 우리 식탁에 오른 지 오래되었다. 마늘처럼 자극성이 있는 알리신 성분이 있어 양념으로 쓰이지만, 물김치나 파김치, 파전 등에 쓸 땐 채소의 용도이다. 파는 대파와 쪽파가 있는데, 조림 음식이나 절임 음식에 여러모로 쓸 수 있다. 파는 병충해에 강해서 농약을 쓰지 않으며, 찬 서리를 맞고서도 꿋꿋하게 버티는 강인한 모습을 보인다. 파뿌리를 달여서 그 물을 마시면 불면증이나 감기에 좋으며, 파뿌리를 찧어 베인 곳에 붙이면 지혈 성분이 있고, 부은 부분의 부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 학교 다닐 때 봉사활동 가서 넘어져 발목이 부은 적이 있었다. 그때 봉사지역의 노인분이 침을 놓고서 헝겊을 감고, 그 위에 파뿌리 흰 부분을 으깨어 놓고 비닐을 덮고 감아주었..

감 / 짐작과 배려의 과일

감 짐작과 배려의 과일 담 너머로 넘어온 감을 지나가는 아이들이 가만 둘 리 없다. 어른들은 방안에 있으면서 지나가는 아이들이 감을 따도 가만 두었다. 좀 심하게 딴다 싶으면 긴 담뱃대로 놋쇠 잿털이를 툭툭 쳤다. 기침을 하거나 사람이 방에서 나오면 혹시라도 나무 위에 있던 아이들이 약한 감나무 가지가 부러져 다칠까 봐 조심하였다. 손자들이 홍시를 달라고 하면 감을 쪼개서 주었는데 한 개를 다 주어 생기는 변비를 막기 위한 배려였다. 그렇듯 감은 할아버지의 짐작과 배려가 묻어 있는 과일이었다.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잘 익은 홍시를 먹는다. 여기 있는 것은 새들의 것이니 말릴 사람도 없다. 새는 한 입 먹고서 두리번거리더니, 또 홍시 속으로 주둥이를 쑤욱 넣는다. 눈치 보지 말고 실컷 먹거라. 얼마나 맛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