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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까리 / 아주까리는 정겨운 이름, 피마자는 또 다른 이름

향곡[鄕谷] 2018. 10. 11. 12:12

 

 

 

아주까리

아주까리는 정겨운 이름, 피마자는 또 다른 이름

 

 

목, 과 : 쥐손이풀목, 대극과

개화 : 8~9월

키 : 2m

원산지 : 아프리카

 

 

 

아주까리 (2018.7.6)

 

 

 

 

예전에 집이나 동네 빈터에는 아주까리 몇 포기는 있었다. 나무처럼 키가 커서 비가 오면 그 밑에서 비를 피하기도 하고, 우산 대신 쓰기도 했다. 논에서 일하다가 아주까리나 토란 잎을 따다가 보로 삼기도 했다. 열매는 감촉이 꼬물꼬물 하지만 그 안이 궁금해서 껍질을 벗겨보면 씨앗이 3개 들어 있고, 끈적한 것이 손에 묻는다. 씨는 독성이 강해서 먹을 수가 없다. 아주까리 씨는 아이는 3개, 어른은 20개가 치사량이라 한다.

 

아주까리는 한자에서 온 말이 피마자이다. 피마자는 잎이 대마(大麻)와 비슷하고, 씨는 소에 붙어 다니는 진드기(비.蓖)와 모양이 비슷하여 붙인 것이고, 거기에 씨앗의 뜻인 자(子)를 붙여서 '비마자'가 '피마자'가 되었다. 민요 강원도아리랑 노래에 '아주까리 동백은 왜 여는가' 하고, 가요 아리랑 목동에도 '아주까리 동백꽃이 제 아무리 고와도' 하는 가사가 나온다. 소설이나 노래에 아주까리 등잔불도 나온다. 그만큼 아주까리는 우리와 가까운 정겨운 이름의 식물이다.

 

아주까리 기름으로 등잔불도 켰지만, 머릿기름으로도 썼다. 동백기름도 머리에 발랐으니, '아주까리 동백꽃이 제 아무리 고와도' 하는 가사는 그렇게 발라서 아름답게 꾸며도 '동네방네 생각나는 내 사랑만 하오리까'라고 사랑하는 임을 그렸다. 아주까리 잎은 억세기 전에 따다가 데치고 말려 묵나물로 먹었다. 대보름에 참기름에 무쳐서 기름이 조르르 흐르는 피마자 나물은 별미다. 과식을 하여 체하면 피마자유를 한 숟갈 먹으면 설사가 나서 체증을 없애기도 했다. 일제 때는 윤활유용으로 공출하기 위해 심으라 그랬다는 어른들의 얘기도 들었다. 이래저래 쓰임새가 많은 아주까리다. 애환과 정겨움을 간직하고 있는 추억의 작물이다.  

 

 

 

아주까리 (2018.8.18)

 

 

 

 

아주까리 (2018.8.29)

 

 

 

 

아주까리 (2018.9.13)

 

 

 

 

아주까리 (2018.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