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좋은 글 43

서애 유성룡 인생의 수수께끼

서애 유성룡 인생의 수수께끼 충효당 / 서애 유성룡 종가 (서애선생 사후에 지은 집이다) 유성룡은 선조가 도성을 버리고 도주하려 할 때 도성 사수론을 주장하고, 선조가 평양을 버리려 할 때 평양결전론을 주장하고, 선조가 요동으로 도주하려 할 때 "대가(大駕)가 우리 국토 밖으로 한 걸음만 떠나면 조선은 우리나라가 되지 않습니다"라고 저지한 강경 주전론 자이다. 이런 유성룡에게 주화 혐의를 씌우고 이를 빌미로 실각시킨 데는 다른 배경이 있다. 선조도 그런 배경의 한 부분이다. 전쟁기간 내내 도주하기 바빴던 선조는 종전되기 전에 유성룡을 제거해야 했다. 종전 후 선조의 권위는 끝없이 추락할 것인 반면 유성룡의 진가는 하늘을 찌를 것이기 때문이다. 선조는 탄핵을 유도해 그의 실각을 부추겼다. 그런데도 유성룡이..

착한 일 하는 사람 / 명심보감에서

착한 일 하는 사람 명심보감에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쓴 작가 이윤기 님은 어릴 때 명심보감의 다음 글을 읽고 살아가는 데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마음에 새길 글이다. 동악성제께서 내리신 교훈은 이러하다. 하루 착한 일을 한다고 해서 복을 금방 받는 것은 아니지만 화는 스스로 멀어진다. 하루 나쁜 일을 한다고 해서 화를 금방 입는 것은 아니지만 복은 스스로 멀어진다.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은 봄동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나날이 자라는 것이 있고,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은 칼 가는 숫돌과 같아서 그 닳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나날이 이지러지는 것이다. 명심보감(明心寶鑑)을 꺼내서 그 글을 다시 찾아본다. 동악성제(東岳聖帝)-수훈(垂訓)에 왈(曰) 일일 행선(一日行..

여섯 가지 도둑

여섯 가지 도둑 세상에서 제일 고약한 도둑은 바로 자기 몸 안에 있는 여섯 가지 도둑 일세 눈 도둑은 보이는 것마다 가지려고 성화를 하지 귀 도둑은 그저 듣기 좋은 소리만 들으려 하네. 콧구멍 도둑은 좋은 냄새는 제가 맡으려 하고 혓바닥 도둑은 온갖 거짓말에 맛난 것만 먹으려 하지. 제일 큰 도둑은 훔치고 못된 짓 골라하는 몸뚱이 도둑. 마지막 도둑은 생각 도둑. 이놈은 싫다, 저놈은 없애야 한다, 혼자 화내고 떠들고 난리를 치지. 그대들 복 받기를 바라거든 우선 이 여섯 가지 도둑부터 잡으시게나. - 일연. 〈 고승 열전 〉 얼굴박물관 / 경기도 광주 2009.12.12

잘 되는 집안은 뭐가 다른 걸까?

잘 되는 집안은 뭐가 다른 걸까? -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그림] 현재 심사정의 연지유압 어떤 색시가 시집을 갔습니다. 하루는 시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빨래 앉힌 솥에다 불을 땠습니다. 그런데 조금 냄새가 이상하다 했더니, 밑에 깔린 빨래가 그만 누렇게 타고 말았습니다. 어린 마음에 덜컥 겁이 난 새색시가 빨래를 꺼내놓고는 어쩔 줄을 몰라 울고 있으려니 시어머니가 들어왔습니다. 며느리가 빨래 태운 얘기를 하면서 자꾸 우니까, " 아니다. 괜찮다. 내가 늙은 게 정신이 없어 잘못 앉혀 그렇단다. 네 잘못이 아니니 아가야, 울지 마라." 하고 달래는데 신랑이 들어왔습니다. "아니 왜들 그러셔요?" 어린 색시가 울면서 빨래를 태운 사연을 이야기하니까, "내가 아침에 들에 나가기가 바빠 물을 조금 길어다 놓아..

상례에 관한 한자

상례(喪禮)에 관한 한자 상례에 관한 한자 성인식(成人式), 결혼(結婚), 장례(葬禮), 제사(祭祀)를 사례(四禮)라 하는데, 전통적인 용어로 관례(冠禮), 혼례(婚禮), 상례(喪禮), 제례(祭禮)라 하여 줄여서 관혼상제(冠婚喪祭)라 하였다. 그중 상례에 대한 한자를 찾아보았다. 장례(葬禮)와 상례(喪禮) 장례는 '장사를 지내는 예'를 말하며, 운명하여 망자를 매장하는 것까지 이르는 것이고, 상례는 장례를 포함하여, 남은 사람들의 일, 돌아가신 분의 일을 모두 정리하는 것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운명(殞命) '숨이 끊어지다'는 뜻이다. 죽음도 신분에 따라 다르게 썼다. 임금은 붕(崩), 대신 등 고급 관리는 졸(卒), 일반 사람은 사(死)로 썼다. 임종(臨終) 죽음을 한자말로 종(終)이라 표현하는데, 부모..

정약용 '사나이 가슴속'

사나이 가슴속 요컨대 아침볕을 받는 곳은 저녁 그늘이 먼저 들고. 일찍 피는 꽃은 빨리 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람은 이리저리 옮겨 불어 한시도 멈추는 법이 없다. 이 세상에 뜻을 둔 사람은 한 때의 좌절로 청운의 뜻을 꺾어서는 안 된다. 사나이의 가슴속에는 언제나 한 마리 가을 매가 하늘을 박차고 오르는 기상이 있어야 한다. 눈은 건곤을 작게 보고, 손바닥은 우주를 가볍게 보아야만 한다. - 茶山 정약용의 글 「학유(學遊)가 떠날 때 노자 삼아 준 가계(家誡) 」 봄꽃에 마음을 쏟아도 얼마 못 가 다 진다. 땅 속에 씨앗을 숨기고 있던 싹이 그제야 올라와 여름 꽃을 피운다. 추레해져 여름 잡초처럼 여겼더니 어느새 꽃을 다시 달고 제 태를 뽐내는 녀석들도 있다. 뜨락에 피고 지는 꽃에도 영고성쇠의 자..

혼례에 관한 한자

혼례에 관한 한자 성인식(成人式), 혼인(婚姻), 장례(葬禮), 제사(祭祀)를 사례(四禮)라 하는데, 전통적인 용어로 관례(冠禮), 혼례(婚禮), 상례(喪禮), 제례(祭禮)라 하여 줄여서 관혼상제(冠婚喪祭)라 하였다. 그중 혼례에 대한 한자를 찾아보았다. 혼인(婚姻) 혼인(婚姻)은 결혼인(結婚姻)의 준말로 혼(婚)과 인(姻)을 묶는다는 말이다. 혼(婚)은 여자 여(女)+어두울 혼(昏)으로 날이 어두워져야 예식을 올렸는데, 예식을 올리는 여자의 본가를 이르는 말이다. 인(姻)은 여자(女)+의지할 인(因)으로 여자가 결혼 후 의지할 신랑 또는 신랑의 부모이다. 따라서 혼인은 신부집과 신랑집, 또는 신랑 부모와 신부 부모를 묶는 것이다. 혼인을 하게 되면 사돈(査頓)을 맺는다 하는데, 이 말은 만주어 '사툰'..

성철스님 주례사

성철스님 주례사 오늘 두 분이 좋은 마음으로 이렇게 결혼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혼을 하는데, 이 마음이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 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여기 앉아 계신 분들 결혼식장에서 약속한 것 다 지키고 살고 계십니까? 이렇게 지금 이 자리에서는 검은 머리가 하얀 파뿌리가 될 때까지 무리 어려운 일이 있거나,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로 돕고 살겠는가 물으면, 예 하며 약속을 해놓고는 3일을 못 넘기고 3개월, 3년을 못 넘기고 남편 때문에 못살겠다, 아내 때문에 못살겠다 이렇게 해서 마음으로 갈등을 일으키고 다투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결혼하기를 원해 놓고는 살면서 아이고 괜히 결혼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하는 게 나았을걸 후회하는 ..

청아한 일

청아한 일(淸課)   장혼(1759~1828)은 조선시대 후기 문인으로 학술사와 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가요, 전문 편집인이다. 그가 남긴 글을 읽다가 감칠맛 나는 내용이 있어 옮긴다. 이름하여 '청아한 일 서른네 가지'이다. (출처 : 안대회 지음 '고전산문산책').  그것을 기본으로 지금에 되살려서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보았다.   (장혼이 정한 청아한 일)                                 ( 내가 수정해 본 청아한 일)  * 향 피우기                                                    * 풀향기 맡기                 * 차 달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