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좋은 글 43

남편은 데리고 온 아들

남편은 데리고 온 아들(?) 우리 집에서 있었던 일이다. 아들이 자기 엄마에게 대들면서 이렇게 불평하는 것이었다. ꡒ엄마는 왜 이렇게 사람 차별하세요? 아빠하고 밥 먹을 때는 반찬을 5가지, 6가지씩 놓고 먹으면서 나하고 먹을 때는 달랑 두 가지만 주냐 구요? 너무하지 않아요? 웬만큼 차이가 나야지ꡓ 정말 그랬다. 아내는 남편 없으면 자신의 입맛도 별로 없다고 하면서 아들하고 대충 차려 먹는 습성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아들이 지적한 것이다. 이때 아내가 지혜롭게 대답을 했다. ꡒ상준아, 너는 내가 낳은 아들이지 않니? 너는 내가 어떻게 해도 다 이해할 수 있지만 아빠는 그렇질 않아.. 아빠는 내가 낳은 아들이 아니라...데리고 온 아들이야! 생각해 봐라. 내가 낳은 아들은 내가 어떻게 해도 다 이해하..

아버지

※ 어느 일간 신문에 기고한 글을 감명 깊게 읽은 분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아버지의 역할과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아버지 나의 고향은 경남 산청이다. 지금도 비교적 가난한 곳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정 형편도 안되고 머리도 안 되는 나를 대구로 유학을 보냈다. 대구 중학을 다녔는데 공부가 하기 싫었다. 1학년 8반, 석차는 68/68, 꼴찌를 했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고향에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을 내밀 자신이 없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한을 자식을 통해 풀고자 했는데, 꼴찌라니...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아버지를 떠올리면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드렸다. ..

비움의 기술

비움의 기술 - 박재희(한국예술 종합학교 교수) 1. 虛心實腹(허심실복) 마음을 비울수록 속은 넓어진다. 무게 중심을 머리에서 배로 낮춰야 속이 편하다. 마음을 비우고 배를 채워라. 2. 弱志强骨(약지강골) 집착을 줄이고 뼈를 강하게 하라 의지가 칼끝 같이 강해지면 마음에 상처가 된다. 3. 塞兌閉門(색태폐문) 감각기관을 닫고 정신활동을 정지하라. 욕망을 줄이고 지나친 정신활동을 중지하라는 뜻이다. 생각을 단순하게 하여 복잡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4. 挫태(金+兌)解紛(좌태 해분) 날카로움을 꺾고 복잡함을 풀어라 날카로움을 꺾고 복잡한 일상에서 단순함의 세계로 탈출하라는 것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있다면 그 생각을 버려라. 5. 和光同塵(화광동진) 빛나는 광채를 누그러뜨리고 세속의 눈높이에 맞춰라...

법정 "삶의 현장이 곧 도량"

“삶의 현장이 곧 도량” 법정스님 동안거 해제 법문(2007.3.4 길상사에서)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학교와 직장이 바로 도량 입니다. 그런데 특정한 장소에 집착해 어디에 가야만 수행이고 기도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착각할 때가 많습니다. 이는 비본질적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가 처한 삶의 현장이 곧 도량 입니다. 어수선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이 혼돈스러운 세태에서 도량이 없으면 세태의 물결에 휩쓸립니다. 분별과 집착을 떠나 내가 내 마음을 다스리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 곧 도량입니다. 도량은 장소가 아니라 마음 입니다. 유마경(維摩經·일상에서 해탈을 체득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담은 경전)의 일화가 있습니다. “한 스님이 조용히 공부하고 싶어 도량을 물색하던 중 유마 거사와 마주쳤습니다. ‘도량에서..

공덕을 쌓는 방법

공덕을 쌓는 방법 첫째 단계는 물질을 도와주는 단계이다. 가장 초보적인 아래 단계에 속한다. 그다음 단계는 스스로를 정화시키는 것이다. 술, 담배를 적게 하고, 음식도 가능한 한 육식을 적게 먹고, 또 욕심을 줄이고, 하루에 한 시간 혼자 있으면서 자기를 성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마지막 단계는 선정력(禪定力)이다. 깊은 삼매에 들어가는 과정이다. 이른바 기도발(祈禱發)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도를 일심으로 하면 정신통일의 상태에 들어가고, 정신통일이 되면 정신세계에서 응답을 한다. 자타불이(自他不二)의 경지다. 이 응답이 기도발이다. 기도를 제대로 하면 좋은 인연을 만난다. 이러한 세 가지 차원의 공덕을 쌓다 보면 관상이 바뀌고, 분위기가 바뀌고, 그 사람의 에너지 파동이 바뀐다. - 조용헌의 고수기행 ..

만일 3일 후에 죽는다면

만일 3일 후에 죽는다면 당신이 3일 후에 죽는다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미국 유학 시절의 일입니다. 교양과목 중 하나인 심리학을 들을 때였습니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전공과목을 듣기만도 벅찼지만, 금발의 아름다운 여교수 제니 선생님에게 반했던 나는 머리를 쥐어짜가며 공부했습니다. 여름 방학을 앞둔 화창한 여름날, 제니 선생님이 칠판에 강의 내용을 적었습니다. '만일 3일 후에 죽는다면.' 우리가 만일 사흘 후에 죽게 된다면 당장하고 싶은 일이 뭔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세가지만 순서대로 대보세요. 자! 누가 먼저?"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평소 말 많은 친구 마이크가 입을 열었습니다. "에, 일단 부모님께 전화하고, 애인이랑 여행 가고... 아, 작년에 싸워서 연락이 끊어진 친구한테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