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고궁 능묘 산사 76

정선 정암사 / 수마노탑이 있는 적멸보궁

정선 정암사(淨岩寺)수마노탑이 있는 적멸보궁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2024.10.2)  정암사는 정선 고한에서 만항재로 오르는 414번 지방도 옆에 있다. 일주문에는 태백산 정암사라 썼는데, 절 바로 위에 산은 함백산 줄기인 중함백 산자락이다. 정암사는 옛 고구려 땅에 세운 신라 절로 신라는 빼앗은 땅에다가 성을 쌓는 대신 절을 세웠다. 정암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이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기 위해 말년에 창건한 마지막 적멸보궁이다. 적멸보궁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예배하는 법당이다. 적멸은 번뇌의 불빛이 꺼진 상태로 부처의 깨달음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며, 보궁은 보배스러운 궁전이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기에 적멸보궁에는 불상이 없다. 모든 적멸보궁은 첩첩산중에 있는데, 이곳도 옛날에는 첩첩산중이..

파주 보광사 / 대웅전 벽화와 목어 - 아름답고 생동감이 넘치는 걸작

파주 보광사  대웅전 벽화와 목어 - 아름답고 생동감이 넘치는 걸작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 (2024.5.12)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파주에 있는 보광사에 갔다. 절은 894년(신라 진성여왕 8년)에 창건하였다. 절은 넓고 찬란하다는 이름(보광.普光)대로 오래되고 예스러운 풍치와 정취가 있다. 영조 생모인 숙빈 최 씨의 묘소가 가까이 있어 그를 위한 기도절이었고, 대웅보전 현판 글씨는 영조가 친히 썼다. 세속에서 부처의 세계로 들어가는 마지막 문인 불이문(不二門)으로 들어가면 대웅전 앞마당이다. 불이(不二)는 둘이 아닌 경지이니 상대적인 것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으로 부처가 바라본 세상이다. 대웅전 법당 앞마당에는 연등이 걸려 있다. 법당은 부처에게 예배하고 부처의 가르침을 전하는 장소이..

안성 청룡사 / 구부러진 나무 그대로 쓴 대웅전 기둥

안성 청룡사(靑龍寺) / 구부러진 나무 그대로 쓴 대웅전 기둥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청룡리 절은 산에 자리 잡고 있어 들어가는 길이 깊다. 산길을 오르다 보면 물을 건너고 다리를 건너야 절이 나온다. 사당패의 우두머리였던 바우덕이묘를 지나 큰 저수지를 지나간다. 길가 나무들은 늦가을에 잎이 다 바랬다. 부도밭이 있는 길을 옆으로 두고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건넌다는 것은 차안(此岸)을 지나 피안(彼岸)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피안은 해탈과 열반의 터다. 피안은 공덕을 쌓아야 들어설 수 있음은 물론이다. 서운산 청룡사(瑞雲山 靑龍寺) 현판이 있는 계단을 올라서자마자 바로 앞이 대웅전이다. 원형 기둥이 격조가 있다고 하여 절에서는 각기둥보다 원기둥을 쓴다. 기둥뿌리에서 3분의 1 정도 되는 부분까지 굵어지다가..

칠궁(七宮) / 왕을 낳았으나 종묘에 들지 못한 일곱 후궁 사당

칠궁(七宮) 왕을 낳았으나 종묘에 들지 못한 일곱 후궁 사당 서울 종로구 궁정동 (2023.10.16) 사적 149호 2022년 청와대를 개방하면서 북악산도 같이 개방하였다. 청와대 서쪽 담을 끼고 있던 칠궁도 출입 통제를 해제하였다. 칠궁은 조선시대 왕의 후궁 일곱 명의 신위를 모시고 있는 사당이다. 왕을 낳았으나 아들이 왕이 되기 전에 죽은 후궁들이다. 저경궁(儲慶宮)이라 쓴 건물은 밖에서 보면 지붕이 담에 걸칠 정도로 비좁다. 조선말까지만 해도 이곳엔 영조 생모인 숙빈 최씨를 모신 사당 육상궁(毓祥宮) 만 있었다. 1908년 서울 시내 후궁의 사당을 없앨 때 다섯 신위와 1935년 고종의 후궁 엄씨의 덕안군(德安宮) 신위를 합사 하면서 칠궁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곳 칠궁에 대한 얘기는 조선 19대 ..

제천 정방사 / 첩첩 산하 굽어보는 바위절벽 절집

제천 금수산 정방사 첩첩 산하 굽어보는 바위절벽 절집 충북 제천시 수산면(능강리) 옥순봉로 12길 165 2023.10.1. 맑음. 9.3~21.9℃ 제천 금수산 정방사는 금수산(1016)에서 이어진 신선봉(845) 능선에 있다. 신라 문무왕 2년(662년) 창건한 절집으로 현재 모습을 갖춘 것은 1825년이다. 제천에서 들어가면 청풍대교 못 미쳐서 방향을 틀어 산 밑에 가면 차 한 대가 겨우 올라갈 도로가 나온다. 의자로 길을 막고 있던 분이 길을 열어준다. 숲이 우거진 시멘트길 2㎞를 따라서 간다. 차가 내려오면 비키기가 만만찮다. 길도 좁고 운전석에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이른 시각이라 만난 차는 없었다. 밤송이가 떨어진 시멘트길을 잠시 걸어서 돌계단을 돌아가면 정방사(淨芳寺)가 있다...

오봉산 청평사 / 소양호를 건너가는 운치 있는 절집

오봉산 청평사 (五峰山 淸平寺) 소양호를 건너가는 운치 있는 절집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청평리 (2022.11.29. 비 후 갬. 0.1~11.8℃) 청평사 선착장 - 구송폭포 - 청평사 - 공주탕 - 해탈문 - 척번대 - 식암폭포 (왕복) 밤새 비 내리더니 아침에야 그쳤다. 소양호 선착장에서 보는 청평사 골짜기는 금방 닿을 정도로 눈에 들어온다. 오봉산은 청평사를 제외하고 얘기할 수 없고, 청평사는 이자현이 빠질 수 없다. 이자현은 인주 이 씨로 고려시대 예종과 인종 때 외척 권세가 하늘을 찌르던 이자겸의 사촌이다. 그는 벼슬에 뜻이 없어 춘천 경운산(慶雲山)에 들어가 은둔하였다. 부친이 창건한 절을 문수원이라 고치고, 산 이름도 청평산이라 하였다. 그 청평산이 지금 오봉산이다. 훗날 강원도 흉작 내용..

영광 불갑사 / 꽃창살과 꽃무릇이 아름다운 절

불갑사 꽃창살과 꽃무릇이 아름다운 절 전남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 불갑사는 꽃으로 아름다운 절이다. 꽃무릇이 지천으로 피어 가을이면 찾는 사람들이 많다. 영광에 섬 산행을 하러 가다가 모악산(불갑산) 자락 불갑사에 들렀다. 창건 연대가 불분명하다고 하지만 안내문엔 인도 간다라 출신 고승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법을 전하기 위해 384년(백제 침류왕 원년) 영광 법성포로 들어와 지었다고 적었다. 절은 불교를 전한 뒤 처음 건립하여 모든 사찰의 으뜸이 된다고 하여 불갑사(佛甲寺)라 하였다. 일주문 부근에서 장사를 하는 분들이 꽃무릇 축제는 9월 셋째 주에 모두 끝났다며 한발 늦었네요 그런다. 꽃들은 대부분 시들어 싱싱한 꽃은 숫자를 셀 수 있을 정도이다. 9월 중순 전에는 와야 꽃무릇을 볼 수 있겠다. 원래는 석..

영주 부석사 / 무량수전과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절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절 경북 영주시 부석면(2022.6.2) 절에 가면 정문인 일주문(一柱門)이 있다. 두 개의 기둥을 일렬로 세운 것은 일심(一心) 즉 한 마음으로 부처의 진리의 세계를 향해 가라는 의미다. 부석사에 들어서면 일주문에 '태백산 부석사'라 적었다. 이곳은 소백산 아래인데 무슨 말인가 하고 사람들이 물어봐서 그런지 일주문 앞에는 안내문을 세워 놓았다. 태백과 소백의 경계인 고치재를 기준으로 서쪽이 소백이며 동쪽이 태백으로, 절이 있는 곳은 여전히 태백산 줄기에 속하지만 국립공원 소백산에 편입되었다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일주문과 당간지주를 지나면 중문에 해당하는 천왕문 양쪽에는 부처와 불교의 수호신 사천왕이 눈을 부릅뜨고 있다. 죄짓는 두려움과 부처님에 대한 경외심을..

왕릉과 숲 27. 남양주 홍릉과 유릉 2. 유릉(裕陵.순종), 영원(英園.영친왕), 의친왕묘, 덕혜옹주묘

왕릉과 숲 27 남양주 홍릉과 유릉 2. 유릉(裕陵. 순종), 영원(英園. 영친왕), 의친왕 묘, 덕혜옹주 묘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141-1 유릉(裕陵) : 조선 27대 순종(純宗. 고종과 명성왕후 아들. 1874.8-1926.4(52세). 재위 3년 1개월(1907.7-1910.8))과 원비 순명(純明) 왕후(1872-1904.32세)와 계비 순정(純貞) 왕후(1894-1977.72세)의 능(합장 능) 영원(英園) : 영친왕( 英親王. 이은. 懿愍황태자. 고종과 엄귀인의 아들. 1897-1970(73세)과 비 이방자 여사(1901-1989.88세)의 능(합장원) 의친왕 묘(義親王墓) : 의친왕(이강. 고종과 귀인 장(張)씨 아들. 1877-1955. 78세)과 비 김수덕 여사(1881-1964(83..

왕릉과 숲 26. 남양주 홍릉과 유릉 1. 홍릉(洪陵.고종)

왕릉과 숲 26 남양주 홍릉과 유릉 1. 홍릉(洪陵. 고종)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141-1 홍릉(洪陵) : 조선 26대 고종(高宗: 흥선대원군 둘째 아들. 1852.7-1919.1(67세). 재위 43년 7개월(1863.12-1907.7))과 명성(明成) 왕후 민(閔)씨 (1851-1895.44세) 능 (합장릉) 홍릉과 유릉은 경춘선 금곡역에서 1㎞ 정도 된다. 명성왕후는 일제 군사에 의해 시해되어 청량리 천장산 부근에 능역을 조성하여 능호를 홍릉이라 하였다. 나중에 고종이 세상을 떠나 남양주시 금곡에 능역을 잡아 산역을 하면서 홍릉에 있는 명성왕후를 이장하여 합장하였다. 청량리 홍릉은 이장 후에도 그대로 홍릉이라 부르고, 고종 부부가 묻힌 이곳도 왕후의 능호를 그대로 가지고 와서 홍릉이다. 입구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