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 215

자연 속 바른 말 2. 눈 덮힌 산이냐, 눈 덮인 산이냐

자연 속 바른말 2 눈 덮힌 산이냐, 눈 덮인 산이냐 깔대기 모양 꽃 (×) 깔때기 모양 꽃 (0) - 막대기 작대기 같은 말 때문에 '깔대기'로 잘못 알기 쉽다. 검정색 돌 (×) 검은색 돌 (0) 검정 돌 (0) - 검정은 검은 빛깔이나 물감이란 뜻으로 이미 색의 의미가 들어 있다. 쐐기풀에 스쳤더니 금새 부풀었다 (×) 쐐기풀에 스쳤더니 금세 부풀었다 (0) - '금세'는 지금 바로를 뜻하는 부사로 '금시(今時)+에'가 줄어든 말. '-새'가 '어느새' 등과 같이 시간을 나타내는 명사 사이(새)에서 온 것으로 잘못 생각해 적는 경우가 많다. 낱알이 영글어가는 가을 들녘 (×) 낟알이 영글어가는 가을 들녘 (0) - 곡식의 알을 일컫는 말은 '낟알'. 하나하나 따로 알은 '낱알' 자리가 넓다랗다 (×..

몸에 대한 바른 말 / 넙적다리냐 넓적다리냐

몸에 대한 바른말 넙적다리냐 넓적다리냐 몸은 우리가 품고 있는 기관이니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쓰임새가 자주 발생한다. 몸에 대한 말을 머리에서 발까지 순서대로 모았다. 틀리게 쓰는 말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신체기관에 대한 말이니 관심이 필요하다. □ 가리마 (×) 가름마 (×) 가르마 (○) - 이마에서 정수리까지 머리카락을 양쪽으로 갈랐을 때 생기는 금. (예) 가르마를 타다 □ 머리가 벗겨졌다 (×) 머리가 벗어졌다 (○) - '벗겨지다'는 벗다의 사동사 '벗기다'에, '벗어지다'는 '벗다'에 피동의 뜻을 가진 '-어지다'가 붙은 말이다. 그러므로 외부에 강제적인 힘에 의한 경우라면 '벗겨지다'로 쓸 수 있지만,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면 '벗어지다'로 써야 옳다. □ 뇌졸증 (×) 뇌졸중 (..

여름 별미 콩국수

여름 별미 콩국수 국수는 절에서 만들었던 음식이었다. 문헌에 나오는 국수의 기원을 보면 '고려도경'과 '고려사' 책에서 고려시대에 절에서 국수를 만들어 팔았다고 나온다. 절에서 만들었다는 것은 일상화하지는 않았다는 것이고, 상품으로 팔았다는 것은 잘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중기에 국수틀을 사용하였다고 하는데, 국수틀이 있다는 것은 비로소 대중화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콩국수는 1911년 발행한 '시의전서'에 처음 나오니 문헌으로 보는 콩국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여름 무더위에 집에서 콩국수를 만들었다. 무더위에 뜨끈한 칼국수을 먹으며 이열치열로 여름을 이기는 것도 괜찮은데, 그래도 콩국수가 여름 별미다. 집에서 국수를 만드는 것은 반죽을 하고 안반에 치대고 홍두깨로 밀어서 콩가..

코로나가 덮은 세상 1년

코로나가 덮은 세상 1년 2020.1.20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첫 확진자가 나오고 1년이 되었다. 코로나는 2020년 사망 원인에 처음 등장한 단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줄여서 '코로나19'로, 더 짧게는 '코로나'라고 부른다. 2020년은 역사적으로 전 세계에 코로나가 대유행한 해이다. 코로나 대유행을 '코로나 팬데믹'이라 한다. 1년 동안 코로나가 덮은 세상은 많이도 변했다. 마스크 쓰기와 , 손 씻기, 거리 두기가 방역의 시작이요 기초이다. 마스크는 처음에는 배급을 하여 신분증을 보이고 공정 가격 1500원짜리 공적 마스크를 1주에 2개를 구입하였다. 매주 줄을 서서 꼬박꼬박 마스크를 사는 것이 당시의 일상이었다. 마스크 수요가 많아 처음에는 구입이 어려웠다. 거동이 어렵거나 돈이 없..

조오현의 시 ' 내 울음소리' 외

조오현의 시 '내 울음소리' 외 한 해가 가고 다른 한 해가 왔다. 지난해 달력을 치우려고 하였더니, 아내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오린 자리 밑에 몇 편의 글이 있었다. 재작년에 돌아가신 무산(霧山) 조오현 스님의 시였다. 스님은 설악산 절에서 살면서 마음에 닿는 선시 수 편을 남겼다. '아득한 성자'에서는 '하루'에 담긴 영원을 깨닫지 못한 채 하루하루 아득바득 살기만 한다면 과연 하루라도 제대로 산 것이냐고 묻고, 본인이 죽은 후 '눈먼 뻐국새의 슬픔이라도 자아낼까'라며 채찍질하였다. 부지런히 자신을 살펴보라는 말씀이다. 물거품을 보지 말고 넓은 바다를 보라는 말씀이다. 동해 / 강원도 동해 내 울음소리 한나절은 숲 속에서 새 울음소리를 듣고 반나절은 바닷가에서 해조음 소리를 듣습니다 언제쯤 내 울음소..

자연 속 바른 말 1. 거치른 벌판이냐 거친 벌판이냐

자연 속 바른말 1 거치른 벌판이냐 거친 벌판이냐 언어는 서로의 생각이나 느낌을 나눌 수 있는 수단이다. 갈고 닦아 쓰지 않으면 표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뿐 아니라 왜곡될 수도 있다. 산에 오르고 길을 걸으며 자연에서 쓸 수 있는 말을 모아 두었다가 정리하였다. 거친 들판 / 전남 해남 (2016.11.1) 가을내(×). 가으내(○) (예) 가을내 단풍 구경을 실컷 했다 (×). 가으내 단풍 구경을 실컷 했다 (○) - 중세 국어에 초성으로 오는 'ㄴ'앞에서 'ㄹ'받침이 탈락하는 ㅎ흔적 곤색 (×) 감색 (○) (예) 감색 양복 (○). 곤색 양복 (×) - 감색(紺色)은 검푸른 남색, 곤색의 '곤'은 감(紺)의 일본어 발음 개이다(×). 개다(○) - 날이 개이면 (×). 날이 개면 (○) 거치른 ..

한겨울에 즐거운 일

한겨울에 즐거운 일 청계산 (경기 성남. 2008.1.12) 연말연시에 연하장을 보내거나 문자를 보내며 새해 건강과 다복을 빌며 늘 즐거운 일이 가득하기를 빈다. 지난 해를 보내고 새해에 덕담을 나누며 그것을 기원하는 일은 좋은 풍습이다. 그러면 한겨울에 소소한 행복과 운치를 맛볼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어릴 때는 즐거운 일이 많다. 즐거운 일이란 대부분 노는 일이다. 얼음이 꽁꽁 언 논에 가서 썰매를 타고 팽이를 치던 일이 즐거웠고, 친척 형들이 불빛을 비치며 초가지붕 밑에서 참새를 잡는 것을 따라다니던 일이 즐거웠고, 다 놀고 들어와 소죽을 끓이던 솥뚜껑을 뒤집어 그 위에 물을 데워 세수하던 일조차 즐거웠다. 눈 쌓인 김장독을 열어 살얼음 언 무김치 깨물어 아삭한 맛이 좋았고, 아무도 걷지 않..

일출 / 시와 풍경

일출 조향미의 시 '일출'과 섬 일출 풍경 일출 조향미 두근두근 상기된 하늘 바다는 마침내 둥글고 빛나는 알 하나를 낳았네 저 광대무변 깊은 우주 태초 이래 어김없는 새벽마다 이 붉은 알은 태어나고 태어나 삼라만상 찬란히 부화하였구나! 【 사진 】 향곡 굴업도 개머리능선 일출 (인천 옹진. 2013.10.30) 남원 큰엉 일출 ( 제주 서귀포. 2013.9.20) 백령도 용기포 일출 (인천 옹진. 2008.11.3) 서귀포 섶섬 일출 (제주. 2013.11.14) 추자도 모진이해안 일출 (제주. 2018.11.6) 진도 굴포 일출 (전남. 2018.11.20)

동지에는 팥죽 / 인정을 나눌 좋은 풍습

동지에는 팥죽 인정을 나눌 좋은 풍습 동짓날 본가에 어머니를 뵈오러 내려갔더니 절에 가셨다가 막 들어왔다며 팥죽을 들고 계셨다. 새벽에 일어나 팥죽을 쑤어 이웃에 돌렸는데, 안부를 물어온 분이 팥죽을 못 먹었다고 하기에 불렀다며 팥죽을 더 쑤어야겠다고 하신다. 나도 일손을 거들었다. 팥죽은 팥앙금으로 즙을 잘 내야하는 것이 첫째이다. 팥이 반 되면 맵쌀도 반 되인데, 눌지 않게 주걱으로 계속 저어야 한다. 맵쌀이 익어갈 때면 새알을 넣는다. 새알은 찹쌀과 맵쌀을 반반씩 넣고 만든다. 새알을 한꺼번에 넣으면 엉기고, 그냥 넣으면 뜨거운 물이 튀니 주걱을 비스듬히 하고 그 위로 새알을 굴려서 넣는 것이 요령이다. 새알은 나이만큼 먹어야 한다고 했다. 새댁들은 재미로 새알을 불에 구워 그 모양을 보고 자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