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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별미 콩국수

향곡[鄕谷] 2021. 8. 11. 22:15

 

 

여름 별미 콩국수

 

 

 

 

국수는 절에서 만들었던 음식이었다. 문헌에 나오는 국수의 기원을 보면 '고려도경'과 '고려사' 책에서 고려시대에 절에서 국수를 만들어 팔았다고 나온다. 절에서 만들었다는 것은 일상화하지는 않았다는 것이고, 상품으로 팔았다는 것은 잘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중기에 국수틀을 사용하였다고 하는데, 국수틀이 있다는 것은 비로소 대중화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콩국수는 1911년 발행한 '시의전서'에 처음 나오니 문헌으로 보는 콩국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여름 무더위에 집에서 콩국수를 만들었다. 무더위에 뜨끈한 칼국수을 먹으며 이열치열로 여름을 이기는 것도 괜찮은데, 그래도 콩국수가 여름 별미다. 집에서 국수를 만드는 것은 반죽을 하고 안반에 치대고 홍두깨로 밀어서 콩가루를 슬슬 뿌리며 넙적하게 만든 뒤에 칼질을 하여 썰어낸다. 국수가 맛있는 것은 반죽도 좋고 힘을 주어 미는 것도 있지만 칼로 썰어서 맛이 있을 것이다. 밀은 여름에 추수하는 곡물이어서 밀가루 음식은 갓 추수하여 여름에 먹으면 가장 맛있다. 마치 햅쌀로 지은 쌀밥이 맛있듯이 말이다.

 

콩국수는 콩물에 국수를 말아 먹는 음식이다. 콩은 물에 불린 후 살짝 데치고 갈아서 국물을 낸다. 육수 대신 콩물을 내는 것이 칼국수와 다르다.  옛날에는 밀가루가 비싸고, 칼국수는 육수도 내야 하고, 여러 가지 고명과 양념을 준비하여야 해서 손이 많이 갔다. 그래서 칼국수가 콩국수보다 더 고급 음식이었을 것이다. 콩국수는 콩물만 준비하면 고명은 간단하다. 콩국수는 시원한 콩국물을 넣어서 먹으니 영양식이요,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줄 여름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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