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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곳간/세상 이야기

코로나가 덮은 세상 1년

향곡[鄕谷] 2021. 1. 21. 21:44

 

코로나가 덮은 세상 1년

 

 

 

 

 

 2020.1.20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첫 확진자가 나오고 1년이 되었다. 코로나는 2020년 사망 원인에 처음 등장한 단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줄여서 '코로나19'로, 더 짧게는 '코로나'라고 부른다. 2020년은 역사적으로 전 세계에 코로나가 대유행한 해이다.  코로나 대유행을 '코로나 팬데믹'이라 한다. 1년 동안 코로나가 덮은 세상은 많이도 변했다.  마스크 쓰기와 , 손 씻기, 거리 두기가 방역의 시작이요 기초이다. 마스크는 처음에는 배급을 하여 신분증을 보이고 공정 가격 1500원짜리 공적 마스크를 1주에 2개를 구입하였다. 매주 줄을 서서 꼬박꼬박 마스크를 사는 것이 당시의 일상이었다. 마스크 수요가 많아 처음에는 구입이 어려웠다. 거동이 어렵거나 돈이 없거나 손이 모자라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사는 것도 힘들었다. 매점매석하는 장사꾼도 나타나더니 나중에는 생산자가 늘어나 마스크 값이 폭락하였다.  

 

거리두기는 '사회적 거리두기'라 부른다. 사람이 있는 곳은 거리를 둬야 하고, 모임을 제한하였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비대면 예배', '비대면 콘서트' '비대면 서비스' '무관중 경기' '온라인 수업' '랜선 여행' 이 생기고, 재택근무가 늘어났다. 온라인으로 하는 활동을 '랜선'이라 표현했다. 산에서 만나면 인사하고 자나 가던 사람들이 비켜서 있거나 코를 막고 걸어간다. 결혼식장과 상갓집에 가는 사람이 적었고 최대한 줄이거나 가족만 모여서 하였다. 식사 자리 나 회식 자리도 줄었다. 아는 사람들 인사도 주먹 인사로 변했다. 모두 코로나 확산 조건인 3 밀(밀집, 밀접, 밀폐)을 막기 위한 방법이다. 병은 취약한 둑이 어디인지 늘 두리번거리기에 그것을 막고 피하자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기도로 감염되어 주로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코로나는 2020년 2월 하순에 1차 유행, 8월 하순에 2차 유행, 11월 하순에 3차 유행이 일어나 확진자가 7만 3천 명이 넘어섰고, 사망자는 1300명에 이르렀다. 코로나 발생으로 보건전문용어가 많이 나왔다. 확진자, 비말감염, 유증상자, 코흐트 격리(집단으로 묶어서 격리), 능동감시(격리 없이 지역 보건소에서 상태를 확인), 자가격리(환자가 자기 집에서 외출을 스스로 안 하고 외부 접촉을 안 하는 것), 감염경로, 밀접접촉자, 일상 접촉자, 무증상 감염기(잠복기에서 감염기에 옮기는 과정에 증상이 없는 시기), 선별 진료소(감염 의심 환자가 의료기관에 가서 진료를 받는 공간), 음압병실(낮은 압력의 병실), 기저질환(본인이 평소에 가지고 있는 만성질환) 등 낯선 단어들이 수두룩하다.

 

코로나는 복지, 경제, 정치에서도 신조어가 나왔다. 재난지원금,고용안전지원금과 아동 돌봄 쿠폰을 풀었고, 마스크 5부제, 감염병 특별관리지역, 모임 인원 제한, 셧다운(일시적인 부분 업무정지)이 나왔고, 코로나 출입 명부를 만들었다. 불안 심리로 인해 정부가 돈을 풀어도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이 큐 코노미(Qconomy)이고, 4월 국회의원 총선에서 코로나 대유행을 틈타 당선된 초선 국회의원을 코돌이라 부른다. 취업준비 중인 20대는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어디 가서 공부할 데도 없이 세월을 잃어버려 한숨이 깊어가는데, 그 세대를 코로나 세대라 한다. 코로나 퇴치 최첨단에 선 사람은 바이러스 사냥꾼이다. 정부는 정밀 방역과 핀셋 방역을 한다고 하고 국민은 참여 방역을 하라고 한다. 국민이 거리두기 참여로 감염 확산이 줄자 정부는 K방역이라 홍보하다가 3차 유행이 생겼다. 모두가 늦어버린 코로나 백신 예방 접종과 치료제를 기다리고 있다. 거리두기는 병을 피하는 것이고, 백신 접종과 치료제는 다가서서 막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변신의 명수라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불편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고 끝없이 추적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로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여행을 못 가고, 곳곳에 코로나 암초가 나타나고 있다. 집콕 증가로 사람을 만나야 일을 할 수 있는 취약계층 사람들이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던 중에 코로나로 소득을 얻을 기회가 더 멀어져 일자리의 가치가 더 커졌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댈 하버드대 교수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부의 불평등이 커지고 성공하는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지 않았다고 진단하였다. 질병이 퍼져서 사람들 일상이 어려워지고, 죽음이 삶 근처에 와 있으면서 기간이 길어지니 불감증과 피로감이 생기고 있다. 확진자의 고통도 크지만, 또 무서운 것이 비난과 눈길이다. 코로나 블루(가벼운 우울증과 전 단계)를 넘어 코로나 레드(우울증, 분노)란 말도 나왔다. 나는 최근에 장례를 치르고 스스로 선별 진료소에 가서 조금은 불편한 검사를 받았다. 코로나는 안 보이는 상대와 싸워야 하는 것이니 어렵고 모두에게 불편한 일이다. 코로나 큰 고개를 넘어가자면 정확한 정보와 소통이 필요하며, 개인은 가치 있고 긍정적인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것이 코로나 암초를 넘는 방법이다. 코로나로 나서지 못하니 가고 싶은 곳이 많다. 갈 수 없으면 그리운 법이다. 코로나 그 끝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기다린다. 다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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