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명시에서 찾는 장면 4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 이정록 시 '의자'

명시에서 찾는 장면 4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 이정록 시 '의자'에서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어머니께서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꽃도 열매도, 그게 다의자에 앉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그래도 큰애 네가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의자 몇 개 내놓은 거야    사진 : 향곡

신은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이 우주를 그냥 보라구 내 주었습니다 / 김광섭 시 '인생'

명시에서 찾는 장면 3  신은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이 우주를 그냥 보라구 내 주었습니다- 김광섭 시 '인생'에서        인생                       김광섭  너무 크고 많은 것을혼자 가지려고 하면인생은 무자비한칠십 년 전쟁입니다.이 세계가 있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닙니다.신은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평화와 행복을 위하여낮에는 해 뜨고밤에는 별이 총총한더 없이 큰이 우주를 그냥 보라구 내 주었습니다.    사진 : 향곡

붉은 알은 태어나고 태어나 삼라만상 부화하였구나 / 조향미 시 '일출'

명시에서 찾는 장면 2  붉은 알은 태어나고 태어나 삼라만상 찬란히 부화하였구나- 조향미 시 '일출'에서              일출                          조향미  두근두근 상기된 하늘바다는 마침내둥글고 빛나는 알 하나를 낳았네저 광대무변 깊은 우주태초 이래 어김없는 새벽마다이 붉은 알은 태어나고 태어나삼라만상 찬란히 부화하였구나!   사진 : 향곡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내 혈액 속에 녹아 / 김종길 시 '성탄제'

명시에서 찾는 장면 1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김종길 시 '성탄제'에서       성탄제(聖誕祭)                                 김종길어두운 방안엔빠알간 숯불이 피고,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애처러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이윽고 눈 속을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생,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열(熱)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그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聖誕祭)의 밤이었는지도 모른다.어느새 나도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옛것이라곤 찾아볼 길 없는성탄제(聖誕祭) 가까운 도시에는이제 반가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