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51

청명(淸明)에는 부지깽이만 꽂아도 싹이 난다

말속에 자연 45 청명(淸明)에는 부지깽이만 꽂아도 싹이 난다   청명(淸明)은 24 절기 중에서 다섯 번째 절기다. 춘분(春分)과 곡우(穀雨) 사이에 청명이 있다. 청명은 바야흐로 봄기운이 올라 날이 맑아지는 때이다. 청명은 매년 4.4이나 4.5로 한식(寒食) 하루 전이거나 겹치기도 한다. 그래서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란 말이 생겼다. 청명이 농사에 관련한 절기라면, 한식은 중국 진(晉) 나라 문공을 섬기던 개자추(介子推)의 죽음을 위로하기 위한 유래가 있다. 청명은 바쁜 농번기의 시작이라 따로 세시행사는 없다. 다만 동국세시기에 보면 고려조 이후 관청에서 버드나무나 느릅나무로 불을 일으켜 나눠주는 풍습이 있었다. 버드나무는 생명력이 강하여 거꾸로 꽂아도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잘 자라고 ..

살구꽃이 피면 백곡(百穀)을 심는다

말속에 자연 44 살구꽃이 피면 백곡(百穀)을 심는다  살구나무는 3월 하순에서 4월 초에 꽃이 핀다. 꽃잎에 연분홍 빛이 살짝 비치는 꽃이다. 살구나무란 이름은 옛 이름 '살고'에서 유래하여 살구로 변했다. 살고의 의미에 대해서는 열매가 노란색을 뜻하는 '살(黃)'과 '고(명사화 접미사)'의 합성어로 해석하는 견해가 있으나 정확한 어원을 알려져 있지 않다. 살구나무는 한자로는 행(杏)으로 쓰는데, 나무에 열린 열매가 아래로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이다.  살구꽃은 매화보다는 조금 늦게 핀다. 매화나무가 서재 앞에 자리 잡은 나무라면 살구나무는 살림집 울담 부근에서 볼 수 있다. 살구나무와 매화나무는 모두 장미과로 사촌지간으로, 잎보다 꽃이 먼저 피고 꽃 모양도 비슷하여 구별이 쉽지 않다. 차이점은 살구나..

벌과 나비는 언제 나오나?

벌과 나비는 언제 나오나?   3월 중순 근교 세정사계곡에 들꽃을 보러 갔다. 올해는 기온이 낮아 들꽃이 나오는 것이 늦다. 작년에는 봄이 일찍 와서 꽃이 한꺼번에 피었는데, 그때는 벌과 나비가 꽃가루받이를 감당하기는 너무 한꺼번에 핀 꽃이 많았다. 꽃이 미리 피거나 한꺼번에 피면 꽃가루받이에 차질이 생긴다. 벌과 나비는 농작물 생산과 생태계 균형 유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곤충이다. 곤충의 개체수는 여름에 남은 곤충의 개체수가 다음 해 개체 수를 좌우한다는데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다.  나비는 영하의 겨울을 앞두고 지낼 곳을 미리 찾아다니며  정해놓지는 않는다. 눈과 바람이 심해지면 피할 수 있는 바위나 나무 틈을 찾아 죽은 듯이 날개를 접고 견딘다. 나비는 알-유충-번데기-성충 어느 한 단계에서 겨..

우리말 바람 이름 / 동풍은 샛바람, 서풍은 하늬바람

우리말 바람 이름 동풍은 샛바람, 서풍은 하늬바람   봄바람은 '화풍이 건듯 불어 녹수를 건너오니'처럼 살랑살랑 분다. 정극인(丁克仁)의 상춘곡(賞春曲)에 나오는 글로 꽃과 술이 어우러지는 명시이다. 화풍(和風)은 부드럽게 솔솔 부는 화창한 바람을 이르는 것으로, 봄에 부는 부드러운 바람이다. 한자로 쓰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바람 이름이다. '갈바람에 우수수 칠십 년을 보냈다'는 추사 김정희의 '길갓집'이란 시가 있다. 갈바람은 가을에 부는 선들바람이다.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귀에 들어온다. 우리말로 나타낸 바람 이름은 시에 자주 등장하고, 일상생활에서 자주 써서 그 자취가 남아 있다.   뱃사람들은 동쪽을 새쪽, 서쪽은 하늬쪽, 남쪽은 마쪽, 북쪽은 노쪽이라 한다. 그래서 새쪽에서 불어오는 동풍(東風)은..

이른 봄 찾아간 세정사계곡

이른 봄 찾아간 세정사계곡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운길산역 - 동국대 연습림 관리동 - 세정사계곡 - 세정사 - 임도 - 동국대 연습림 관리동 - 운길산역이동거리 9.8㎞. 이동시간 3:38. 휴식시간 1:11. 계 4:49 (2025.3.17. 맑음. -1.3~6.8℃)     동풍에 얼음이 풀린다고 하지만 춘분이 가까이 올 때까지 아침 수은주는 영하로 내려가기도 하고, 대설주의보가 내린 지방도 있다. 꽃샘추위는 꾸어서라도 한다는 말이 여전히 유효한 계절이다. 들꽃이 핀 것이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예빈산 아래 세정사계곡으로 갔다. 물가에 있는 생강나무에 꽃이 피고, 버들강아지도 꽃이 피었다.  논에는 올챙이가 나와서 꼬물거리고 있다. 올챙이는 떼를 지어 산다. 무리 지어 생활하면 먹이도 찾기 쉽고..

춘분(春分)이 지나야 본격 봄이 온다

말속에 자연 43  춘분(春分)이 지나야 본격 봄이 온다   춘분은 24 절기 중 네 번째 절기로 낮과 밤이 같은 날이다. 태양의 중심이 적도에 오는 날로 3월 20일이나 21일 경이다. 절기에 분(分)을 쓰는 것은 춘분과 추분이 있다. 분(分)은 나눈다는 의미를 가진다. 낮과 밤을 똑같이 나눈다는 것이다. 춘분은 낮과 밤이 같아서 균형을 이루는 날을 의미한다. 엄격하게는 낮이 8분 정도 길어서 낮과 밤이 같은 날은 3월 17일이나 18일이다. 태양이 지평선에 떠오른 때로부터 다 지는 때까지가 낮으로 삼기에 태양이 지평선 중간에 걸리는 것을 기준으로 춘분과 추분을 삼는 것과 차이가 난다.  춘분은 날짜의 의미를 넘어서 자연의 변화와 생명력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다. 춘분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따뜻하기에 춘분..

산에서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

산에서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   산에 들면 즐겁고 기쁜 일이 많다. 숲 속 싱그러움이 좋고, 흐르는 물소리가 즐겁고, 새들 노래까지 들으면 더욱 좋다. 산에 들면 계절마다 그 감흥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허리 숙여 보는 작은 들꽃이 우리를 기쁘게 한다. 들꽃을 찾으러 나섰다가 찾으려던 들꽃이 나타나 우리를 기쁘게 한다. 들길에서 맡는 풀냄새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숲을 울리는 이름 모를 새들 노래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등성이를 넘어 갑자기 펼쳐지는 초록빛 융단이 우리를 기쁘게 한다.     바위에 걸터앉아서 듣는 물소리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훤히 보이는 맑은 물속을 보거나 흐르는 물속에서 빛나는 조약돌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우렁찬 폭포 물소리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작은 폭포 안에 들어가 폭포수..

달마고도에서 본 식물

2025 남도 탐방 ⑫남부지방에서 사는 식물 (11) 달마고도에서 본 식물전남 해남군 달마산 (2025.2.20)  전남 해남에 있는 달마산은 1억 4400만 년~6500만 년 중생대 백악기 때 격렬한 조산과 화산활동으로 이룬 산이다. 남부지방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산으로 난대림을 이루고 있고, 너덜지대가 많다. 달마고도는 달마산(489m) 7~8부 능선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이다. 해발고도는 200에서 시작하여 최고 높이는 351m로 오르내림이 낮은 산지이다. 다음은 2월 중하순 달마고도를 걸으며 본 식물이다.    ○ 육박나무 (녹나무과)육박나무는 남해안 또는 섬에서 자라는 늘 푸른 나무다.  나무껍질이 육각형으로 벗겨진다고 얼룩 하다는 뜻인 한자말 박(駁)을 써서 육박(六駁)나무란 이름이 붙었다. ..

나주, 완도에서 본 식물

2025 남도 탐방 ⑪남부지방에서 자라는 식물 (10)  나주, 완도에서 본 식물  2025.2월에 남도 나무탐방을 나섰다. 나주 영암 해남 완도를 다니는 여행인데 천연기념물 위주로 나선 나무 탐방이었다. 나주 송죽리 금사정 동백나무, 나주 상방리 호랑가시나무, 영암 월곡리 느티나무, 해남 성내리 수성송(곰솔), 해남 녹우단 비자나무숲, 해남 대둔산 왕벚나무는 따로 올렸다. 그것을 제외한 식물들을 이곳에 싣기로 한다. 완도는 천연기념물인 모감주나무군락이 있고, 가로수로 동백나무와 완도호랑가시나무를 심었는데 그것을 싣지 못하여 아쉽다.    ○ 금목서 (물푸레나무과)목서는 주황색 꽃이 달린 금목서와 흰꽃이 달린 은목서가 있는데, 은목서의 개량종이 금목서이다. 금목서는 꽃이 주황색에 가까운 등황색이고 잎이 ..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을 깬다

말속에 자연 42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을 깬다   경칩(驚蟄)은 3월 5일 전후로 오는 세 번째 절기이다. 바야흐로 초봄이 시작되는 기준으로 본다. 그렇지만 한기는 여전히 남아 있어서 겨울이 물러가고 완연한 봄이 되려면 춘분은 되어야 한다. 경칩 무렵엔 만물이 약동하여 새로운 생명이 생기며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난다. 칩(蟄)은 숨을 칩인데, 겨울잠으로 숨어 있던 동물을 이른다. 경(驚)은 놀랄 경인데 깨어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속담에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을 깬다'고 한다. 산천초목이 깨어나 봄맞이를 준비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물이 풀린다'고 한다. 우수경칩이 지나면 누그러진다는 말이다. 경칩 전에도 산에 다니다가 보면 웅덩이에 개구리와 도롱뇽이 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