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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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737

재배하는 박과 식물

재배하는 박과 식물 오이, 수세미오이, 참외, 수박, 호박, 여주, 하늘타리 재배하는 박과 식물에는 오이, 수세미오이, 참외, 수박, 호박, 박, 여주, 동아, 하늘타리, 노랑하늘타리가 있다. 모두 풀이며, 식용을 하고, 대부분 원산지가 외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과식물은 오이 과(瓜)를 한자로 쓴다. 과(瓜)는 오이의 모종과 덩굴을 형상화한 한자이다. 과(瓜)는 '무르익다' 또는 '성숙하다'는 뜻을 지녔다. 과(瓜)는 팔(八)을 합한 글자로 보아 파자(破字)하면 열여섯이 되어 성년여성으로 보았다. 그래서 예전에는 과년한 자식은 시집갈 나이가 된 딸을 의미했다. 오이는 남성의 강장제요 여성의 미용재로 쓰여 생활에 활력을 주눈 식물이다. 재배하지 않는 박과 식물로는 뚜껑덩굴, 새박, 산외, 왕과, 가시박..

남한산성 산자락에 사는 귀화식물

남한산성 산자락에 사는 귀화식물 2019~2022년 남한산성에서 담아온 풀 사람도 귀화를 하지만 동식물도 귀화를 한다. 동식물은 사람에 의해 이동한다는 차이가 있다. 귀화식물이란 식물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사람의 활동에 의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옮겨가서 환경조건에 적응하여 야생으로 살아가는 식물이다. 귀화식물이 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있다. 먼저 외래종이어야 하고, 다음은 사람의 도움 없이 그 나라 자연 상태에 적응하여 스스로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사람이 돌보거나 재배하는 식물은 귀화식물이 될 수 없다. 곡식이나 채소, 약용식물, 관상용 식물인 화초가 그런 예이다. 귀화식물은 농작물 도입과 함께 들어왔을 사전귀화식물, 조사자료가 부족한 개항 전까지 구귀화식물, 개항 이후 최근 산업화 시대까지 ..

국립수목원 식물 5. 봄(4월), 풀과 양치식물

국립수목원 식물 5. 봄(4월), 풀과 양치식물 - 경기도 포천 광릉 (2023.4.14) 식물은 부지런하여 봄이 오면 동물보다 먼저 기척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식물 중에서는 풀이 나무보다 먼저 부지런을 부린다. 풀은 나무가 잎을 내어 햇볕을 가리기 전에 꽃을 피워야 후손을 생산하기가 낫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록 여리지만 가시를 내고 독성을 내고 무진 애를 쓰며 살아간다. 아름다운 모습과 향긋한 향기도 그들이 살아가는 방편이다. 화려한 꽃을 피우지 않더라도 무리 지어 살아남아 영역을 넓힐 수 있으면 강자이다. 풀들과 양치식물에는 그런 것들이 많다. △ 동의나물 (미나리아재비과) : 미나리아재비과 식물에는 독성이 있는 것이 많다. 동의나물은 독성이 강하다. 잎 모양이 곰취와 비슷하여 산나물을 할 때 ..

국립수목원 식물 4. 봄(4월), 중간키나무와 작은키나무

국립수목원 식물 4. 봄(4월), 중간키나무와 작은키나무 - 경기도 포천 광릉 (2023.4.14) 봄으로 들어서니 산빛이 연초록으로 밝아졌다. 원래 봄은 물이 적은 계절인데 식물들은 부지런하여 초록빛을 드리우는 것을 잊지 않았다. 며칠 전 비가 조금 오더니 식물들이 급한 갈증은 풀었는 모양이다. 그래도 여전히 목마르다. 물기가 나무줄기에 젖어서 흘러내릴 정도는 되어야 할 텐데 말이다. 올해는 꽃이 열흘 이상 빨리 왔다가 더 빨리 진다는 느낌이다. 꽃자랑 할 시간도 없다. 안 그래도 짧은 생애에 식물들은 바쁘기만 하다. 꽃구경을 나서는 사람들도 바빴을 것이요, 늦게 나온 벌들은 늘 보던 꽃을 구경하지 못했을 듯싶다. △ 까마귀밥나무 (범의귀과) : 까마귀 밥이 열리는 나무란 뜻의 이름이다. 콩알만 한 굵..

국립수목원 식물 3. 봄(4월), 큰키나무

국립수목원 식물 3. 봄(4월), 큰키나무 - 경기도 포천 광릉 (2023.4.14) 봄은 식물을 보러 나서기 좋은 계절이다. 식물을 볼 땐 오감을 동원한다. 눈으로 보며, 때론 만져도 보고, 어떤 것은 맛을 보기도 하고, 소리가 나면 듣기도 하고, 냄새를 맡기도 한다. 수목원에는 눈을 떼지 못할 아름다움이 많다. 꽃도 형형색색 아름답지만 수목이 주는 모양도 그러하고, 봄에 피어나는 초록은 얼마나 또 아름다운가. 어디선가 바람결에 향기가 날아오며 코 끝이 향긋하다. 식물은 꽃의 모양도 냄새도 번식을 목적으로 한다. 식물은 자신을 위하여 그렇게 최선을 다한다. △ 계수나무 (계수나무과) : 일본명 계수(桂樹)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이야기에 나오는 달나라 계수나무와 관련은 없다. 가을에 노랑 단풍잎에서는 달콤..

바위를 뚫고 사는 나무

바위를 뚫고 사는 나무 나무줄기는 하늘을 향하고 뿌리는 땅으로 향한다. 줄기는 밝은 곳에서 살며, 뿌리는 어두운 곳에서 산다. 그것이 줄기와 뿌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나무는 뿌리를 내리면 스스로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으며 평생을 산다. 그곳이 어디든 터를 정한 나무는 뿌리를 고정하고 환경에 맞추어 살아간다. 산에서 나무가 암벽을 비집고 들어간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다. 어떻게 나무가 바위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지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껍질이 생기지 않은 어린 나무뿌리 끝에는 흙을 파고들 때 상처가 나지 않도록 보호해 주는 뿌리골무가 있다. 뿌리골무가 바위를 가르고 들어가는 역할을 한다. 이 연약한 조직은 생장점을 감싸 안고 끈끈한 점액질을 분비한다. 점액질에는 거친 흙을 부드럽게 만들고, 다..

속이 비어도 사는 나무

속이 비어도 사는 나무 나무도 해가 가면 나이를 먹는다. 원줄기에는 나무의 나이와 같은 수의 나이테가 있다. 나이를 먹은 것을 그렇게 속으로 표시를 해놓는다. 오래전에 만든 나이테는 가장 안쪽에 있고, 가장 최근에 만든 나이테는 껍질 가까이에 있다. 가장 안쪽에 있던 나이테도 과거에는 지금 바깥쪽에 나이테가 했던 일을 하였다. 안쪽은 심재이고 바깥쪽은 변재이다. 바깥쪽에 나이테가 있는 곳에 변재가 일을 하지 못하면 나무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 큰 산에 가면 나무 안쪽인 심재가 빈 나무를 가끔 볼 수 있다. 심재는 나이가 들면 딱딱해지는데, 부식화되는 백재(白材)가 되는 것이 있다. 백재는 질이 나쁘고 단단하지 못해서 쉽게 썩는다. 그런 나무는 줄기 속이 비는 공동화 현상(空洞化 現象)이 나타난다. 내부 ..

회초리 나무 / 싸리와 물푸레나무

회초리 나무 싸리와 물푸레나무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숙제를 안 한 학생은 앞으로 나오라 하였다. 종아리를 걷으라 하고 먼지떨이로 쓰는 대나무 회초리를 들었다. 그런데 한 친구는 담임이 아버지였다. 선생님이 아들을 보더니 갑자기 화가 났다. 다른 학생보다 더 많이 더 세게 때렸다. 매를 맞은 친구는 "아버지, 다시는 안 그럴게요" 하며 도망을 갔다. 교실에서 아들이 도망가고 선생님은 오라 하고 잠시 소란이 일어났다. 다소 감정이 들어간 회초리였다. 회초리로 싸리를 많이 쓴다. 싸리는 주변에 많아서 사립문이나 빗자루, 광주리 등 생활용품을 만든 나무였다. 싸리는 줄기가 곧고 단단하다. 그래서 회초리로 썼는데, 종아리에 맞으면 자국이 날 정도였다. 싸리 회초리로 맞고 장원급제한 선비는 귀향하며 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