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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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 김종길 시 '성탄제'

명시에서 찾는 장면 1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김종길 시 '성탄제'에서        성탄제(聖誕祭)                                 김종길어두운 방안엔빠알간 숯불이 피고,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애처러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이윽고 눈 속을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생,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열(熱)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그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聖誕祭)의 밤이었는지도 모른다.어느새 나도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옛것이라곤 찾아볼 길 없는성탄제(聖誕祭) 가까운 도시에는이제 반가운 그 옛..

불암산 / 산은 작지만 만만찮은 바위 산길이 있다

불암산(佛巖山. 508m)산은 작지만 만만찮은 바위 산길이 있다  당고개역 - 넓은 마당 - 삼육대갈림길 - 깔딱 고개 갈림길 - 불암사 - 석천암 - 불암산 정상 - 폭포약수 - 넓은 마당 - 당고개역이동거리 10.4㎞. 이동시간 5:33. 휴식시간 1:17. 계 6:50 (2024.12.18. 맑음. -6.2~0.9℃)     불암산이라 하면 태릉선수촌 선수들이 훈련하던 곳이고, 등산마니아들이 불수사도북(불암-수락-사패-도봉-북한산)을 연속하여 산행하는 곳이다. 불암산둘레길을 걷고자 나섰다. 영하 8도에서 출발한 아침기온은 체감기온이 영하 11도라 한다. 산에서는 100m에 0.65℃씩 기온이 떨어지고, 낮 최고가 영상으로 오르지 않는다니 겨울산행으로는 조심스러운 날씨다. 다행히 바람이 없어 찬 기운..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

말속에 자연 35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   동지(冬至)는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는 절기이다. 양력으로 12월 22일이나 23일이다. 동지는 밤이 가장 긴 날이고 낮이 가장 짧다. 동지 해는 짧아 노루꼬리 만하다고 했다. 이때부터 낮은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여 태양은 기운을 회복한다. 양(陽)의 기운이 싹트는 시기여서 새해의 시작으로 보았다. 신라와 고려시대까지는 동지가 설이었다. 그래서 옛말에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이 생겼다.  팥죽은 동지 음식이다. 귀신이 싫어하는 팥죽을 먹어 액운을 물리친다고 하였다. 예전에는 귀신을 물리친다고 팥죽을 뿌리기도 했다. 조선 〈영조실록〉에서 '영조는 귀신을 쫓는다고 문지방에다 팥죽을 뿌리는..

성남누비길 2-5. 태봉산길 / 능선을 길게 오르내리는 산길

성남 누비길 2-5. 태봉산길. 구미역~하오고개능선을 길게 오르내리는 산길  구미역 - 동막천 - 머내 2교 - 동원동 - 대지산(144.7) - 태봉산 삼거리 - 응달산(357.1. 철탑) - 하오고개  이동거리 12.0. 이동시간 4:45. 휴식시간 0:36. 계 5:21. 난도 : 중상 (2024.12.12. 맑음. -3.2~5.4℃)       초겨울에 접어든 12월초이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다소 차다. 성남누비길 태봉산길은 두 번째다. 신분당선 구미역에서 나오면 북서로 태봉산이 보이고, 그 아래가 동막천이다. 머내(遠川)로도 부른다. 머내는 탄천으로 흐른다. 동막천 북쪽은 성남시 분당이고 남쪽은 용인시 수지이다. 동막천을 따라서 동막교와 머내 2교를 지나 둑 위로 올라서면  동원동 머내마을이..

중랑천 - 청계천 걷기 / 서울숲에서 흥인지문까지

중랑천 - 청계천 걷기 서울숲에서 흥인지문까지 서울숲역 - 서울숲 - 중랑천 - 살곶이다리 - 청계천 - 영도교 - 벼룩시장, 동묘 - 청계천 - 흥인지문이동거리 11.5㎞. 이동시간 3:31. 휴식시간 0:27. 계 3:58 (2024.12.10. 맑음. -1.9~6.9℃)     대설(大雪)이 지나고 날이 조금은 눅어졌다. 서울숲에서 시작한 걸음은 영하 전후 온도라 괜찮다. 낙엽이 지는 메타세쿼이어는 갈색잎이고, 버드나무는 아직은 푸른 잎이다. 열매보다 먼저 빛깔을 바꾸는 것이 잎이다. 겨울에 대비하여 나무가 본능적으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잎사귀와 나뭇가지를 잇는 잎자루 안쪽에 떨켜층이라는 조직을 키우는 일이다. 떨켜층이 통로를 막으면 뿌리에서 더 이상 물이 오르지 않고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데,..

대설(大雪)에 눈이 많이 오면 다음 해에 풍년이 든다

말속에 자연 34 대설(大雪)에 눈이 많이 오면 다음 해에 풍년이 든다.      대설(大雪)은 양력 12월 7일 경이다. 24 절기 중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고 알려진 절기이다. 우리나라는 이 시기를 겨울로 여겨 입동(立冬) 소설(小雪)과 더불어 한겨울로 접어드는 중요한 절기로 본다. 음력 11월이면 농부들은 농사일이 끝나는 농한기로 농사의 한 해를 마무리한다. 산새들도 울지 않으며, 동물들도 땅속에 숨어들어 겨울잠을 자는 자연의 변화가 일어난다.  '대설에 눈이 많이 내리면 다음 해에 풍년이 들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또 '눈은 보리의 이불'이라는 속담이 있다. 눈이 보리를 덮으면 보온재 역할을 해서 추위로부터 보리를 보호하여 동해(冬害)를 입는 것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또 ..

관악산 / 연주대 넘어 조망 좋은 산길

관악산(629m) 연주대 넘어 조망 좋은 산길 서울대 공학관 - 깔딱 고개 - 연주대 - 마당바위 - 낙성대갈림길 - 사당역이동거리 7.8㎞. 이동시간 4:55. 휴식시간 0:42. 계 5:37 (2024.12.6. 맑음. -0.4~5.2℃)     관악산은 꼭대기가 마치 큰 바위 기둥을 세워 놓은 모습이라 '갓 모습의 산'이란 뜻인 '갓뫼' 또는 '관악(冠岳)'이다. 겨울이 되니 멀리서 본 바위가 더 두드러진다. 서울 앞에 놓인 조산(朝山)이기도 하고, 외안산(外案山)이기도 하다. 풍수서에서는 바위가 불타오르는 모양이라 화산(火山)이라 한다. 서울대 공학관에서 오르는 깔딱 고개는 며칠 전 폭설에 설해목(雪害木)이 많이 생겼다. 오랜 세월 비틀고 천천히 자란 나무는 건재하다. 서울 근교산에서 식물과 동물..

소설(小雪)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 / 겨울에 무 먹고 여름에 생강 먹고

말속에 자연 33 소설(小雪)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겨울에 무 먹고 여름에 생강 먹고   '소설(小雪)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는 말이 있다. 소설(小雪)은 양력 11월 23일경인데 그때부터 추위가 온다는 말이다. '소설이 지나면 얼음이 얼고, 대설이 지나면 눈이 쌓인다'는 말도 있다. 대설(大雪)은 양력 12월 7일 경이다. 본격적인 겨울은 대설 무렵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보았다. 아직도 늦가을이네 하던 날씨가 소설이 되자 갑자기 낮아졌다. 사람들은 입동(立冬. 양력 11월 7일경)이 지나면 김장을 하기 시작하는데 소설이 되기 전에 김장을 서둘렀다.  '가을 무 꽁지가 길면 겨울이 춥다'는 말이 있다. 무가 꼬리를 길게 하는 것은 추위에 대비하기 위한 무의 생존 본능이다. 식물도 미래에 닥쳐올 날..

청량산 위례오솔길 3. 첫눈을 만나러 가다

청량산 위례오솔길 3. 첫눈을 만나러 가다 남위례 - 옥천약수터 - 오솔길 - 웃논골 - 쉼터 - 오솔길 - 옥천약수터 - 남위례이동거리 6.4㎞. 이동시간 3:45. 휴식시간 0:32. 계 4:172024.11.28. 눈 후 맑음. 적설량 약 28㎝. 기온 -0.1~3.4℃     올해 들어 첫눈이 내렸다.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적설량이 28㎝로, 기상관측 이래 11월 눈으로는 가장 많이 내렸다고 한다. 소설(小雪)과 대설(大雪) 사이에 보통 첫눈이 내린다. 동짓달과 섣달에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는 얘기가 있다. 눈은 풍요와 길상(吉祥)의 상징인데, 폭설은 시련이다. 곳곳에 피해가 많이 생기고 있다. 첫눈을 만나러 집을 나섰다. 스패츠를 하고 나갔더니 동네 노인이 "갑바는 어디서 샀어요?" 그런..

청송 관리 왕버들 / 약속의 나무로 심어 마을 당나무가 되다

청송 나무 탐방 2 청송 관리 왕버들약속의 나무로 심어 마을 당나무가 되다 천연기념물 제193호청송군 파천면 관리 939-17     파천면 신기리에서 주왕산 가는 길 옆에 왕버들이 있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흙집으로 지은 담배건조실이 있다. 누에를 치고 담배 농사는 이제는 거의 하지 않는 일이다. 품이 많이 드는 데다가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웬만한 시골에 가도 담배건조실은 없어졌고, 무너진 흙집만 간혹 볼 수 있을 정도이다.    마을 건너에 큰 왕버들이 자리 잡고 있다. 높이 18m, 가슴높이 둘레 5.7m, 가지는 동서로 22m, 남북으로 18.8m를 뻗었다. 1560년 경에 심었다고 하니 수령은 460년 이상이다. 왕버들은 수백 년을 거뜬히 살고 아름드리로 자라는 거목이라 붙은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