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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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立冬) 지나면 동지(冬至) 온다

말속에 자연 32  입동(立冬) 지나면 동지(冬至) 온다  입동(立冬) 이란 말만 들어도 겨울이 성큼 다가온 듯하다. 입(立)은 시작하다는 뜻이고 동(冬)은 겨울이니 겨울이 시작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입동은 양력 11.7 경이다. 입동이 되었다고 하여 추위가 금방 오는 것은 아니다. 첫추위는 소설(小雪. 양력 11.23 경)이 되어야 찾아온다. 추위가 다가오면 생명이 있는 모두는 겨울 동안 살아갈 준비를 한다. 입동이 되면 동물들은 동면에 들어가고 새들은 깃털을 늘려 몸을 따뜻하게 한다. 식물은 잎이 마르며 몸을 갈무리한다.  입동 전후에는 김장을 한다. 임동 전후 5일에 김장을 하면 김치가 맛있다고 한다. 입동 무렵 서늘한 기온이 김치 발효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릴 때는 아버지..

성남누비길 2-4. 불곡산길 / 동네 뒷산처럼 편안한 산길

성남누비길 2-4. 불곡산길 동네 뒷산처럼 편안한 산길 태재고개 - 불곡산(335) - 부천당고개 - 휘남에고개 - 구미동 - 오리교 - 낙생교 - 오리역이동거리 8.8㎞. 이동시간 3:01. 휴식시간 0:33. 계 3:34 (2024.11.13. 맑음. 8.3~21.3℃)     입동은 양력 11.7일 경이다. 입동이 오면 동물들은 겨울잠에 들고 낙엽은 떨어져 가을은 막바지에 이르게 된다. 산에 풀들은 거의 흔적을 보이지 않고 숨어들거나 꺼끌 하다. 그 무덥던 더위가 사그라드는 걸 보면 시간은 덧없이 흘러간다. 빛의 축제인 단풍도 끝나가고 나무는 몸이 가벼워져 숲은 헐거워졌다. 입동이 추우면 그 해 겨울이 춥다는데 아직은 그런 조짐을 느끼질 못한다.  성남누비길 일곱 구간 중에서 불곡산길은 해발고도가 ..

양주 불곡산 3. 바위 능선과 V계곡을 넘는 산

양주 불곡산 (470.7m) 3바위 능선과 V계곡을 넘는 산 양주역 - 양주시청 -  상봉(470.7) - 상투봉(431.8) - V계곡 - 임꺽정봉(449.5) - 김승골쉼터 - 유양공단이동거리 8.7㎞. 이동시간 4:26. 휴식시간 1:40. 계 6:06 (2024.11.8. 맑음. 3.1~18.1℃)    양주 불곡산은 도봉산과 사패산 북쪽에 있는 산으로 양주역 북으로 양주시청 뒤에 있다. 산이름은 불곡산(佛谷山)이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에 나오고, 뒤에 여지도서(輿地圖書. 1757~1765)에 불국산(佛國山)이 나와 혼용하였다. 모두 부처가 사는 세계인 불국토(佛國土)로 인식하는 데서 유래하는 것으로 본다. 산길은 양주시청 왼쪽이나 오른쪽 어느 쪽으로 가나 양주시청 뒤에서 만나서 오른다. 상..

정선 민둥산 / 억새가 있는 산정

정선 민둥산 (1118.8) 억새가 있는 산정 강원도 정선군 남면민둥산역 - 증산초교 - 시루봉 입구 - 발구덕 - 민둥산 - 쉼터(완경사길) - 증산초교 - 민둥산역이동거리 10.1㎞. 이동시간 4:14. 휴식시간 1:12. 계 5:26 (2024.11.4. 맑음. 7.6~20.1℃)     민둥산은 전국에 이름난 억새 산행지 중에 하나다. 예전에는 청량리에서 밤 열차를 타고 갔던 곳이다. 지금은 당일치기가 가능하다. 열차로 내린 역은 예전에는 증산역이었다. 증산(甑山)의 증은 시루란 뜻이니  산행 초입에 있는 증산초등학교와 시루봉에 그 이름이 남아 있다. 석탄을 나르기 위해 철로를 놓아 운영하던 증산역도 석탄의 시대가 가면서 2009년 역명을 민둥산역으로 바꾸었다. 청량리에서 떠난 열차는 영월, 예미..

원주 반계리와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원주 반계리와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강원도 원주시 문막면 반계리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 용문사 2024.11.2  은행은 열매 안에 씨앗이 은빛이고 모양은 살구를 닮아서 은행(은빛 은銀. 살구 행杏)이라 이름 지었다. 초등학교 들어가서 처음 만난 나무가 은행나무다. 학교에 은행나무가 있었고, 학교 교목이 은행나무고, 모자와 배지에 교표가 은행잎이었다. 은행나무 잎 모양은 오리 물갈퀴를 닮았다. 그래서 문헌에서는 압각수(오리 압鴨, 다리 각脚, 나무 수樹)라 하였다. 단풍이 들면 책갈피에 끼워 넣은 단골잎이었다. 은행나무 아래에서 공자가 제자를 가르쳐서 교단은 행단(杏壇)이라 부른다. 그래서 서원 등 유교가 성행한 지역에는 은행나무가 많다.   은행나무는 암수딴그루이다. 가을이 되면 열매가 떨어져 냄새..

성남누비길 2-3. 영장산길 / 갈잎을 밟고 걷는 오솔길

성남누비길 2-3. 영장산길 갈잎을 밟고 걷는 오솔길 성남장례식장 입구 - 갈마치고개 - 고불산 - 영장산 - 태재고개 이동거리 12㎞. 이동시간 4:37. 휴식시간 0:47. 계 5:24 (2024.10.31. 맑음. 11.0~22.6℃)     10월 하순이 되자 한 주일만에 단풍색이 더 짙어졌다. 서울근교는 10월 말이 단풍이 절정인 것 같다. 무더위가 길었고, 10월 중순이 되고서야 기온이 조금씩 내려갔으니 단풍이 늦어졌다. 앞으로 여름 더위가 길다면 단풍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단풍이 들고 갈잎이 많이 떨어졌다. 떨어진 잎이 덜 말랐지만 산길이 조용하니 갈잎 밟는 소리가 바삭바삭 난다.  어느 산이나 참나무가 많다. 참나무는 유기물을 좋아하여 8부 능선 이상은 척박하여 잘 올라서지 않는다. 길에..

북한산 용출봉 - 용혈봉 - 증취봉 2 / 북한산 조망과 단풍이 아름다운 산길

북한산 용출봉 - 용혈봉 - 증취봉 2북한산 조망과 단풍이 아름다운 산길 북한산성 입구(50) - 중성문(290) - 부왕동암문(521) - 증취봉(593) - 용혈봉(581) - 용출봉(571) - 가사당암문(448) - 국녕사 - 법용사 - 대서문(163) - 북한산성 입구(50)이동거리 8.8㎞. 이동시간 4:07. 휴식시간 1:35. 계 5:42 (2024.10.23. 맑음. 9.4~15.5℃)     북한산에서 단풍과 조망을 보기로 하였다. 북한산계곡에서 올라 부왕동암문에서 가사당암문을 걸었다. 북한산계곡에서 부왕동암문 오르는 계곡 중간 정도 가면 청하동문(靑霞洞門)이란 글자를 바위에 새겨 놓았다. 청하(靑霞)란 푸른 노을이란 뜻인데, 나뭇잎 무성한 사이로 햇빛이 비치면 오색찬란한 빛이 마치 노..

예천 · 문경에서 찾아본 나무 / 석송령, 금당실 송림, 황목근(팽나무), 대하리 소나무

예천 · 문경에서 찾아본 나무 석송령, 금당실 송림, 황목근(팽나무), 대하리 소나무2024.10.19   ○ 예천 천향리 석송령(소나무) - 경북 예천군 감천면 천향리 804 (천연기념물 294호, 노거수) 석송령은 석평마을 입구에 있는 반송(盤松)이다. 줄기가 뿌리부분부터 갈라진다. 사람 키보다 낮은 곳부터 줄기가 갈라지면 반송으로 분류한다. 그래서 반송은 높이 자라지 않고 옆으로 부채꼴로 가지를 넓게 펼치며 자란다. 나이는 700년으로 추정한다. 600년 전 풍기 지방에 큰 홍수가 났을 때 석관천(石串川)으로 떠내려오던 소나무를 건져서 심은 나무라 한다. 석송령(石松靈)이라 한 것은 석평(石坪) 마을에 영험(靈驗) 있는 나무란 뜻이다. 석송령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6,248㎡. 약 1,890평)가 ..

상강(霜降)이 오면 고추도 얼어 죽는다

말속에 자연 31 상강(霜降)이 오면 고추도 얼어 죽는다   첫서리는 추위의 시작이다. 올해는 9월 하순(2024.9.24)에 대청봉에서 첫서리를 관측하였다. 이는 작년(2023.10.29)보다 한 달가량 이르다. 상강(霜降)은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다. 절기로 상강은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로 양력 10.23 경이다. 공기 중에 떠 있던 수증기가 새벽에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면 얼어서 물체나 땅에 얼어붙어 서리가 생긴다. 서리가 내린다는 것보다 서리가 생긴다는 말이 사실은 정확하다. 안개나 이슬이나 서리는 모두 공기 중에 수증기가 변한 것이다. 안개는 대기 중에 떠 있는 작은 물방물이다. 밤 사이에 지표면에 공기가 차가워지면 공기 중에 수증기가 뭉쳐 발생한다. 비교적 따뜻한 날씨에 아침과 저녁에 나..

오동잎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을 안다

말속에 자연 30 오동잎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을 안다  4월에 연보랏빛 오동나무 꽃이 필 때면 꽃향기가 기가 막히게 향기롭다. 오동나무란 이름은 한자 오동(梧桐)에서 유래했다. 오동(梧桐)의 오(梧)는 5개 씨앗이 열매 안에 유두모양으로 붙어 있어서, 동(桐)은 꽃 속이 빈 것이 통(筒)과 같아서 쓴 것이다. 가을에 나무는 잎이 마르면서 모습을 바꾼다. 오동나무에서는 큰 오동잎이 사그락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진다. '오동잎 한 잎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이 온 것을 안다(一葉落知天下秋)'는 말이 있다. 한자로는 줄여서 일엽지추(一葉知秋)라 한다. 사물의 징조를 보고 그 기울어지는 것을 짐작하는 비유이기도 하다. 오동잎은 워낙 커서 잎이 떨어지는 것이 눈에 잘 띄고, 소리도 크다. 낙엽 지는 소리에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