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속에 자연 38
입춘(立春), 봄추위가 장독을 깬다
입춘(立春)은 봄이 들어선다는 절기이다. 양력 2월 4일경으로 1년 24 절기에서 첫 번째 절기다. 입춘이 되면 동풍이 불고 얼음이 풀려 겨울잠을 자던 벌레들이 깨어난다. 하지만 아직 겨울은 덜 가고 추위는 남아 있다. 음력으로는 정월이어서 새해를 상징하는 절기이기도 하고, 입춘을 기준으로 띠가 바뀌고, 농경사회에서는 농사를 준비하는 상징성이 있어서 입춘이 중요한 절기였다.
입춘이 되면 대문이나 기둥에 입춘첩(立春帖)을 붙였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은 '입춘을 맞아 크게 길하다'는 뜻으로, 한해 시작이 순조롭고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글이다. 건양다경(建陽多慶)은 '밝은 태양의 기운을 받아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기원한다'는 뜻으로, 좋은 일과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금도 입춘첩 풍습은 남아 있다. 입춘첩을 붙이기도 하고, 글씨를 나눠주기도 한다. 입춘첩은 새해 덕담이다. 입춘첩은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는 것이다. 이를 나누고 전하는 것은 좋은 풍습이다.
입춘이 되면 봄바람이 금방이라도 불어올 듯하지만, 겨울의 끄트머리는 길어 기온은 여전히 낮고 춥다. 입춘 추위가 있어 한파가 갑자기 찾아온다. 그래서 '봄추위가 장독을 깬다'는 말이 있고,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는 말이 있다. 입춘 무렵에 추위가 반드시 있다는 말이다. 입춘 뒤에 날씨가 몹시 추운 경우 어른들은 '입춘을 거꾸로 붙였나' 그런다. 그리고 '봄인데 봄 같지 않다'라고 말한다. 아직은 겨울이 다 가지 않았다. 봄추위가 사무치지 않으면 어찌 매화향기를 얻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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