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장터 18

황학동 풍물시장 / 동묘 옆 벼룩시장

황학동 풍물시장 동묘 옆 벼룩시장 서울 중구 황학동 (2019.12.10) 황학동 풍물시장은 동묘역에서 청계천 방향으로 자리 잡고 있는 벼룩시장이다. 동대문역에서 청량리 방면으로 왕산로를 따라 전철역 한 정거장 더 가면 동묘역이다. 동묘는 임진왜란 때 조선을 지원하러 온 명나라 장수 진린이 촉한의 명장 관우의 사당을 세우기를 청하여 만든 사당이다. 왕산로는 일제에 맞서 싸우다가 붙잡혀서 처음으로 사형당한 의병장 왕산 허위를 기리기 위해 이름을 붙인 길이다. 왕산의 후손은 안동으로 시집갔으니, 한 분은 이육사의 어머니요, 한 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의 손부이다. 또 이곳 시장은 단종의 비 정순왕후가 시녀를 보내 채소를 팔며 끼니를 잇던 여인 시장터이기도 하다. 시장에 물건만 사러 오..

제주민속오일장 / 제주 5일장을 대표하는 장

제주민속오일장 제주 5일장을 대표하는 장 (2일, 7일) 제주시 오일장서길 (2019.11.27) 늦가을 비가 추적추적 내려 오름을 오르려던 것은 포기하고 제주민속오일장 장구경을 하였다. 제주공항 부근에 있어 차만 있으면 찾아가기가 쉽다. 오일장 부근 주차장은 만원인데 비가 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다. 장날은 반가운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장 구경하고 한 대포 나눌 수 있는 날이다. 거름 지고 친구 따라 장에 가는 이유는 친구와 어울려 술 한잔하고 싶고, 친구의 청을 뿌리치지 못해서다. 장날 가면 그 지방의 특산물을 짐작할 수 있다. 싱싱한 어물전에는 은빛 갈치가 나왔고, 제주에서 많이 잡히는 방어도 있다. 채소시장도 생기가 돈다. 감귤, 키위 등 제주에서 재배하는 과일은 물론이고, 배추 무 콜..

온양온천 전통시장 / 온양온천역 앞 상설시장

온양온천 전통시장 온양온천역 앞 상설시장 충남 아산시 온천동 (2017.12.29) 온양온천 전통시장은 온양온천역에서 길을 건너면 있는 상설시장이다. 전통시장은 물건이 많기도 하지만 값도 싸다. 온양온천 전통시장은 5일장 못지않은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곳이다. 먹는 것이 대부분인 시장 안에서 김이 무럭무럭 나고, 물건을 파는 상인들의 목소리에서 시장 분위기가 난다. 소금장수, 물장수, 엿장수 등 사라지는 장수들도 있지만, 튀김 장수, 식자재 장수, 생활물품 장수 등 늘어나는 장수도 있다. 주전부리도 또뽑기, 달고나, 눈깔사탕, 아이스케끼에서 순대, 닭튀김, 떡볶이로 바뀌었다. 시장에서 파는 물건에서도 세상 변화를 볼 수 있다. 두부는 고려시대부터 사찰 전매특허였다. 임금에게 올리고 사대부들이 먹던 것이어서..

온양온천 5일장 / 장 구경도 하고 온천욕도 하고

온양온천 5일장 장 구경도 하고 온천욕도 하고 충남 아산시 온천동 (2017.12.29) 장날 4일, 9일 섣달그믐이 다 되어 장날 구경을 나섰다. 행복한 여행을 떠나는데 가장 좋은 준비물은 가벼운 마음이라는데, 집에서 열차로 세 시간이 걸리는 거리였지만 가벼이 떠나니 멀지도 않다. 떠나는 일 자체가 즐거운 일이지만, 장날 구경이야말로 부담 없이 떠나는 즐거운 일이다. 온양은 행정구역으로는 아산에 편입되었지만 오래되고 이름이 있는 지역이다. 조선시대에 태조, 세종, 세조가 온천욕을 하러 이곳에 가끔 내려왔다는 기록이 있다. 백제시대 때 이름은 탕정(湯井)이니 온천의 유래가 오래되었다. 수질이 좋고, 수량이 많고, 교통이 편리하니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5일장은 온양온천역 고가 아래서 열리니 역에서 가깝..

아우내장 / 천안 병천장

아우내장 / 천안 병천장 충남 천안시 병천면 (2017.5.16) 아우내 장날 : 1일. 6일 천안역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가까이 가면 아우내장터가 있다. 유관순 열사가 1919년 기미년 아우내에서 만세운동을 하여 더욱 알려진 장터다. 냇물이 아울러서 '아우내'이다. 물이 아울렀다는 것은 정선에 있는 아우라지도 같다. 아우르다는 어우르다의 작은 말이고, 합한다는 뜻의 옛말은 '아울'이다. '아우라지'는 '합해짐'이란 뜻이 된다. 아우르다의 어근이 '아울'인데, 옛말에는 '아울'보다는 '어울'이 많다. 이곳은 잣밭내(栢田川)와 치랏내(葛田川)가 어울어져 병천천(竝川川)이 흐른다. 병천천은 겹말이 되었다. 천안삼거리 능수버들은 휘휘 늘어졌다. 옛시에 버드나무는 사랑과 이별의 나무였다. 이곳에 사랑과 이별이..

자갈치시장 / 한국의 대표 어시장

한국의 대표 어시장 자갈치시장 부산 중구 자갈치 해안로 (2017.5.4) 부산에 가서 시장 구경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자갈치시장이다. 우리나라 대표 어시장이기 때문이다. 자갈치란 말은 시장이 있던 자리가 주먹만 한 '자갈'이 있던 바닷가이고, 고기를 나타내는 '치'를 합해 자갈치시장이 되었다. 아마도 자갈에다가 판을 깔아놓고 갓 잡아 올린 고기를 팔았을 것이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바다를 메워서 남항(南港)을 건설하여 부산의 어업기지로 삼고, 수산물 도매시장을 세웠다. 일본이 물산을 모으고 교통수단을 연결하는 것은 생산물을 통제하고 수탈하기 위한 것이었다. 소형 어선으로 잡은 생선을 노점상이 팔았는데, 이것이 자갈치시장이 되었다. 국제시장에서 바닷가 쪽으로 가면 바다 내음이 물씬 나는 자갈치시..

국제시장 / 부산의 명물시장

국제시장 / 부산의 명물시장 부산 중구 신창동 4가 (2017.5.4) 국제시장은 2014년 영화 '국제시장'으로 유명세를 탄 시장이다. 부평깡통시장에서 동쪽으로 가서 길 하나를 건너면 국제시장이다. 해방 이후에 일본으로 돌아가는 일본인들 물건과 해외에서 돌아오는 동포들의 물건을 거래하던 도떼기시장이 그 출발점이었다. 도떼기시장이란 온갖 물건을 도산매하는 시끌벅적한 시장이다. 낱개로 떼어서 파는 낱떼기의 상대 말이 도떼기이니, 거래 단위가 크고 거래 방법이 다양하고 흥정을 해야할테니 시끄러운 것은 뻔한 노릇이다. 그래서 시끌벅적한 곳을 도떼기시장 같다고 한다. 국제시장이라 부른 것은 1950년 전쟁 때 부산에 미군이 진주하면서 미 군수 물자, 홍콩 수입물품, 일본 전자제품이 거래되면서 붙은 이름이다. 2..

부평깡통시장 / 부산의 수입제품 명물시장

부평깡통시장 부산의 수입제품 명물시장 부산 중구 부평동 (2017.5.4) 부산에 있는 정통시장에는 부평깡통시장, 국제시장, 자갈치시장이 있다. 거리가 멀지가 않아서 발품을 팔면 한 나절에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보수동 책방골목 남쪽에 깡통시장이 있고, 깡통시장 동쪽에는 국제시장이, 국제시장 남쪽에는 바다 쪽으로 자갈치 시장이 있다. 재래시장이란 옛날부터 있었던 시장이란 말인데, 오늘날의 재래시장인 도시 상설시장의 역사는 짧다. 서울의 경우는 1897년부터인데, 이곳 부평시장은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개항 이후 일본인들이 들어오면서 부평동에 시장이 생겨났다. 한국전 이후 미군 물품을 취급하였고, 베트남전 이후 수입물품인 통조림을 팔기 시작하여 깡통시장이 되었다. 부평동은 개항 전에는 갈대밭과 풀밭이었..

정선장 / 정선아리랑시장

정선장 / 정선아리랑시장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2017.3.17) 정선 장날 : 2일, 7일 시장에서 시(市)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고, 장(場)은 상인들이 모여서 물건을 거래하는 곳으로 뒤로 물러나 있는 곳이란 의미다. 도시 상설시장인 재래(在來) 시장도 원래부터 있어왔다는 뜻이지만, 실은 1897년부터 생겼다. 상업공간이 필요하여 대로변에 임시로 만든 가가(假家)가 가게로 변한 말이다. 대로변에 세운 가가는 왕이 지나가면 헐었다가 다시 지어야 했으니 가가(假家)다. 5일장은 가가와 재래시장이 생기기 전부터 생긴 장이다. 정선시장은 1966년 정기시장으로 처음 개장하였는데, 장날과 주말에 5일장 관광열차까지 다니는 이름난 장터가 되었다. 동서울에서 아침 일찍 떠나는 버스를 타고 정선으로 갔다. 영..

모란장 / 성남 5일장

모란장 / 성남 5일장 장날 : 4일, 9일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위치 : 모란역 5번 출구 100여 m (2016.11.29. 맑음) 성남은 남한산성의 남쪽에 있다 하여 성남이라 하였다. 처음에는 광주의 조그만 지역으로 있다가 1968년 철거민의 이주로 인구가 불어나다가 1973년 시로 승격하였다. 이제는 분당이 성남 안에 들어 있어 또 격세지감이 든다. 성남시 성남동 복개천은 평소 공설주차장으로 사용하다가 5일마다 장이 열리는 곳이다. 조만간 장터를 옮긴다는 소식을 듣고 한 해가 가기 전에 찾아갔다. 모란장의 모란은 1962년 이곳에 자리 잡은 김창숙이라는 예비역 대령이 고향인 평양 모란봉을 생각하고 지은 이름으로 전한다. 모란역 5번 출구에서 직진 방향으로 100여 미터 더 가면 5일장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