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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장터

황학동 풍물시장 / 동묘 옆 벼룩시장

향곡[鄕谷] 2019. 12. 16. 13:00

 

 

황학동 풍물시장

동묘 옆 벼룩시장

서울 중구 황학동 (2019.12.10)

 

 

황학동 풍물시장은 동묘역에서 청계천 방향으로 자리 잡고 있는 벼룩시장이다. 동대문역에서 청량리 방면으로 왕산로를 따라 전철역 한 정거장 더 가면 동묘역이다. 동묘는 임진왜란 때 조선을 지원하러 온 명나라 장수 진린이 촉한의 명장 관우의 사당을 세우기를 청하여 만든 사당이다. 왕산로는 일제에 맞서 싸우다가 붙잡혀서 처음으로 사형당한 의병장 왕산 허위를 기리기 위해 이름을 붙인 길이다. 왕산의 후손은 안동으로 시집갔으니, 한 분은 이육사의 어머니요, 한 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의 손부이다. 또 이곳 시장은 단종의 비 정순왕후가 시녀를 보내 채소를 팔며 끼니를 잇던 여인 시장터이기도 하다.  

 

시장에 물건만 사러 오겠는가. 생활의 소리도 듣고, 사람 사는 활기를 느끼는 곳이다. 풍물시장은 걸음이 느려도 되는 곳이고, 여유 있게 기다리는 곳이고, 숨을 몰아치고 소리치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풍물시장은 한 호흡 쉬어가는 공간이다. 시시한 생각을 하면 시시한 사람이 된다. 가치 있는 사람은 시시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물건이 시시해지면 시시한 물건이 되고, 쓸모가 없어지면 손을 떠난다. 모든 것이 변하듯 모든 물건은 주인이 바뀌어 언젠가는 사람의 손을 떠난다. 물건도 누군가의 손에 다시 들어가면 새로운 쓸모를 얻는다. 풍물시장은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