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식물 비교 50

갈대 · 달뿌리풀 · 억새 / 해지는 들녘에서 만나는 가을의 서정

갈대 · 달뿌리풀 · 억새 해지는 들녘에서 만나는 가을의 서정 가을에 바람이 불면 풀들은 눕는다. 갈대, 달뿌리풀, 억새는 이삭을 매달아 더 일렁거린다.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이 아름답다. 모두 벼과식물로 여러해살이풀이다. 갈대와 달뿌리풀은 갈대 속에 속하고 물가나 습지에서 살며, 억새는 억새 속에 속하고 낮은 들이나 높은 산 등 주로 마른 곳에서 산다. 갈대, 달뿌리풀, 억새는 꽃과 열매, 줄기, 잎, 뿌리줄기로 구분한다. 갈대 (벼과 갈대속) 달뿌리풀 (벼과 갈대속) 억새 (벼과 억새속) 사는 곳 바다 근처 강가, 습지 계곡, 강가 모래자갈땅 건조한 산과 들 잎 주맥이 없다 아래는 줄기를 감싸는 잎집 잎맥이 희미하다 줄기를 감싸는 잎은 자줏빛 잎 가운데 흰색 주맥 잎혀에 털이 없다 꽃 자주색에서 자갈색..

여로와 박새 / 나물로 먹을 수 없는 유독식물

여로와 박새 나물로 먹을 수 없는 유독식물 여로와 박새는 풀이름이다. 여러해살이풀인 여로는 산지 풀밭에서 산다. 여로는 명아주 또는 검은색 식물을 의미하는 여(藜) 와 갈대를 의미하는 로(蘆)를 합한 말로, 갈대같이 생긴 줄기가 검은색 껍질에 싸여 있다는 뜻이다. 여로는 예로부터 땅속줄기를 한약재로 사용했는데, 옛 문헌에서는 여로와 박새를 혼용해서 써서 여로는 박새를 포함한 백합과 여로속 식물을 총칭했던 것으로 본다. 이명으로는 늑막풀이라 하는데 늑막염에 좋은 풀이라는 뜻이다. 잎이 넓고 꽃자루가 짧으며 꽃이 흑자색인 것이 특징이다. 꽃은 7~8월에 핀다. 흰색 꽃이 피는 흰여로도 있다. 박새는 깊은 산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박'은 둥근 것에 붙이는 말이고, '새'는 날카로운 잎을 가진 벼과와..

담배풀과 여우오줌(왕담배풀) … / 담배와 다른 풀

담배풀, 여우오줌(왕담배풀), 긴담배풀, 좀담배풀, 두메담배풀 담배와 다른 국화과 여러해살이풀 한여름에서 가을까지 산과 들에서 꽃이 피는 담배풀이 있다. 담배도 풀인데 담배와 담배풀은 다르다. 담배는 남미 원산의 재배식물로 담배를 만들기 위해 밭에서 재배하는 식물이다. 담배는 조선 광해군 때(1608~1618) 들어왔다. 담배 농사를 지어 나라에 필기도 하지만 유독성식물이라 살충제로도 쓴다. 담배풀은 밝은 숲 속이나 숲 가장자리 양지에서 볼 수 있다. 담배풀은 줄기 끝에 매달린 꽃차례 모양이 담뱃대처럼 생긴 데서 유래하고, 담배 대용으로 썼다는 유래도 있다. 담배풀은 처음 이름이 여우오줌이다. 여우오줌 지린내가 난다고 붙은 이름이다. 담배는 여우오줌이란 이름이 있고 난 뒤에 나중에 들어온 것인데, 담뱃대..

매실나무와 살구나무 / 벚나무류, 같은 집안 다른 세상

매실나무와 살구나무 벚나무류, 같은 집안 다른 세상 옛사람들이 봄꽃이 피는 시기를 절후에 비교하여 기록한 화신풍(花信風)이 있다. 매화는 소한(小寒)이 지나서 피고, 살구꽃은 우수(雨水)가 지나 핀다고 기록하고 있다. 요즈음 꽃이 피는 시기와 맞지 않는 것이 있지만 순서는 맞을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봄꽃이 피는 시기가 촘촘하였다. 지구가 겨울에 예전보다 덜 식었다가 빨리 더워지며 봄꽃이 피는 시기도 빨라졌다. 꽃이 빨리 피었다가 지니 곤충들도 활동시기를 종잡을 수가 없다. 그러니 벚나무류에 속하는 매실나무, 살구나무, 복사나무, 벚나무 꽃이 한꺼번에 피는 것을 보고 헷갈려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집 부근에 있는 살구나무 꽃은 대체로 매화가 피고 한 달 정도 뒤에 피었는데, 올해는 그 개화 간격이 줄어..

작살나무와 좀작살나무 / 잎과 꽃자루로 찾는 보랏빛 열매 나무

작살나무와 좀작살나무 잎과 꽃자루로 찾는 보랏빛 열매 나무 오래전 영월 주천에 갔다가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을 보았다. 아이들은 물에 들락날락하면서 나무 작살로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물고기를 많이 잡았다고 했더니, 닭모이를 주려고 잡는다고 한다. 작살(斫殺)이란 물고기를 찔러 죽이는 기구이고, '결판이 났다'는 뜻이다. 작살난다는 말은 완전히 깨어지고 부서진다는 의미다. 작(斫)은 베다는 뜻인데, 뜻을 나타내는 도끼(斤)와 음을 나타내는 석(石. 석→작)을 합한 글자이다. 아이들은 닭모이를 주기 위해 개울에서 작살을 들고 물고기를 작살내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쓴 나무는 아니지만 작살처럼 생긴 작살나무가 있다. 줄기를 두고 가지가 갈라진 모습이 작살 같다고 붙인 나무 이름이다. 가지는 셋으로..

별꽃, 쇠별꽃, 개별꽃, 큰개별꽃 … 땅으로 내려온 작은 별들

별꽃, 쇠별꽃, 개별꽃, 큰개별꽃 … 땅으로 내려온 작은 별들 별꽃은 밭이나 길가에서 자라는 두해살이풀이다. 별꽃이 하얗게 피면 하늘에 작은 별들이 땅으로 내려온 것 같다. 별꽃의 학명 'Stellana'도 별에서 유래한다. 꽃으로 치면 별꽃보다 쇠별꽃이 더 많다. 잎이 크고 풍성해서 별꽃에 쇠(牛)를 더하여 쇠별꽃이라 한다. 줄기나 잎은 나물로 먹는다. 예전에는 잣나물이라 했다. 좋은 먹을거리였다는 말이다. 별꽃은 적당한 그늘이 있는 곳에서 사는데, 쇠별꽃은 양지에 산다. 두 꽃은 크기도 다르지만 생식기관인 암술머리가 3개인 것은 별꽃, 5개인 것은 쇠별꽃으로 구분한다. 별꽃과 유사하다는 뜻을 가진 이름을 가진 개별꽃과 큰개별꽃이 있다. 개별꽃은 꽃잎 끝이 파이고 큰개별꽃은 파이지 않은 차이가 있다. ..

애기나리, 윤판나물, 둥굴레, 은방울꽃 … 잎이 비슷한 백합과 풀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윤판나물, 둥굴레, 은방울꽃 잎이 비슷한 백합과 풀 산에 다니다가 보면 잎이 비슷한 풀들이 여럿 있다. 꽃이 피면 구별이 되겠지만 꽃이 피기 전이나 꽃이 지고 나서는 구별이 어렵다. 백합과 중에서는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윤판나물, 둥굴레, 은방울꽃이 그것이다. 윤판나물도 비슷한 윤판나물아재비가 있다. 애기나리와 은방울꽃은 근교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풀이다. 이런 종류의 풀들을 구분하는 것은 꽃대의 수, 가지 형태, 줄기 색깔, 꽃이 달리는 위치, 꽃 모양 등으로 확인한다. 그래도 어릴 때 잎들은 구별이 쉽지 않다. 둥굴레 이외에는 모두 독이 있다. 이들과 비슷한 여로, 박새와 같은 독초도 있어 나물로 먹는 사람들은 조심하여야 한다. ♧ 애기나리 (백합과) -- 외대 줄기 끝에..

비비추와 옥잠화 / 연보라 깔때기 꽃과 옥비녀 꽃

비비추와 옥잠화 연보라 깔때기 꽃과 옥비녀 꽃 7월 중순 대모산 숲길을 걸었다. 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그쳤다. 비비추와 옥잠화에 빗방울이 맺혀 보석처럼 반짝인다. 비비추는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주름이 잔물결처럼 반짝이고 주걱처럼 길쭉하다. 긴 잎자루에 잎이 세로줄이라 더 길어 보인다. 잎사귀 사이로 난 새끼손가락 정도 굵기 꽃대에 깔때기 모양을 한 연보라색 꽃송이가 차례차례 달렸다. 암술과 수술은 꽃잎 밖으로 길게 삐죽 나왔다. 비비추는 비비 틀면서 나는 풀이다. 잎이 꼬여서 뒤틀고 있다는 뜻으로 '비비'로 이름을 지었다. '취'는 먹는 나물이란 뜻으로 '취'가 '추'가 되었다. 옛 어른들은 비비추를 비비취라 그런다. 자루가 길어 장병옥잠(長柄玉簪), 색이 보..

수국과 식물 / 산수국, 수국, 나무수국

수국과 식물 산수국, 수국, 나무수국 산에 가면 산골짜기 돌무더기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산수국을 볼 수 있다. 안에 있는 것이 참꽃이고, 바깥에서 벌 나비를 유인하기 위해 꽃받침이 발달한 것이 무성화인 헛꽃이다. 가을이 되면 산수국 꽃은 빛이 바랜다. 화려한 헛꽃과 자잘한 참꽃이 여름 내내 벌 나비를 유혹하였었는데 이제는 결실의 계절을 보내며 지고 있다. 헛꽃 꽃색은 갈색으로 변한다. 꽃색이 변하는 것은 처음부터 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희고 붉은색이지만 수정을 하면 헛꽃은 꽃잎을 젖히고, 열매가 익기 시작하면 갈색으로 변하면서 꽃줄기가 뒤틀어진다. 헛꽃은 참꽃이 열매를 맺은 후에도 겨울까지 남아 새와 짐승들을 유인해서 씨앗을 보내는 임무를 다 마치고서 이듬해 봄에야 사그라진다. 수국은 산수국에..

굴참나무와 굴피나무 / 굴피집을 만드는 나무는?

굴참나무와 굴피나무 굴참나무는 굴피집을 만드는 나무 굴피나무는 홈통과 어망을 만들었던 나무 지붕을 일 때 기와처럼 쓰는 얇은 돌조각 또는 나뭇조각을 너와라 하여, 그런 재료로 지은 집이 너와집이다. 소나무 판자로 덮은 집도 너와집이다. 그런 너와집 중에 굴참나무 껍질로 지붕을 이은 집이 굴피집이다. 흔히 굴피나무는 굴피집을 만드는 재료로 오해를 한다. 굴피집이란 '굴참나무 껍질'이란 뜻으로 굴피나무와 전혀 관계가 없다. 굴참나무는 참나무 종류로 우리나라 어디에 가나 많다. '골이 지는 참나무'가 굴참나무가 되었다. 아름드리로 자라는 굴참나무는 줄기에 코르크가 두껍게 발달한다. 코르크 껍질은 보온과 방수가 뛰어나 굴피집 지붕으로 썼다. 굴참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많이 닮았는데, 굴참나무 잎 뒤에는 흰털이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