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식물 비교 52

비비추와 옥잠화 / 연보라 깔때기 꽃과 옥비녀 꽃

비비추와 옥잠화 연보라 깔때기 꽃과 옥비녀 꽃 7월 중순 대모산 숲길을 걸었다. 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그쳤다. 비비추와 옥잠화에 빗방울이 맺혀 보석처럼 반짝인다. 비비추는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주름이 잔물결처럼 반짝이고 주걱처럼 길쭉하다. 긴 잎자루에 잎이 세로줄이라 더 길어 보인다. 잎사귀 사이로 난 새끼손가락 정도 굵기 꽃대에 깔때기 모양을 한 연보라색 꽃송이가 차례차례 달렸다. 암술과 수술은 꽃잎 밖으로 길게 삐죽 나왔다. 비비추는 비비 틀면서 나는 풀이다. 잎이 꼬여서 뒤틀고 있다는 뜻으로 '비비'로 이름을 지었다. '취'는 먹는 나물이란 뜻으로 '취'가 '추'가 되었다. 옛 어른들은 비비추를 비비취라 그런다. 자루가 길어 장병옥잠(長柄玉簪), 색이 보..

수국과 식물 / 산수국, 수국, 나무수국

수국과 식물 산수국, 수국, 나무수국 산에 가면 산골짜기 돌무더기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산수국을 볼 수 있다. 안에 있는 것이 참꽃이고, 바깥에서 벌 나비를 유인하기 위해 꽃받침이 발달한 것이 무성화인 헛꽃이다. 가을이 되면 산수국 꽃은 빛이 바랜다. 화려한 헛꽃과 자잘한 참꽃이 여름 내내 벌 나비를 유혹하였었는데 이제는 결실의 계절을 보내며 지고 있다. 헛꽃 꽃색은 갈색으로 변한다. 꽃색이 변하는 것은 처음부터 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희고 붉은색이지만 수정을 하면 헛꽃은 꽃잎을 젖히고, 열매가 익기 시작하면 갈색으로 변하면서 꽃줄기가 뒤틀어진다. 헛꽃은 참꽃이 열매를 맺은 후에도 겨울까지 남아 새와 짐승들을 유인해서 씨앗을 보내는 임무를 다 마치고서 이듬해 봄에야 사그라진다. 수국은 산수국에..

굴참나무와 굴피나무 / 굴피집을 만드는 나무는?

굴참나무와 굴피나무 굴참나무는 굴피집을 만드는 나무 굴피나무는 홈통과 어망을 만들었던 나무 지붕을 일 때 기와처럼 쓰는 얇은 돌조각 또는 나뭇조각을 너와라 하여, 그런 재료로 지은 집이 너와집이다. 소나무 판자로 덮은 집도 너와집이다. 그런 너와집 중에 굴참나무 껍질로 지붕을 이은 집이 굴피집이다. 흔히 굴피나무는 굴피집을 만드는 재료로 오해를 한다. 굴피집이란 '굴참나무 껍질'이란 뜻으로 굴피나무와 전혀 관계가 없다. 굴참나무는 참나무 종류로 우리나라 어디에 가나 많다. '골이 지는 참나무'가 굴참나무가 되었다. 아름드리로 자라는 굴참나무는 줄기에 코르크가 두껍게 발달한다. 코르크 껍질은 보온과 방수가 뛰어나 굴피집 지붕으로 썼다. 굴참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많이 닮았는데, 굴참나무 잎 뒤에는 흰털이 많이..

서어나무와 소사나무 / 울퉁불퉁한 서어나무 가족

서어나무와 소사나무 울퉁불퉁한 서어나무 가족 서어나무와 참나무 종류는 중부지방에서 가장 많이 사는 나무 가족이다. 서어나무는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울퉁불퉁한 서어나무 가족으로는 서어나무, 개서어나무, 까치박달, 소사나무가 있다. 서어나무 나무줄기를 보면 껍질이 두꺼워 보인다. 나이테는 나무 안쪽에서 생기고 물과 영양분도 지나간다. 나무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 껍질 바로 안쪽이다. 그래서 껍질은 햇볕과 바람으로부터 나무의 민감한 부분을 보호한다. 서어나무는 추위에는 강하지만 여름에 직사광선을 받으면 껍질이 손상을 입기도 한다. 서어나무와 소사나무는 서어나무 종류 중에서는 자주 볼 수 있다. 서어나무는 서목(西木)에서 유래되어 서나무라고도 하는데 강원 이남 산지에서 살고, 소사나무는 서어나무 보다..

가죽나무와 참죽나무 / 쓸모 없는 것과 좋은 것을 비유할 때 쓴 나무

가죽나무와 참죽나무 쓸모없는 것과 좋은 것을 비유할 때 쓴 나무 스님들이 나물로 해서 먹는 참죽나무가 있고, 참죽나무와 달리 먹을 수 없다 하여 '가짜중나무(假僧木)'란 뜻인 가죽나무가 있다. 가죽나무는 잎 아래쪽 톱니 부근에 사마귀처럼 생긴 샘이 있는데 그곳에서 약한 역한 냄새가 난다. 사마귀가 있고 없고는 가죽나무과 참죽나무를 구별하는 차이점이다. 가죽나무가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것은 잎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가죽나무는 참죽나무처럼 잎을 사람에게 베풀어 줄 생각이 없다. 가죽나무는 참죽나무처럼 맛있지 않아서 가죽나무라 하였다는 얘기도 있다. 남부지방에서는 참죽나무를 가죽나무라 부르고, 진짜 가죽나무는 개가죽나무라 한다. 가죽나무는 산춘(山椿)이라 불렀다. 산에서 나는 참죽나무란 뜻이다. 가죽나무는 겨..

버드나무 사계

버드나무 사계 버드나무는 나뭇가지가 부들부들하다고 버들 또는 버드나무이다. 뒷산에 큰 버드나무가 있기에 관찰하였다. 버드나무는 봄에는 흰 솜털이 퍼져 주변 넓은 터를 하얗게 덮었다. 씨앗은 흰 솜털 안에 있는데, 숲에 포위되어서 그러한지 멀리 날지도 못하였다. 버드나무 씨앗은 연약하여 나무에서 떨어져 나오면 1주일 정도만 생명력을 유지하고, 그 뒤엔 생명력을 잃어버리니 온천지에 퍼지지 못한 솜털은 헛방이 되고 만다. 씨앗이 든 솜털은 물기가 있는 곳에 앉으면 곧 뿌리를 내리고 자라게 된다. 그늘에선 힘을 못 쓰고 햇볕이 있는 곳을 좋아한다. 씨앗이 아니더라도 버드나무는 가지를 꺾어 꽂기만 해도 된다. 땅에 꽂을 때는 가지 아래위가 따로 없다. 가지 옆에 툭 튀어나온 돌기에서 뿌리를 내려서 살 자리를 마련..

붉나무 · 옻나무 · 개옻나무 / 모두 옻이 오르는 나무일까?

붉나무 · 옻나무 · 개옻나무모두 옻이 오르는 나무일까?   어릴 때 가랑잎을 끄느라 산에 자주 올라갔다. 그때 어머니는 아까시나무 가시에 조심하라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 그리고 옻나무에 옻 오르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어느 것이 옻나무인지 분간도 못할 때였다. 대체로 옻나무는 밭에다 심어서 그런지 산에서는 보지 못하였다. 나중에 옻이 오른 사람을 보았는데 팔과 얼굴에 진물이 나는 것이 끔찍하였다. 사실 옻나무는 보기 드물었고, 개옻나무나 붉나무도 옻이 오를 수는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 나무에는 가까이 갈 생각을 못하였다. 개옻나무와 붉나무에 옻이 오를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다. 옻나무과 나무는 지구상에는 많아 600종 정도 된다고 한다. 열대지방에 많은데, 우리가 잘 아는 열대지방의 식..

초피나무와 산초나무 / 상쾌한 매운맛 향신료를 만드는 열매

초피나무와 산초나무 상쾌한 매운맛 향신료를 만드는 열매 초피나무 열매껍질을 초피라고 한다. 중부 이남 산과 들에서 초피나무를 볼 수 있다. 추어탕이나 고깃국을 끓일 때 초피 가루를 넣는다. 어떤 추어탕집에서는 제피라고도 하는데, 경상도와 전라도 지방에서는 초피나무를 제피나무라 하고 젬피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가을이면 씨앗을 따다가 절구에 빻아서 향신료로 쓰는데, 씨앗보다는 씨앗 껍질에서 향기가 많이 난다. 산초도 향기가 있는데 초피 향기가 강하다. 톡 쏘는 상쾌한 매운맛이 추어탕을 맛나게 한다. 생선요리에 넣기도 한다. 보통 사람들은 초피 가루를 산초 가루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산초나무와 초피나무를 구별을 하자면, 산초나무는 함경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서 높지 않고 깊지도 않은 산에서 볼..

찔레꽃과 돌가시나무 / 하얀 꽃이 피는 가시나무

찔레꽃과 돌가시나무 하얀 꽃이 피는 가시나무 찔레꽃은 5,6월 늦은 봄날 가물 때 피어 '찔레꽃 가뭄'이란 말이 있다. 들길 가다가 찔레꽃가지 얇은 껍질을 벗겨서 씹으면 초록색 물기에 배어 나온 맛이 싱싱하다. 꽃잎을 말린 찔레꽃차를 마시면 가슴속이 맑아진다. 속병을 다스리는 차라는데 그 향이 은은하다. 6월 초에 섬 산행을 갔다가 찔레꽃을 닮은 돌가시나무를 보았다. 전남 신안에 있는 비금도 그림산과 선왕산, 흑산도 칠락산에서 보았는데, 비금도에 그 꽃이 많다. 찔레꽃은 작은 가시가 나 있어서 '찌르는 꽃나무' 혹은 '찌르는 나무'라 찔레꽃이나 찔레나무가 되었다. 돌가시나무는 바위지대(돌)에서 자라는 가시나무(찔레꽃) 종류라는 뜻의 이름이다. 잎이 반들거려서 '반들가시나무'라고도 부른다. 찔레꽃이나 돌가..

싸리나무는 아닌데 싸리 이름을 가진 나무

싸리나무는 아닌데 싸리 이름을 가진 나무 땅비싸리, 족제비싸리, 광대싸리 산길을 가다가 보면 눈에 띄는 싸리나무 종류가 여럿 있다. 싸리, 참싸리, 조록싸리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싸리나무 종류가 아닌데도 싸리란 이름을 달고 있는 나무가 있다. 밤나무가 아닌데 너도밤나무, 나도밤나무가 있고, 뽕나무가 아닌데 꾸지뽕나무란 이름을 달고 있는 것과 같다. 땅비싸리, 족제비싸리, 광대싸리는 싸리나무와 연관성이 없는데도 싸리란 이름을 가진 나무다. ※ 싸리나무속 식물 : 조록싸리, 참싸리, 싸리, 괭이싸리, 개싸리, 비수리, 좀싸리 땅비싸리는 아래로부터 줄기가 여럿 나서 허리까지 자라는 반 관목의 나무로 콩과이며 땅비싸리속 식물이다. 명아주과의 비싸리(댑싸리)란 풀이 있는데 잔가지가 있어 빗자루를 만들어 쓰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