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식물 비교 50

서어나무와 소사나무 / 울퉁불퉁한 서어나무 가족

서어나무와 소사나무 울퉁불퉁한 서어나무 가족 서어나무와 참나무 종류는 중부지방에서 가장 많이 사는 나무 가족이다. 서어나무는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울퉁불퉁한 서어나무 가족으로는 서어나무, 개서어나무, 까치박달, 소사나무가 있다. 서어나무 나무줄기를 보면 껍질이 두꺼워 보인다. 나이테는 나무 안쪽에서 생기고 물과 영양분도 지나간다. 나무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 껍질 바로 안쪽이다. 그래서 껍질은 햇볕과 바람으로부터 나무의 민감한 부분을 보호한다. 서어나무는 추위에는 강하지만 여름에 직사광선을 받으면 껍질이 손상을 입기도 한다. 서어나무와 소사나무는 서어나무 종류 중에서는 자주 볼 수 있다. 서어나무는 서목(西木)에서 유래되어 서나무라고도 하는데 강원 이남 산지에서 살고, 소사나무는 서어나무 보다..

가죽나무와 참죽나무 / 쓸모 없는 것과 좋은 것을 비유할 때 쓴 나무

가죽나무와 참죽나무 쓸모없는 것과 좋은 것을 비유할 때 쓴 나무 스님들이 나물로 해서 먹는 참죽나무가 있고, 참죽나무와 달리 먹을 수 없다 하여 '가짜중나무(假僧木)'란 뜻인 가죽나무가 있다. 가죽나무는 잎 아래쪽 톱니 부근에 사마귀처럼 생긴 샘이 있는데 그곳에서 약한 역한 냄새가 난다. 사마귀가 있고 없고는 가죽나무과 참죽나무를 구별하는 차이점이다. 가죽나무가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것은 잎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가죽나무는 참죽나무처럼 잎을 사람에게 베풀어 줄 생각이 없다. 가죽나무는 참죽나무처럼 맛있지 않아서 가죽나무라 하였다는 얘기도 있다. 남부지방에서는 참죽나무를 가죽나무라 부르고, 진짜 가죽나무는 개가죽나무라 한다. 가죽나무는 산춘(山椿)이라 불렀다. 산에서 나는 참죽나무란 뜻이다. 가죽나무는 겨..

버드나무 사계

버드나무 사계 버드나무는 나뭇가지가 부들부들하다고 버들 또는 버드나무이다. 뒷산에 큰 버드나무가 있기에 관찰하였다. 버드나무는 봄에는 흰 솜털이 퍼져 주변 넓은 터를 하얗게 덮었다. 씨앗은 흰 솜털 안에 있는데, 숲에 포위되어서 그러한지 멀리 날지도 못하였다. 버드나무 씨앗은 연약하여 나무에서 떨어져 나오면 1주일 정도만 생명력을 유지하고, 그 뒤엔 생명력을 잃어버리니 온천지에 퍼지지 못한 솜털은 헛방이 되고 만다. 씨앗이 든 솜털은 물기가 있는 곳에 앉으면 곧 뿌리를 내리고 자라게 된다. 그늘에선 힘을 못 쓰고 햇볕이 있는 곳을 좋아한다. 씨앗이 아니더라도 버드나무는 가지를 꺾어 꽂기만 해도 된다. 땅에 꽂을 때는 가지 아래위가 따로 없다. 가지 옆에 툭 튀어나온 돌기에서 뿌리를 내려서 살 자리를 마련..

붉나무, 옻나무, 개옻나무 / 모두 옻이 오르는 나무일까?

붉나무, 옻나무, 개옻나무 모두 옻이 오르는 나무일까? 어릴 때 가랑잎을 끄느라 산에 자주 올라갔다. 그때 어머니는 아까시나무 가시에 조심하라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 그리고 옻나무에 옻 오르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어느 것이 옻나무인지 분간도 못할 때였다. 대체로 옻나무는 밭에다 심어서 그런지 산에서는 보지 못하였다. 나중에 옻이 오른 사람을 보았는데 팔과 얼굴에 진물이 나는 것이 끔찍하였다. 사실 옻나무는 보기 드물었고, 개옻나무나 붉나무도 옻이 오를 수는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 나무에는 가까이 갈 생각을 못하였다. 개옻나무와 붉나무에 옻이 오를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다. 옻나무과 나무는 지구상에는 많아 600종 정도 된다고 한다. 열대지방에 많은데, 우리가 잘 아는 열대지방의 식용 열..

초피나무와 산초나무 / 상쾌한 매운맛 향신료를 만드는 열매

초피나무와 산초나무 상쾌한 매운맛 향신료를 만드는 열매 초피나무 열매껍질을 초피라고 한다. 중부 이남 산과 들에서 초피나무를 볼 수 있다. 추어탕이나 고깃국을 끓일 때 초피 가루를 넣는다. 어떤 추어탕집에서는 제피라고도 하는데, 경상도와 전라도 지방에서는 초피나무를 제피나무라 하고 젬피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가을이면 씨앗을 따다가 절구에 빻아서 향신료로 쓰는데, 씨앗보다는 씨앗 껍질에서 향기가 많이 난다. 산초도 향기가 있는데 초피 향기가 강하다. 톡 쏘는 상쾌한 매운맛이 추어탕을 맛나게 한다. 생선요리에 넣기도 한다. 보통 사람들은 초피 가루를 산초 가루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산초나무와 초피나무를 구별을 하자면, 산초나무는 함경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서 높지 않고 깊지도 않은 산에서 볼..

찔레꽃과 돌가시나무 / 하얀 꽃이 피는 가시나무

찔레꽃과 돌가시나무 하얀 꽃이 피는 가시나무 찔레꽃은 5,6월 늦은 봄날 가물 때 피어 '찔레꽃 가뭄'이란 말이 있다. 들길 가다가 찔레꽃가지 얇은 껍질을 벗겨서 씹으면 초록색 물기에 배어 나온 맛이 싱싱하다. 꽃잎을 말린 찔레꽃차를 마시면 가슴속이 맑아진다. 속병을 다스리는 차라는데 그 향이 은은하다. 6월 초에 섬 산행을 갔다가 찔레꽃을 닮은 돌가시나무를 보았다. 전남 신안에 있는 비금도 그림산과 선왕산, 흑산도 칠락산에서 보았는데, 비금도에 그 꽃이 많다. 찔레꽃은 작은 가시가 나 있어서 '찌르는 꽃나무' 혹은 '찌르는 나무'라 찔레꽃이나 찔레나무가 되었다. 돌가시나무는 바위지대(돌)에서 자라는 가시나무(찔레꽃) 종류라는 뜻의 이름이다. 잎이 반들거려서 '반들가시나무'라고도 부른다. 찔레꽃이나 돌가..

싸리나무는 아닌데 싸리 이름을 가진 나무

싸리나무는 아닌데 싸리 이름을 가진 나무 땅비싸리, 족제비싸리, 광대싸리 산길을 가다가 보면 눈에 띄는 싸리나무 종류가 여럿 있다. 싸리, 참싸리, 조록싸리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싸리나무 종류가 아닌데도 싸리란 이름을 달고 있는 나무가 있다. 밤나무가 아닌데 너도밤나무, 나도밤나무가 있고, 뽕나무가 아닌데 꾸지뽕나무란 이름을 달고 있는 것과 같다. 땅비싸리, 족제비싸리, 광대싸리는 싸리나무와 연관성이 없는데도 싸리란 이름을 가진 나무다. ※ 싸리나무속 식물 : 조록싸리, 참싸리, 싸리, 괭이싸리, 개싸리, 비수리, 좀싸리 땅비싸리는 아래로부터 줄기가 여럿 나서 허리까지 자라는 반 관목의 나무로 콩과이며 땅비싸리속 식물이다. 명아주과의 비싸리(댑싸리)란 풀이 있는데 잔가지가 있어 빗자루를 만들어 쓰듯, ..

봄망초와 개망초

봄망초와 개망초 북미 원산인 귀화식물 집 부근 공원을 산책하다가 보니 누가 개망초를 뽑아 놓았다. 꽃이 채 피지도 못하고 뽑혔다. 개망초는 생김새에 비해 이름이 억울하게 붙은 풀이다. 아주 몹쓸 풀로 여겨지는 이름인데, 농사를 다 망친 풀이라고 개망초(皆亡草)란 얘기도 있다. 북미가 원산인 이 풀이 일제강점기에 철도를 놓는 침목에 묻혀 들어와 퍼지면서 나라를 망했다는 얘기가 전하면서 몹쓸 풀이름이 되었다. 개망초를 뽑는 사람도 그런 생각에서 뽑았을 것 같다. 개망초는 풀밭이나 산비탈이나 들판 어디서나 잘 자라는 풀이다. 아무 데나 잘 자라서 이름 앞에 '개-'가 붙었을 것이다. 개망초보다 조금 앞서 피는 봄망초가 있다. 개망초에 비해 숫자가 적은 봄망초는 4월부터 피어 6월까지 피고, 개망초가 6월부터 ..

후박나무와 일본목련

후박나무와 일본목련 후박나무는 우리나라 남쪽 섬지방에서 자라는 난대림을 대표하는 나무다. 녹나무과의 상록교목으로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고유 수종이다. 나무의 껍질이 위장을 치료하는 '후박(厚朴)'이라는 한약재로 쓰여 '후박이 나는 나무'라 후박나무가 되었다. 혹은 잎이 넓고 두꺼워 넓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 두텁고 거짓이 없다는 뜻의 후박(厚朴)을 일러 후박나무가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일본목련은 목련과 인 낙엽교목으로 일본이 원산지인 식물이다. 조경수로 심기 위해 들여왔는데 근교 산기슭에서도 가끔 볼 수 있다. 목련은 꽃이 피고 난 뒤에 잎이 나는데, 일본목련은 잎이 핀 다음에 꽃이 핀다. 일본에서는 '호오노기'라 부르고 학명만 후박(厚朴)이라 하는 것을 수입하면서 후박나무와 혼용하여 잘못 쓴 것이 혼란..

모과와 명자

모과와 명자 모과와 작은 모과 사람들이 과일을 다 좋아하지만, 과일 중에서 대접을 받지 못하고 못난이라고 말하는 과일이 모과이다. 그래도 요즈음에는 잘 키우는지, 품종을 개량하였는지, 못난이 모과가 많이 없어졌다. 수요가 적으니 많이 심지는 않는 편이다. 모과는 나무에 달린 참외란 뜻인 목과(木瓜)에서 이름이 유래하였듯 참외처럼 노랗고 향긋하다. 그래서 결실의 계절이 지나면 집안 한편에 따로 두고 향을 음미하는 과일이 모과이다. 모과나무와 비슷한 열매가 달리는 나무가 명자나무다. 열매를 명사자(榠樝子)라 하는데 줄여서 명자가 되었고, 나무이름이 되었다. 두 나무 이름은 모두 열매에서 유래되었다. 명자는 꼭 모과처럼 생겨서 작은 모과라 부른다. 모양으로 구분하자면 모과가 좀 길쭉하고, 명자는 사과 모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