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197

벌과 나비는 언제 나오나?

벌과 나비는 언제 나오나?   3월 중순 근교 세정사계곡에 들꽃을 보러 갔다. 올해는 기온이 낮아 들꽃이 나오는 것이 늦다. 작년에는 봄이 일찍 와서 꽃이 한꺼번에 피었는데, 그때는 벌과 나비가 꽃가루받이를 감당하기는 너무 한꺼번에 핀 꽃이 많았다. 꽃이 미리 피거나 한꺼번에 피면 꽃가루받이에 차질이 생긴다. 벌과 나비는 농작물 생산과 생태계 균형 유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곤충이다. 곤충의 개체수는 여름에 남은 곤충의 개체수가 다음 해 개체 수를 좌우한다는데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다.  나비는 영하의 겨울을 앞두고 지낼 곳을 미리 찾아다니며  정해놓지는 않는다. 눈과 바람이 심해지면 피할 수 있는 바위나 나무 틈을 찾아 죽은 듯이 날개를 접고 견딘다. 나비는 알-유충-번데기-성충 어느 한 단계에서 겨..

산에서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

산에서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   산에 들면 즐겁고 기쁜 일이 많다. 숲 속 싱그러움이 좋고, 흐르는 물소리가 즐겁고, 새들 노래까지 들으면 더욱 좋다. 산에 들면 계절마다 그 감흥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허리 숙여 보는 작은 들꽃이 우리를 기쁘게 한다. 들꽃을 찾으러 나섰다가 찾으려던 들꽃이 나타나 우리를 기쁘게 한다. 들길에서 맡는 풀냄새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숲을 울리는 이름 모를 새들 노래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등성이를 넘어 갑자기 펼쳐지는 초록빛 융단이 우리를 기쁘게 한다.     바위에 걸터앉아서 듣는 물소리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훤히 보이는 맑은 물속을 보거나 흐르는 물속에서 빛나는 조약돌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우렁찬 폭포 물소리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작은 폭포 안에 들어가 폭포수..

추위를 겪어야 봄꽃을 얻는다

추위를 겪어야 봄꽃을 얻는다        겨울에는 추위가 찾아온다. 한겨울 추위가 지나면 죽는 식물이 있고 어떤 식물은 그대로 살아간다. 식물은 태어나서 살고 죽으며 균형을 이룬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온다. 어려운 시간이 지나 얻은 행복이 귀하듯, 겨울이 있어서 봄은 더 반갑고 귀하다. 한겨울을 겪고서 꽃이 피는 걸 보면 생명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추위가 싫다고 이번 겨울은 덜 추웠으면 싶지만 식물은 꼭 그런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겨울을 준비하듯 나무도 그러하다. 나무는 미리 겨울눈을 만들고 싹을 감쌀 단단한 껍질을 만든다. 추위가 스며들 틈을 막기 위해 낙엽을 떨어뜨리고, 얼지 않도록 수분 농도는 낮추고 당분 농도를 높인다. 그렇게 나무는 겨울을 대비한 몸을 만들고 봄을 준비한다. ..

위례오솔길에 있던 이태리포플러

위례오솔길에 있던 이태리포플러- 청량산 위례오솔길에 서 있던 나무   남한산성 본성이 있는 산이 청량산이다. 위례 뒷산인 청량산 아래에 즐겨 걷는 오솔길을 나는 위례오솔길이라 이름 붙였다. 인적이 드문 그 오솔길에는 들꽃이 많고 아름답다. 그곳은 외진 곳으로 여름에는 개망초, 고마리가 지천이고 가을에는 꽃향유, 개미취가 만발하는 곳이다. 그 들꽃 화원에 엄청 큰 이태리포플러가 우뚝 서 있다. 위례오솔길에서는 가장 큰 나무이다.  이태리포플러는 이탈리아에서 처음 들어온 포플러 종류라는 뜻의 이름인데 캐나다가 원산이다. 양버들과 미루나무의 잡종이다. 미루나무, 양버들, 이태리포플러는 학명을 모두 Populus로 쓰고 있다. 포플러(Poplar)는 어느 한 종류의 나무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 포플러스(Popul..

2024년 '올해의 꽃'

2024년 '올해의 꽃'  2024년 '올해의 꽃'은 2024년 산과 숲을 다니며 찾은 꽃이다. 새봄에 보는 꽃들은 관심을 더 받는다. 가장 먼저 오는 계절이라 다른 계절과 다르게  봄에는 '새'가 붙어 새봄이다. 연인산에서는 정상에서 아재비고개로 이어지는 능선은 가히 화원이요, 북한산은 주능선에 올라서면 꽃이 다양하고 많다. 설악산에서는 정상에 가까운 쪽에 희귀한 꽃이 많다. 설악산까지만 내려와 사는 북방계 식물을 볼 수 있다. 바람꽃이나 만주송이풀은 대청봉 정상 부근에 있고, 꽃개회나무나 털개회나무 꽃은 소청봉 가까이에 있다. 중청봉 가는 길에 본 참기생꽃은 의외의 수확이었다.       ▲ 올괴불나무 (인동과) : 꽃이 일찍 피는 괴불나무 종류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산지에서..

더위를 식히는 음식

더위를 식히는 음식   올해 더위는 엄청 덥고 길다. 더위를 잘 견딘다는 사람도 혀를 내두를 판이다. 우리나라를 덮고 있는 기압대가 떠날 줄 몰라서 그렇다고 한다. 오뉴월 손님은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속담이 이 더위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집에 있는 사람도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도 마냥 에어컨에 갇혀 살다가는 냉방병에 귀앓이도 조심해야 한다. 부채를 들고 느티나무 아래나 물가로 가서 책이나 읽을 수 있다면 그런 호사가 없다.    '더위를 먹는다'는 말이 있다. 과도하게 더운 기운이 몸 안으로 들어왔다는 의미이다. 고온에 장시간 더운 곳에 있거나, 열 이 많은 사람이 고체온에 견디지 못하면 더위를 먹게 된다. 그럴 때는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서 쉬어야 한다. 다음으로 수건을 적셔서 몸에 대어서 온도를 낮추고..

쌈으로 먹는 산나물 들나물

쌈으로 먹는 산나물 들나물  십수 년 전 5월 초순 강원도에 있는 산에 갔을 때였다. 강릉 왕산면 삽당령에서 정선 임계에 있는 백복령까지 백두대간 산길을 걸었다. 그 사이에 있는 산이 두리봉(1033)과 석병산(1055)이다. 봄바람이 뺨을 스치고 온천지가 초록이었다. 별유천지가 그곳이었다. 마을사람들이 산에 올라와 나물을 하고 있었다. 식사 중인 옆을 지나는데 어느 분이 부르더니 한 잎 먹고 가란다. 산미나리에 쌈장을 얹어서 건네준다. 한입 받아먹으니 세상에 그런 맛이 없다. 신선이 먹는 음식인지 절로 넘어간다. 그 뒤로 산만 다녔지 나물을 알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고려말 궁녀나 시녀로 원나라에 끌려간 우리나라 여인들은 궁중 뜰에 상추를 심어 쌈을 싸 먹으며 실향의 슬픔을 달랬다. 이를 먹어본 ..

한 잎 따서 먹는 나물 / 찔레꽃, 싱아, 큰괭이밥 …

한 잎 따서 먹는 나물찔레꽃, 싱아, 큰괭이밥, 큰까치수염, 마, 산뽕나무, 다래, 국수나무    산행을 하다가 시원한 바람 한번 불어오면 전신을 재충전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씹을 수 있는 풀잎 물고 걸어가면 걷는 힘이 달라진다. 자연의 기운을 절로 느낄 수 있다. 풀잎 하나가 힘이 될 수 있으니 신비한 일이고 고마운 일이다. 산길에서 한 잎 따서 입에 물고 나물은 하지 않으니 식물을 해칠 일은 아니다. 산 다니며 알게 되고 책을 읽어 알게 된 식물이다. 한 잎 뜯고 한 줄기 꺾어서 음미할 수 있는 몇 가지 식물을 정리하였다.   ○ 찔레꽃 (장미과) 꽃잎과 어린순: 만지면 가시에 찔려 찔레이다. 봄에 꽃과 잎을 나물로 한다. 꽃잎은 그냥 먹거나 꽃전을 부치고, 어린순은 데쳐서 무쳐 먹는다. 어린줄기에 ..

봄날에 화전놀이 / 봄향 가득한 꽃전 · 잎전

봄날에 화전놀이 봄향 가득한 꽃전 · 잎전  삼월삼짇날은 지금은 잊힌 명절이다. 예전에는 설날, 단오 못지않은 명절이었다. 삼짇날은 음력 3.3이 되면 답청절(踏靑節)이라 하여 가까운 산이나 들로 나가 풀을 밟았다. 삼짇날은 4.4~4.5 돌아오는 청명절(淸明節)과 겹칠 때도 있다. 삼짇날 사당에 음식을 올리고 화전(花煎)을 만들었다. 화전은 꽃잎전이다. 어릴 때 큰집에 갔을 때 어른들이 들로 화전놀이 간다고 하여 솥뚜껑을 들고 따라갔다. 솥뚜껑을 돌에 얹고 불을 지펴서 진달래 화전을 만들었다.  전, 부침개, 적을 혼재해서 쓰는데, 사전에서 그 말을 찾아보았다. 전(煎)은 채소나 생선, 고기를 얇게 저며 간을 하여 밀가루와 달걀을 씌워 기름에 부친 음식을 통틀어 하는 말이고, 부침개는 기름에 부쳐서 만..

식물은 수정이 되면 어떻게 변할까?

식물은 수정이 되면 어떻게 변할까?  식물도 자식을 얻기 위해 꽃이란 생식기관을 만든다. 꽃은 꽃받침, 꽃잎, 수술, 암술, 씨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암술과 수술, 암꽃과 수꽃이 식물의 성(性)이다. 꽃은 스스로를 아름답게 만들고 향기를 내어 곤충을 부르고, 바람에 의하거나 스스로 힘에 의해 꽃가루받이를 한다. 꽃밥을 떠난 꽃가루는 꽃가루받이를 하면 발아하여 꽃가루관이 된다. 꽃가루관은 암술대를 뚫고 들어가 밑씨주머니와 연결된다. 이때 정핵이 분열되며 알세포와 극핵과 결합하는 것이 수정이다. 수정 후 세포 분열하고 조직을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수정을 한 식물은 외부에서 보면 그 변화를 알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수정이 되면 꽃은 시들고, 씨방이 자라며 열매가 된다. 사과꽃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