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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새들은 어디서 지내고 어디서 잘까?

향곡[鄕谷] 2025. 4. 17. 19:37

 

새들은 어디서 지내고 어디서 잘까?

 

 

 

봄이 되니 새들이 많아졌다. 새들은 새벽부터 나와서 노래를 한다. 깊은 산속에 들면 새들 노랫소리는 더 청량하다. 새는 울대가 다양하여 소리가 다양하다. 새들이 소리를 내는 것은 짝짓기 상대방을 찾고 영역을 표시하는 경쟁의 목소리이다.  '멧새들은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에서 지내다가 보오얀 봄길 찾아 문안하여 나왔느뇨'. 유치환의 시〈춘신(春信)〉에 나오는 글이다. 새들은 어디서 자고 어디서 지낼까?   

 

새들의 서식처는 키가 작은 나무들이 사는 곳이 대부분이다. 키 작은 숲은 바람을 잠재울 수 있어 보금자리를 만들기도 쉽다. 작은 덤불 속 숲에서는 목욕하기도 좋다. 대부분의 새는 수풀이나 나무 위에서 지내고 잔다. 새들은 나무 깊은 곳으로 찾아들고 빈집, 새장, 움푹 들어간 곳, 얕은 동굴이나 벼랑 틈새, 굴뚝에도 찾아든다. 높은 나무에 터를 잡고 지내는 새도 있다. 도시 부근에 사는 새는 다리 밑, 에어컨 실외기 밑 등 구석진 곳을 찾아든다. 새가 집단을 이루는 것은 모이를 찾기 쉽고 경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새는 다니며 몸을 문지르는 것은 꽁지에서 가름을 문질러 방수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밖에서 지내며 스스로 몸관리를 한다.   

 

새는 나뭇가지에 걸터앉거나 서 있거나 땅에 앉거나 둥지에 앉거나 날거나 헤엄치거나 거꾸로 매달려서도 잔다. 개똥지빠귀는 나뭇가지나 관목에서 자고, 까마귀나 찌르레기는 나무 위에서 무리를 지어 홰를 치고 잠을 잔다. 어린 새는 나뭇가지에서 잔다. 물새는 물 위에서 자고, 큰 새는 물 위나 나뭇가지 위나 주변에 개방된 낮은 땅에서 아무렇게나 잔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잠을 청하는 장소가 다르다. 새들은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때만 둥지를 찾는다. 둥지는 알을 품거나 어린 새끼들이 지낼 공간으로만 쓰고 둥지에서 자지 않는다.    

 

새는 정해진 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잠깐씩 잠을 자는 것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동하는 새는 1~2분 정도 100회 이상 잠을 잔다고 한다. 새는 한쪽 눈을 번갈아 감고서 수면을 취할 수 있다. 그렇게 해도 뇌를 잠재울 수 있고, 뇌의 절반이 그런 구실을 각각 하기 때문이다. 새는 나뭇가지에서 잠자도 떨어지지 않는다. 나뭇가지를 움켜쥐고 있는 발가락의 근육이 부착되도록 적응되었고 긴장도가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쪽 발은 품속에 넣고 자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체온 조절을 하여 열의 손실량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이는 새의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위험을 대비하는 경각심도 가지면서 휴식을 취한다. 

 

열매가 익을 무렵은 어린 새들이 무리지어 날아다니는 시기와 일치한다. 새들이 다녀간 숲은 열매를 먹고 흩는다. 그런 시기에는 새들에게 덫을 놓지 않는다. 농약 살포로 곤충이 사라지고, 환경이 오염되고, 도시개발로 서식지가 줄어들어 새가 사라지고 있다. 사람도 살 환경이 나빠진다는 뜻이다. 장자가 말하길  '뱁새는 깊은 숲 속에 집을 짓는다 해도 나뭇가지에 짓는다'라고 하였다. 아무리 욕심을 부려도 차지할 수 있는 재보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비유이다. 조선의 문인 송익필은 새들은 항상 만족하여 족족하는데, 사람들은 만족을 몰라 부족하다며 산다고 했다. 새들은 자기 나뭇가지를 정해놓지도 않는다. 그러나 새들이 앉아 있는 곳은 모두 새들의 터요 집이다. 

 

 

 

곤줄박이 / 검단산 (2018.12.15)

 

 

까막딱따구리 / 도봉산 (2012.3.31)

 

 

노랑지빠귀 / 남한산성 (2020.2.18)

 

 

동고비 / 남한산성 (2020.2.19)

 

 

들꿩 / 경기도 포천 (2019.11.12)

 

 

딱새(수컷) / 남한산성 (2020.2.27)

 

 

박새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2.19)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2.14)

 

 

직박구리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4.3)

 

 

청동오리 / 한강 (201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