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
산에 들면 즐겁고 기쁜 일이 많다. 숲 속 싱그러움이 좋고, 흐르는 물소리가 즐겁고, 새들 노래까지 들으면 더욱 좋다. 산에 들면 계절마다 그 감흥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허리 숙여 보는 작은 들꽃이 우리를 기쁘게 한다. 들꽃을 찾으러 나섰다가 찾으려던 들꽃이 나타나 우리를 기쁘게 한다. 들길에서 맡는 풀냄새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숲을 울리는 이름 모를 새들 노래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등성이를 넘어 갑자기 펼쳐지는 초록빛 융단이 우리를 기쁘게 한다.
바위에 걸터앉아서 듣는 물소리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훤히 보이는 맑은 물속을 보거나 흐르는 물속에서 빛나는 조약돌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우렁찬 폭포 물소리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작은 폭포 안에 들어가 폭포수를 맞으며 물줄기가 바깥을 가릴 때 우리는 기쁘다. 물속에서 나와 마른 바위에 발을 디딜 수 있을 때 우리는 기쁨을 느낀다.
구름을 보는 일은 여유롭고 즐겁다. 바위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을 보는 일은 우리를 기쁘게 한다. 구름이 만든 동물 모양이 우리를 기쁘게 한다. 구름 속에서 햇살이 나와 그 빛이 한 군데만 비칠 때 그것이 묘하여 우리를 기쁘게 한다. 산 정상에서 내려보는 구름 위에 산그림자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구름이 온천지를 감싸서 산 밖을 볼 수 없는 일도 묘하지만 구름이 걷히며 바깥세상이 갑자기 나타나 우리를 기쁘게 한다. 섬산에 서서 점점이 펼쳐진 섬 밖의 섬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산 앞에 서면 흰눈이 하얗게 쌓인 풍경이 우리를 기쁘게 한다. 아무도 밟지 않은 산길을 걸어가는 발걸음이 우리를 기쁘게 한다. 산속에 들어 가득한 상고대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돌사자 한쪽이 눈에 녹아 빼꼼 내민 모습이 우리를 기쁘게 한다. 온산을 가득 채운 눈꽃이 우리를 기쁘게 한다. 눈 속에 나타난 푸른 하늘이 우리를 기쁘게 한다. 산에 들면 삼라만상이 펼치는 풍경에 우리를 기쁘게 하는 일이 많다.
'자연의 향기 > 숲향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위를 겪어야 봄꽃을 얻는다 (1) | 2025.01.28 |
---|---|
위례오솔길에 있던 이태리포플러 (0) | 2025.01.10 |
2024년 '올해의 꽃' (1) | 2025.01.01 |
더위를 식히는 음식 (0) | 2024.08.22 |
쌈으로 먹는 산나물 들나물 (0) | 2024.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