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식히는 음식
올해 더위는 엄청 덥고 길다. 더위를 잘 견딘다는 사람도 혀를 내두를 판이다. 우리나라를 덮고 있는 기압대가 떠날 줄 몰라서 그렇다고 한다. 오뉴월 손님은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속담이 이 더위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집에 있는 사람도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도 마냥 에어컨에 갇혀 살다가는 냉방병에 귀앓이도 조심해야 한다. 부채를 들고 느티나무 아래나 물가로 가서 책이나 읽을 수 있다면 그런 호사가 없다.
'더위를 먹는다'는 말이 있다. 과도하게 더운 기운이 몸 안으로 들어왔다는 의미이다. 고온에 장시간 더운 곳에 있거나, 열 이 많은 사람이 고체온에 견디지 못하면 더위를 먹게 된다. 그럴 때는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서 쉬어야 한다. 다음으로 수건을 적셔서 몸에 대어서 온도를 낮추고, 물이나 음료수로 탈수를 예방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 년 사계절 중에서 양기(陽氣)를 가장 많이 손상시키는 때가 삼복더위라 한다. 소진된 양기를 보충하고자 사람들은 보양식을 먹는다. 그런 보양식 말고 더위를 식히는 음식이 있다. 먼저 과일이다. 수박, 참외, 포도, 토마토가 그것이다. 수분과 당비가 높아 갈증과 피로를 해소한다. 또 배뇨를 촉진하고 체내에 더운 기운을 소변으로 내보낼 수 있다.
음료로 마실 수 있는 것으로 매실음료, 녹차, 꽃향유, 쑥차가 있다. 매실은 구연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유기산 종류이다. 소화를 돕고 피부를 진정시킨다. 녹차나 쑥차는 더위를 예방할 수 있고, 꽃향유는 꽃차로 마신다. 더위를 예방하고 식욕을 돋우는데 좋다. 익모초는 성질이 차서 더위 예방에 좋은데, 즙은 너무 강해서 대개 가을에 환을 만들어 두었다가 먹는다.
곡식으로는 현미, 녹두, 메밀, 팥이 있다. 현미는 밥에 섞어서 먹으면 되는데 피로 해소에 좋다. 녹두는 묵이나 국수로 해서 먹는다. 메밀은 체내 흡수가 되며 열을 뺏는다. 역시 묵이나 국수로 많이 먹는다. 팥은 해열작용과 이뇨작용을 돕는다. 빙수나 묵으로 해서 먹는데 빙수로 먹을 때에는 설탕을 많이 넣어서는 안 된다.
채소와 해조류로는 오이, 가지, 미역이 있다. 오이는 열을 내리고 부기를 내린다. 갈증을 해소하고 식이섬유가 있어 소화를 돕고 체내노폐물을 없앤다. 냉국으로 많이 먹는다. 가지도 수분이 많아 열을 내리는데 좋다. 미역은 체내 열을 식히는 해조류이다. 미역냉국으로 먹으면 된다. 더위도 식히고 철분 등의 영양소로 건강에 도움을 준다. 사람이 땀을 적당히 흘리는 것은 생명을 보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더운 여름에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음식을 먹으며 더위를 쫓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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