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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 · 양버들 · 이태리포플러 / 모두가 포플러

향곡[鄕谷] 2024. 5. 20. 18:08

미루나무 · 양버들 · 이태리포플러 

모두가 포플러

 

 

○ 미루나무

미루나무는 북미에서 전래된 버드나무란 뜻이다. 전국 길가에 많이 심었으나 지금은 잘 심지 않는다. 빨리 자라나 쓰임새가 제한적이다. 식물학 분류로는 사시나무 종류지만 처음 수입한 사람들은 미국에서 오고 수형이 아름답고 버드나무로 여겨 미류(美柳)나무라 했다. 그러다가 부르기 쉽게 미루나무로 한 것이 표준명이 되었다. 학명은 Populus deltoides로  Populus는 사시나무속을 일컫는다. deltoides는 잎 모양이 삼각형에 가까움을 나타낸다. 북한명은 넓은잎뽀뿌라이다. 가지가 옆으로 퍼져 수형이 둥글며, 맹아지가 거의 나오지 않으며, 잎밑에 선점(腺點)이 있고, 잎은 폭보다 길이가 길다.   

 

 

 

미루나무 / 선유도 (서울 영등포구. 2019.9.18)

 

 

미루나무 / 선유도 (서울 영등포구. 2019.9.18)

 

 

미루나무 / 북한산(서울 성북구.2023.6.19)

 

 

○ 양버들

미루나무와 거의 같은 시기에 들어왔으며 이탈리아가 원산이다. 양버들은 미루나무와 같이 사시나무 종류지만 서양에서 들어온 버들이라고 양(洋)버들이라 지었다. 일제강점기에 신작로에 가로수로 많이 심었다. 처음에는 수형이 피라미드형을 이룬다는 뜻에서 '피라밋드포플라'라고 하였으나 양버들로 바꾸었다, 학명은 Populus nigra이다. Populus는 미루나무와 같고, nigra는 검다는 뜻이다. 나무껍질이 검어서 그렇다. 북한명은 검은뽀뿌라이다. 이름이 비슷한 수양버들은 중국 원산인 버드나무 종류이다. 양버들은 미루나무와 비슷하나 가지가 옆으로 잘 벌어지지 않고 곧추서며 수형은 빗자루 모양이다. 맹아지가 많이 나오며, 잎밑에 선점이 없으며, 잎은 폭이 넓고 길이가 짧은 점이 다르다. 

 

 

 

양버들 / 경기도 고양시 교현리 (2024.4.19)

 

 

양버들 / 선유도 (서울 영등포구. 2019.9.18)

 

 

양버들 / 월드컵공원 (서울 마포구. 2022.9.19)

 

 

이태리포플러

이탈리아에서 처음 들어온 포플러 종류라는 뜻의 이름인데 캐나다가 원산이다. 전국의 하천이나 물가 주변에 많이 심었다. 양버들과 미루나무의 잡종으로 학명은 Populus euramericana이다.  Populus는 미루나무나 양버들과 같고, 종소명 euramericana 에서 잡종인 것을 알 수 있다. 수형은 곧게 자라는데 양버들에 비해 가지가 옆으로 퍼지면서 자란다. 잎 폭보다 길이가 긴 점이 다르다. 집 가까이 산길에 서 있는 이태리포플러 거목은 해가 갈수록 기울고 있어 옆으로 지나가는 것이 조심스럽다.

 

 

 

이태리포플러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2.4.29)

 

 

이태리포플러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1.9.3)

 

 

위의 세 나무는 학명을 모두 Populus로 쓰고 있다. 포플러(Poplar)는 어느 한 종류의 나무를 지칭하는 게 아니다. 포플러는 포플러스(Populus) 속 나무, 즉 사시나무 속 나무를 총칭하는 말이다. 세 포플러는 모두 속성수이고 수명이 짧아 100년이 한계이다. 태풍이 불거나 강이 범람하면 쓰러질 위험이 크다. 그래서 하천에서는 보기 힘들고 자생하지 않아 보기 힘들다. 

 

사시나무 속에 속하는 나무는 사시나무, 은사시나무, 수원은사시나무, 황철나무, 미루나무, 양버들, 이태리포플러이며 모두 포플러이다. 그중 사시나무와 황철나무가 우리나라 포플러 고유종이다. 사시나무 떨듯 한다는 말이 있다. 사시란 말은 신을 부를 때 무당이 대를 흔들어대는 모양이니, 나무이름과 걸맞다.

 

고유종 외에 포플러는 잡종이거나 산림녹화를 위해 들여온 귀화종이다. 포플러 솜털씨앗은 꽃가루로 오해를 하는데, 꽃가루 알레르기와 관계없는 생태계의 자양분이다. 그걸 모르고 마구 베는데, 그렇지 않아도 오래 살지도 못하는 나무다. 나무 옆에 가면 바람에 포플러 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눈을 올려 쳐다본다. 포플러는 그렇게 바람에 흔들리며 우리 곁에 소리로 다가온다.  

 

 

 

사시나무 / 홍릉수목원 (서울 성북구. 2019.7.13)

 

 

은사시나무 / 원당종마목장 (경기도 고양시. 2019.5.16)

 

 

황철나무 / 창경궁 (서울 종로구. 2019.6.28)

 

 

참고서적

1. 이야기가 있는 나무백과 3권 (임경빈 지음.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 한국식물생태보감 1권 (김종원 지음. 자연과 생태)

3. 우리 나무 이름 사전 (박상진 지음. 눌와)

4. 한국 식물 이름의 유래 (조선식물향명집 주해서) (조민제 외 6명 지음. 이우철 감수. 심플라이프)

5. 한국의 나무 바로 알기 (이동혁 지음. 이비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