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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식물 비교

갈대 · 달뿌리풀 · 억새 / 해지는 들녘에서 만나는 가을의 서정

향곡[鄕谷] 2023. 11. 1. 21:14

 

갈대 · 달뿌리풀 · 억새 

해지는 들녘에서 만나는 가을의 서정

 

 

 

가을에 바람이 불면 풀들은 눕는다. 갈대, 달뿌리풀, 억새는 이삭을 매달아 더 일렁거린다.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이 아름답다. 모두 벼과식물로 여러해살이풀이다. 갈대와 달뿌리풀은 갈대 속에 속하고 물가나 습지에서 살며, 억새는 억새 속에 속하고 낮은 들이나 높은 산 등 주로 마른 곳에서 산다. 갈대, 달뿌리풀, 억새는 꽃과 열매, 줄기, 잎, 뿌리줄기로 구분한다.

 

 

  갈대 (벼과 갈대속) 달뿌리풀 (벼과 갈대속) 억새 (벼과 억새속)
사는 곳 바다 근처 강가, 습지 계곡, 강가 모래자갈땅 건조한 산과 들
주맥이 없다
아래는 줄기를 감싸는 잎집
잎맥이 희미하다
줄기를 감싸는 잎은 자줏빛
잎 가운데 흰색 주맥
잎혀에 털이 없다
자주색에서 자갈색으로 변한다
수북하고 헝클어진다
원추꽃차례
갈색
엉성하고 휑하다
원추꽃차례
은빛이 도는 흰색
단정하게 모여 핀다
산방꽃차례
열매 영과(낟알) 영과(낟알) 수과(*)
뿌리줄기 땅속으로 뻗는다 땅위 옆으로뻗는다 땅속으로 뻗는다

 * 수과 : 열매 껍질이 아주 얇은 건과

 

 

갈대라는 이름은 갈(蘆)과 대나무(竹)의 합성어로 갈잎을 달고 있는 대(竹)이다. 물 흐름이 거의 없거나 고인 곳에서 잘 자란다. 꽃과 열매이삭이 수북하고 촘촘하게 달렸고 헝클어져 있다. 꽃은 자주색에서 자갈색으로 변하며, 열매는 누런 갈색으로 꽃이 달려 있던 꽃 모양 그대로 익는다. 줄기는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다. 줄기 속은 텅 비었고 키는 사람 키보다 더 크다. 잎에는 주맥이 없다. 잎 아래쪽은 줄기를 감싸는 잎집이 되며 잎혀에 흰털이 있다. 뿌리줄기는 아래로 뻗어나간다. 뿌리줄기 마디마다 노란색 수염뿌리를 내려 토양을 붙잡는다. 마음이 쉽게 변하는 사람을 보고 바람이 불면 갈대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에  비유하여 갈대 같다고 한다. 그러나 갈대는 휘어지기는 하여도 부러지지는 않는다.

 

 

 

갈대 / 장고도 (충남 보령. 2021.4.9)

 

 

갈대 / 양평 물소리길 (경기도 양평. 2020.10.13)

 

 

갈대 / 소래습지 (경기도 시흥. 2018.10.31)

 

 

 

갈대가 이삭이 촘촘한데 비해 달뿌리풀은 엉성하고 휑하다. 사람으로 치면 머리숱이 빠진 느낌이다. 꽃은 갈색이다. 열매 밑 부분에는 긴 털이 있다. 줄기를 감싼 잎은 자줏빛을 띤다. 잎은 피침꼴이고 흰색을 띠는 녹색이며 잎혀에는 털이 있다. 갈대는 뿌리가 아래로 뻗는데 비해 달뿌리풀은 뿌리가 옆으로 뻗는다. '달'은 달뿌리풀의 옛 이름이다. 갈대는 강 하구에 많은데, 달뿌리풀은 맑게 흐르는 산 계류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갈대는 산소가 적은 진흙땅에서 사는데 달뿌리풀은 산소가 풍부한 모래자갈땅을 좋아한다. 갈대는 가는 줄기가 없는데 비해 달뿌리풀은 계곡물이 흐르는 땅 위로 가는 줄기를 이리저리 뻗고 마디마디 사이에 뿌리를 내린다.

 

 

 

달뿌리풀 / 경반리계곡 (경기도 가평. 2021.9.14)

 

 

달뿌리풀 / 서울숲 (2019.9.2)

 

 

달뿌리풀 / 북한산계곡 (2023.9.22)

 

 

 

단풍이 한창일 무렵 억새도 한창이다. 열매 색깔은 은색이 도는 흰색이며, 이삭이 한쪽으로 단정하게 모여 있다. 잎 가운데는 흰색의 주맥이 뚜렷하다. 잎 가장자리에는 아주 작고 단단한 톱니가 있어 살갗을 대면 베이기 쉽다. 억새는 건조한 산과 들에서 무리 지어 자란다. 억새란 이름은 왕성하게 자라는 풀이란 뜻에서 유래하였다. 숲이 파괴된 곳에는 억새가 많다. 산불로 토양의 양분이 다 타버린 척박한 땅에서 잘 자란다. 억새 뿌리는 토양의 유실을 막고 억새 낙엽은 빠른 시간에 토양에 유기물질을 보충한다. 꽃이 희어서 해 질 녘에 보면 더욱 아름답다. 황혼에 가을 들판을 걷다가 만나고 싶은 풍경이다.  

 

 

 

억새 / 남한산성 (2022.11.19)

 

 

억새 / 성남누비길 (2022.10.11)

 

 

억새 / 명성산 (경기도. 2013.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