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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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 이정록 시 '의자'

명시에서 찾는 장면 4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 이정록 시 '의자'에서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어머니께서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꽃도 열매도, 그게 다의자에 앉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그래도 큰애 네가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의자 몇 개 내놓은 거야    사진 : 향곡

대한(大寒) 끝에 양춘(陽春)이 있다

말속에 자연 37 대한(大寒) 끝에 양춘(陽春)이 있다   대한(大寒)은 큰 추위란 뜻을 가진 절기다. 양력으로는 1월 20일경으로 소한(小寒) 보름 뒤에 온다. 사람들은 대한보다 소한이 추울 때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소한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거나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란 말을  한다. '소한이 대한 집에 몸 녹이러 간다'는 말도 있다. 실제로 얼마나 추울까 싶어 최근 10년간(2015~2024년) 기상청 자료로 비교하였다. 소한이 추운 경우도 있었으나 대한이 추운 경우가 조금 많았다.   대한은 한해 24 절기를 매듭짓는 절기이다. 그래서 대한 밤을 해넘이라고도 말한다. 어려운 시기가 넘어간다는 말도 된다. 이 시기는 농한기라 일을 안 하니 점심을 건너뛰거나 죽으로 해..

위례오솔길에 있던 이태리포플러

위례오솔길에 있던 이태리포플러- 청량산 위례오솔길에 서 있던 나무   남한산성 본성이 있는 산이 청량산이다. 위례 뒷산인 청량산 아래에 즐겨 걷는 오솔길을 나는 위례오솔길이라 이름 붙였다. 인적이 드문 그 오솔길에는 들꽃이 많고 아름답다. 그곳은 외진 곳으로 여름에는 개망초, 고마리가 지천이고 가을에는 꽃향유, 개미취가 만발하는 곳이다. 그 들꽃 화원에 엄청 큰 이태리포플러가 우뚝 서 있다. 위례오솔길에서는 가장 큰 나무이다.  이태리포플러는 이탈리아에서 처음 들어온 포플러 종류라는 뜻의 이름인데 캐나다가 원산이다. 양버들과 미루나무의 잡종이다. 미루나무, 양버들, 이태리포플러는 학명을 모두 Populus로 쓰고 있다. 포플러(Poplar)는 어느 한 종류의 나무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 포플러스(Popul..

청량산 위례오솔길 3. 제일 큰 나무가 쓰러졌다

남한산성 34 청량산 위례오솔길 3.제일 큰 나무가 쓰러졌다 남위례 - 물푸레나무 숲길 - 옥천약수터 - 웃논골 아래 - 일본잎갈나무 숲 - 남문 갈림길 - 위례쉼터 - 옥천약수터 - 남위례이동거리 7.2㎞. 이동시간 2:27. 휴식시간 0:34. 계 3:01 (2025.1.8. 맑음. -6.1~0.2℃)       기온이 영하로 조금 내려가도 바람이 약하여 산길은 걸을만하였다. 산길에 나무는 잎이 다 떨어져 겨울은 비움의 계절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우듬지 사이로 하늘이 훤하다. 겨울엔 나무를 더 잘 볼 수 있다는 것이 확연하다.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었는데, 나무 한쌍이 줄기를 부딪히며 깊은 울림의 소리를 낸다. 참나무와 팥배나무가 나누는 사랑 노래이다. 바람이 훼방을 놓아도 다시 기대며 소리를 낸..

권하는 책 2021~2024

권하는 책 2021~2024   - 2021~2024년에 읽은 책 중에서 권할만한 책을 골랐다. - 책 뒤에 년도는 읽은 책의 발행년이다       ☆ 식물 파브르식물기. J.H 파브르. 두레. 1992내 마음의 들꽃 산책. 이유미. 진선출판사. 2021내 마음의 나무여행. 이유미. 진선. 2012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우종영. 걷는 나무. 2009한국 식물 이름의 유래(조선식물 향명집 주해서). 조민제 외. 심플라이프. 2021화살표 풀꽃도감. 이동혁. 자연과 생태. 2019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우종영. 메이본. 2019꽃이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 5. 남녘 나무에 피는 꽃. 이재능. 신구문화사. 2020문학이 사랑한 꽃들. 김민철. 샘터. 2015꽃, 윤후명의 식물 이야기. 윤후명. 문학..

소한(小寒)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

말속에 자연 36 소한(小寒)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   양력 1월 5일은 소한(小寒)으로 새해에 맞이하는 첫 번째 절기이다.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는 말이 있다. 소한 때가 되면 평소보다 추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일이 잘 되거나 잘못될 때는 반드시 어떤 이유가 있다'는 의미로도 사용하는 말이다. 소한을 풀어보면 작은 추위라는 말인데, 이름과 다르게 어떤 때는 가장 추운 시기이기도 하다.    실제로 소한이 대한(大寒) 보다 더 추운 경우도 있어 '대한이 소한 집에 와서 얼어 죽는다'는 속담이 있다. 소한 집은 덜 춥지 싶어서 대한이 준비 안하고 왔다가 얼어 죽을 수 있다. 소한에 한겨울 추위가 오고, 1월 중순에 최저 기온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기상청에서 공시하는 자료를 가지고..

신은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이 우주를 그냥 보라구 내 주었습니다 / 김광섭 시 '인생'

명시에서 찾는 장면 3  신은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이 우주를 그냥 보라구 내 주었습니다- 김광섭 시 '인생'에서        인생                       김광섭  너무 크고 많은 것을혼자 가지려고 하면인생은 무자비한칠십 년 전쟁입니다.이 세계가 있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닙니다.신은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평화와 행복을 위하여낮에는 해 뜨고밤에는 별이 총총한더 없이 큰이 우주를 그냥 보라구 내 주었습니다.    사진 : 향곡

2024년 '올해의 꽃'

2024년 '올해의 꽃'  2024년 '올해의 꽃'은 2024년 산과 숲을 다니며 찾은 꽃이다. 새봄에 보는 꽃들은 관심을 더 받는다. 가장 먼저 오는 계절이라 다른 계절과 다르게  봄에는 '새'가 붙어 새봄이다. 연인산에서는 정상에서 아재비고개로 이어지는 능선은 가히 화원이요, 북한산은 주능선에 올라서면 꽃이 다양하고 많다. 설악산에서는 정상에 가까운 쪽에 희귀한 꽃이 많다. 설악산까지만 내려와 사는 북방계 식물을 볼 수 있다. 바람꽃이나 만주송이풀은 대청봉 정상 부근에 있고, 꽃개회나무나 털개회나무 꽃은 소청봉 가까이에 있다. 중청봉 가는 길에 본 참기생꽃은 의외의 수확이었다.       ▲ 올괴불나무 (인동과) : 꽃이 일찍 피는 괴불나무 종류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산지에서..

2024년 '올해의 나무'

2024년 '올해의 나무' 2024년 '올해의 나무'로 뽑은 나무는 설악산에서 본 나무와 한 해 동안 찾은 천연기념물 나무에서 가려 뽑았다. 설악산은 이번에는 6월에 갔지만 계절별로 볼 수 있는 종류가 많다. 다른 계절에 다른 산길로 찾아갈 의욕을 생기게 한다. 올해 설악산에서는 개회나무 종류를 비교할 수 있었고, 여러 종류 식물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천연기념물 나무는 울진, 삼척, 예천, 문경, 서울, 원주, 양평, 안동, 청송으로 찾아다녔다. 나무 나이가 오래되었거나, 역사성이 있거나, 특이한 내용이 있는 나무를 골랐다.    ▲ 개회나무 (물푸레나무과) : 회나무를 닮았지만 쓰임새가 덜하다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마주나기를 하는 어린잎의 모습이 회나무를 닮았다. 회나무는 회잎..

성남누비길 2-7. 인능산길 / 청계산 옛골에서 복정역까지

성남누비길 2-7. 인능산길청계산 옛골에서 복정역까지 옛골 - 인능산(327) - 신촌동 - 서울공항 담장 - 세곡 3교 - 세곡천 - 탄천 - 대왕교 - 복정역이동거리 9.8㎞. 이동시간 3:17. 휴식시간 0:27. 계 3:44 (2024.12.30. 맑음. 1.9~10.1℃)     인능산은 청계산 옛골에서 동쪽 건너편에 있다. 인능산길 초입에 산수유가 보인다. 열매가 조금 마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빨갛다. 산수유는 삼국유사에도 나오는 오래된 나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주인공 신라 경문왕이 그 소리가 들린다는 대나무숲을 다 베고 산수유를 심었다. 산수유는 입이 무거웠던 모양이다. 산수유 생약은 약간 건조해야 한다. 산수유 열매를 하나 따 먹었다. 향기가 있거나 맛을 느끼지는 못하였다. 산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