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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 위례오솔길 3. 제일 큰 나무가 쓰러졌다

향곡[鄕谷] 2025. 1. 9. 10:48

남한산성 34

 

청량산 위례오솔길 3.

제일 큰 나무가 쓰러졌다

 

남위례 - 물푸레나무 숲길 - 옥천약수터 - 웃논골 아래 - 일본잎갈나무 숲 - 남문 갈림길 - 위례쉼터 - 옥천약수터 - 남위례

이동거리 7.2㎞. 이동시간 2:27. 휴식시간 0:34. 계 3:01 (2025.1.8. 맑음. -6.1~0.2℃)

 

 

 

 

 

 

 

기온이 영하로 조금 내려가도 바람이 약하여 산길은 걸을만하였다. 산길에 나무는 잎이 다 떨어져 겨울은 비움의 계절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우듬지 사이로 하늘이 훤하다. 겨울엔 나무를 더 잘 볼 수 있다는 것이 확연하다.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었는데, 나무 한쌍이 줄기를 부딪히며 깊은 울림의 소리를 낸다. 참나무와 팥배나무가 나누는 사랑 노래이다. 바람이 훼방을 놓아도 다시 기대며 소리를 낸다. 

 

길을 막고 있는 설해목을 돌아 일본잎갈나무숲으로 들어섰다. 얼기설기 넘어진 나무를 지나니 귀룽나무는 큰 가지가 갈라져서 넘어졌고, 밭 가운데 우람하게 서 있던 이태리포플러가 없어졌다. 위례오솔길에서  제일 큰 나무였는데 그 큰 몸이 쓰러졌다. 공간 하나가 텅 비어 남한산성 쪽 하늘이 텅 비었다. 몇 년 전부터 수척해지고 기울어지더니 이번 겨울에는 견디지 못하였다. 어린 나무일수록 무성하고, 나이가 들수록 잎의 수가 줄어든다. 그만큼 나무고 사람이고 나이를 먹으면 쇠약해진다. 

 

이번 겨울에 쓰러진 나무가 많다. 살고 죽는 것이 멀리 있지 않다. 나무가 이 겨울에 많이 꺾어지고 어떤 것은 아예 부서져 버렸다. 살다 보면 버텨야 할 순간이 있고, 멈춰야 할 때가 있다. 쉬지 않고 가기만 하면 감당하지 못하고 지치는 경우가 온다. 사람은 멈춰야 할 때를 알기가 쉽지 않은데 나무는 잘 알고 스스로 멈춘다. 이번 겨울에 보면 소나무는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였다. 무거운 물건을 지고는 멀리 갈 수가 없는 것을 몰랐던 모양이다.   

 

 

 

 

물푸레나무 숲길

 

 

 

위례오솔길

 

 

 

사랑나무, 팥배나무와 참나무

 

 

 

떨어진 나뭇가지가 길을 막고

 

 

 

일본잎갈나무숲



 

귀룽나무 큰 가지도 꺾어져 길을 막는다

 

 

 

위례오솔길에서 제일 큰 나무였던 이태리포플러가 쓰러졌다

 

 

 

위례오솔길 숲길에 넘어진 나무들

 

 

 

나무에서 오색딱따구리는 먹이를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