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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산 숲나들이 / 여름 가고 가을이 오는 숲

향곡[鄕谷] 2024. 9. 26. 17:58

연인산 숲나들이

여름 가고 가을이 오는 숲 

 

경기도 가평군 백둔리

백둔리종점 - 큰골 - 아재비고개 - 큰골 - 백둔리종점

이동거리 7㎞. 이동시간 4:09. 휴식시간 1:30. 계 5:39 (2024.9.23. 맑음 20~23℃)

 

 

 

 

 

백둔리 종점에 내리니 날씨는 맑고 상쾌하다. 숲길에는 밤알이 여기저기서 뒹굴고 있다. 물봉선과 나도송이풀이 피어 있는 산길로 들어섰다. 최근에 비가 와서 계곡물이 늘었지만 원래 숲이 울창하여 물의 양이 많은 곳이다. 잣나무가 많아 백둔리(栢屯里)가 아니던가. 숲 안으로 들수록 빛의 양은 줄어 더 시원하다. 다래 열매와 층층나무 열매 떨어진 것이 많다. 열매가 달아서 다래인데 떨어져서 익은 열매는 단맛이 더 강하다. 

 

백둔리 큰골은 계절이 바뀌면 늘 찾고 싶은 골짜기다. 계절이 바뀌면 식물들이 늘 새로운 얼굴로 반겨주기 때문이다. 능선에 오르면 식생은 더 많지만 계곡에도 구경거리가 심심찮다. 왕담배풀로 부르는 여우오줌이 많다. 꽃과 잎이 커서 금방 눈에 들어온다. 햇빛을 받은 투구꽃은 속이 다 비칠 정도인데 꿀벌이 그 안에 깊숙이 들어가 있을 정도로 틈이 깊다. 백당나무나 까치밥나무에 열린 빨강 열매가 빛을 받아 더 빨갛다. 참회나무는 다섯 갈래로 갈라진 모자에 빨강 열매를 조롱조롱 달고 있다. 이런 모양으로 방울 모자를 만들면 아이들이 좋아할 듯싶다.

 

명지산과 연인산이 만나는 길목이 아재비고개이다  아재비고개를 지키는 큰 나무는 곰의말채와 가래나무다. 덩치가 큰 곰의말채는 몸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열매가 올망졸망하고, 가래나무 열매는 방울만 하다. 개다래 열매는 아직 덜 익었다. 서덜취, 참취. 고려엉겅퀴 등 국화과 풀은 한창 가을맞이를 하고 있다. 서덜취는 산지 계곡에 모래와 돌이 많이 섞인 서덜 지역에서 자라서 붙은 이름이라는데 꽃받침에 검은 가시가 숭숭 붙어 있다. 표범나비들이 배초향 꽃밭에서 짝짓기를 하고 있다. 깊은 숲에나 와야 이런 귀한 나비 구경을 할 수 있다. 

 

추분이 되면 벌레들이 땅속으로 숨어들고 물도 점점 말라가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식물도 이제 본격 가을 준비를 한다. 참나물과 승마 종류와 단풍취는 벌써 열매를 만들었다. 여로는 이미 사라져 보이지 않고 여뀌 종류는 아직 새로운 계절을 맞을 준비를 하지 않았다. 하산길에 농작물은 아직 가을걷이가 이르다. 벼는 한창 익어가고 있고, 들깨나 수수는 아직 여물 시간이 필요하다. 사과는 다 익고 고추는 아직도 익고 있다. 식물은 저마다 지혜를 가지고 살아나고 열매를 맺고 있다. 난관을 헤치고 여기까지 온 식물들이다. 그런 난관을 헤친 식물들은 또 다른 세계를 열고 있다. 

 

 

 

 

 

나도송이풀

 

 

개강활

 

 

투구꽃

 

 

층층나무 열매

 

 

까마귀밥나무 열매

 

 

여우오줌

 

 

아재비고개

 

 

서덜취

 

 

궁궁이

 

 

고려엉겅퀴

 

 

표범나비 짝짓기

 

 

참취

 

 

개다래

 

 

참회나무 열매

 

 

큰골

 

 

산외



들깨

 

 

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