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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외성 / 한봉성과 봉암성을 걷다

향곡[鄕谷] 2024. 7. 11. 09:18

남한산성 30

 

남한산성 외성 

한봉성과 봉암성을 걷다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중앙주차장 - 동문 - 돌조각공원 - 한봉 - 남한산 - 벌봉 - 동장대터 - 현절사 - 중앙주차장

이동거리 7.1㎞. 이동시간 2:58. 휴식 0:26. 계 3:24 (2024.7.10. 맑음. 22.7~31.1℃)

 

 

 

 

 

남한산성 동문 밖 검복리로 가서 남한산성 외성을 돌았다. 검복리로 가는 자동차길 옆에 데크를 깔아 접근이 편리해졌다. 남한산성은 백제의 시조인 온조의 왕성이었다는 기록이 있고, 나당전쟁이 한창이었던 신라 문무왕 12년 때(672년) 한산주에 쌓은 주장성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의 남한산성은 인조 4년(1626년)에 완성하여 병자호란(인조 14년. 1636년)에 청나라가 쳐들어오자 47일간 피난처로 썼다. 

 

남한산성은 본성인 남한산성과 봉암성·한봉성·신남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병자호란이 끝난 한참 후에 숙종은 봉암성(蜂岩城. 숙종 12년. 1686년)과 한봉성(漢蜂城. 숙종 19년 1693년)을 신축하고, 남한산성을 쌓을 때 같이 쌓았던 신남성(新南城)은 개축(숙종 45년 1719년) 하였다. 청량산(482.6m)에 남한산성 본성이 있고, 남한산(522m)과 벌봉(515m)에 봉암성이 있고, 한봉(418m)에 한봉성이 자리 잡고 있다. 신남성은 광주(廣州) 검단산(538.1m)에 있다. 청나라 군사는 벌봉 높은 곳에서 남한산성 안을 들여다 보고, 한봉에서 화포를 쏘아 행궁에 포탄이 떨어졌다. 당시에는 화포가 전쟁 시 병기의 중심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 숙종은 약점을 보완하고자 남한산성에 외성을 쌓았다.  

 

검복리에서 한봉으로 오르는 큰골에는 돌조각공원이 있다. 작품 하나하나가 정성을 들인 돌조각이다. 장승이 있는 곳에 이르니 스님이 통나무를 톱질하고 있다. 장승을 만들려고 했더니 수공이 비싸서 차라리 이웃에 땔감이나 해주려 한단다. 광주(廣州)에는 장승이 많다. 십수 년 전 이곳 검복리 외에 엄미리, 하번천리, 서하리, 무갑리에 있는 장승을 찾아다닌 적이 있다. 장승은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요, 고충과 소원을 들어주는 기원터요, 나그네에게는 길을 일러주는 이정표다.  장승의 표정을 들여다보면 근엄하기보다는 소박하고 해학적이다. 그때 숲을 헤치고 개울을 건너며 장승을 찾아다닌 것은 다양한 장승의 표정을 보기 위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한봉에서 남한산으로 건너갔다. 등골나물과 으아리 산초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한다. 큰까치수염과 짚신나물 꽃도 자주 눈에 띄고, 작살나무 큰말채나무는 열매를 맺고 있다. 숲을 다 차지하려는 기세로 크는 것은 칡덤불과 개머루이다. 간혹 원추리와 하늘나리도 보인다. 원추리는 고전에 등장하는 식물이라 친근하다. 의남초(宜男草)라 하여 꽃다발을 들고 다니기만 해도 아들을 낳는다고 했다. 땅속줄기로 번식한다는데 어찌 꽃자루 하나 외로이 크는 것이 많은지 모르겠다. 왕원추리는 하루에 한 송이씩 순서대로 피고 진다는데 크기에 비해 오고 가는 일이 무상하다. 하늘나리는 하늘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꽃잎조각도 빳빳하게 수평이다. 꽃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드는 기개가 대단하다. 

 

남한산에서 벌봉에 올라 남한산성 쪽을 바라본다. 숲이 우거져 수어장대가 있는 능선 위만 겨우 보인다. 병자호란 때 청군은 이곳에 올라 행궁 안을 훤히 보았다는데 그때는 숲이 없고 한겨울이라 그랬을 것이다. 4년 전에 봉암성에서 본 멸종위기식물 백부자는 공사를 한 이후에는 볼 수가 없다. 한봉성 길에는 풀벌레 뛰는 소리만 들리고, 봉암성은 허물어진 성돌 위에 풀이 무성한 옛성 그대로다. 남한산성 외성은 그렇게 조용하게 다니는 산길이다.    

 

 

 

남한산성 동문 좌익문

 

 

돌조각공원 돌조각

 

 

돌탑길

 

 

장승 / 광주 여러 곳에 장승과 비슷한 모습들이다

 

 

한봉 정상

 

 

한봉에서 봉암성 오며 보는 남한산

 

 

한봉성

 

 

원추리



남한산성 15암문 / 한봉성과 봉암성을 드나드는 암문

 

 

남한산 정상. 정상석은 성 보호를 위해 100m 전에 있다.

 

 

벌봉 정상. 정상이 벌처럼 생겨 벌봉이다

 

 

봉암성

 

 

하늘나리

 

 

동장대터에서 보는 봉암성

 

 

현절사 가는 길 / 옥정사터 부근

 

 

단풍나무 숲길

 

 

삼학사 위패를 모신 현절사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