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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6월의 숲으로 가다

향곡[鄕谷] 2024. 6. 26. 07:15

남한산성 29

 

남한산성, 6월의 숲으로 가다

 

남위례 - 남문 - 제2남옹성 - 연무관 - 숭렬전 - 서문 - 서암문 - 위례계곡 - 옥천약수터 - 남위례

이동거리 14.8㎞. 이동시간 6:17. 휴식시간 0:55. 계 7:12 (2024.6.24. 맑음. 21.2~27.9℃)

 

 

 

 

 

하지(夏至)가 지나고 기온이 조금 내려갔다. 초여름 날씨로는 산으로 나설 만하다. 사람이 열 생산량과 외부 기온 차이에 균형을 이루는 온도가 26~28℃라 한다. 집을 나서니 깊은 산속에서나 만날 긴꼬리제비나비가 집 앞까지 와서 날고 있다. 숲이 가깝고 일사량이 많아서 날아온 모양이다. 가끔 땅에 앉았다가 풀숲 사이로 오간다. 나비의 길(접도. 蝶道)이 있다 하여 조금 기다렸더니 다시 나타난다. 

 

산성 남문을 지나 남옹성으로 가는 길에는 쪽동백나무, 서어나무, 귀룽나무, 곰의말채나무, 팥배나무 등 큰 나무들이 많다. 이제는 나무마다 열매를 가득 달고 있다. 푸짐하다. 새들의 양식이다. 그곳을 지나면 큰까치수염, 개망초, 큰뱀무가 있는 풀숲이어서 나비를 비롯하여 곤충이 많다. 빠르기의 정도가 다를 뿐 모두 부지런히 움직이며 먹을 것을 구한다.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꿀을 찾는다. 곤충은 방향을 바꾸고 정지비행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육상동물 중 탈바꿈을 하는 것은 곤충뿐이다. 탈바꿈은 힘겨운 일이지만 변신해야 살 수 있다. 체력이 있어야 하고, 변신할 때 햇빛에 몸이 마르지 않아야 하며, 다른 동물의 공격을 이겨내야 한다. 무엇이든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곤충은 표정이 없는 것일까? 사실은 딱딱한 피부 때문에 표정을 짓지 못한다.

 

제2남옹성에서 새로 볼 수 있는 꽃이 있을까 싶어 찾아갔다. 수시로 풀을 베어 개망초와 큰금계국만 가득하다. 풀을 베고 나면 빈터를 선점하는 풀들이다. 숲을 돌아 나오는데 숲모기인지 무언지 날벌레들이 달려든다. 개다래 잎을 비벼서 품고 다니면 달려들지 않는다는데 해보았더니 사실이었다. 이미 넓은 곳으로 나와서 그것들이 따라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행궁을 지나 숭렬전 뒤편으로 길을 잡았다. 소나무 군락지가 서문까지 이어졌다. 서문 바깥 성벽 옆길에 풀들은 다 베어 들꽃이 전보다 못하다. 성벽에 노박덩굴도 다 정리하였다. 성벽에 늘 붙어서 자라는 큰꿩의비름은 한여름에 피는 꽃들이다. 성질 급한 하나는 벌써 분홍빛 꽃을 내놓았다. 여름에 피는 큰제비고깔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큰까치수염에 꿀이 많은지 은줄표범나비가 날아들고, 왕팔랑나비는 성돌에 점잖게 앉아 있다. 

 

꽃을 찾아다니는 나비를 쳐다본다. 꽃자리로 나비가 부지런히 들락거린다. 식물은 꽃을 피우는 시기가 있고 벌과 나비는 그 제한된 시간에 꿀을 부지런히 나른다. 곤충은 그렇게 꽃과 공생을 한다. 일방적이 아니다. 꿀을 받고 꽃가루받이로 품앗이를 한다. 꽃이 꿀을 준비하지 않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벌 나비는 다른 꽃을 찾는다. 곤충도 행동의 방향을 셈하고 있고, 식물도 다르지 않다.   

    

 

※ 6월, 남한산성에서 본 식물

 

♧ 풀 : 큰까치수염, 여우오줌, 딱지꽃, 고삼, 물봉선, 큰꿩의비름, 모시풀, 개망초, 속단, 거북꼬리, 억새, 달뿌리풀, 큰금계국, 궁궁이, 꼭두서니, 메꽃, 마, 물레나물, 주름조개풀, 선밀나물, 참나리, 짚신나물, 큰뱀무, 

 

♧ 나무 : 딱총나무, 쪽동백나무, 참빗살나무, 가죽나무, 노린재나무, 곰의말채나무, 말채나무, 개머루, 왕머루, 싸리, 개다래, 산뽕나무, 소나무, 복사나무, 팽나무, 물오리나무, 귀룽나무, 작살나무, 칡, 뜰보리수, 아까시나무, 주엽나무, 고로쇠나무, 개옻나무, 광대싸리, 누리장나무, 개암나무, 느티나무, 물푸레나무, 버드나무, 병꽃나무, 붉나무, 산딸기, 산초나무, 생강나무, 서어나무, 할미밀망, 쥐똥나무, 팥배나무

 

 

 

긴꼬리제비나비

 

 

참빗살나무

 

 

남한산성 남문 지화문

 

 

곰의말채나무. 잎맥이 6~7개이다

 

 

제2남옹성. 건너편은 광주 검단산이다

 

 

무인각석(戊寅刻石) / 무인년(인조16년. 1638)에 남옹성을 쌓았다는 표식이다. 축성 관련자의 직위와 이름이 들어 있다

 

 

남장대가 있던 곳

 

 

개다래

 

 

영월정(迎月亭) / 달을 맞이하는 정자

 

 

수어장대로 가는 소나무 숲길

 

 

남한산성 서문 우익문

 

 

큰까치수염에 앉은 흰줄표범나비

 

 

흰나비도 찾아왔다

 

 

성벽에 붙어 자라는 큰꿩의비름

 

 

줄기에 가시가 붙어 있는 주엽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