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산 8
연인산(1068m)
들꽃이 많고 숲길이 아름다운 산
경기도 가평군
연인산입구 - 제1주차장 - 소망능선 - 연인산 - 아재비고개 - 대골 - 백둔리 버스종점
이동거리 10.7㎞. 이동시간 6:09. 휴식 1;18. 계 7:27 (2024.5.2. 맑음. 12.4~23.7℃)
양력 5월 5, 6일이면 입하(立夏)이다. 여름이 시작된다는 때이다. 농사는 진작에 시작하였고, 해충과 잡초가 늘어나서 농부들이 바쁘다. 사람들은 가평 읍내에서 채소 모종이나 여러 장보기를 해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동네 이름이 백둔리(栢屯里)다. '잣나무가 있는 산마을'이란 뜻이다. 잣나무는 소나무과 나무 중 가장 키가 크고, 높은 곳에서 잘 자라는 북방식물이다. 표고가 높은데 있는 나무에서 잣 수확량이 많다. 그래서 가평은 잣을 생산하기 좋은 곳이다.
바람난 여인 얼레지를 보러 연인산으로 갔다. 능선에서 정상까지는 얼레지가 지천으로 피는 산이다. 능선 초입에는 얼레지 꽃이 지고 있었다. 2년 전과 같은 날인데, 기온이 올라서 그랬으리라. 꽃말 '바람난 여인'처럼 일찍 봄바람이 불어왔다. 명지산과 경계를 이루는 아재비고개에는 홀아비바람꽃이 많다. 홀아비바람꽃은 보호식물인데 여기 다 모였다. 바람난 여인들은 가고 홀아비들만 가득하다.
산에는 연둣빛이 물러나고 초록으로 짙어지고 있다. 나뭇잎이 더 무성하기 전에 나온 풀들이 바닥을 채우고 있다. 한 종류가 바닥을 차지하면서 넓게 퍼져서 자리를 잡았다. 얼레지, 단풍취, 노루오줌, 박새, 도깨비부채 등이 그런 종류들이다. 비슷하게 생긴 풀들이 여럿 있다. 이름에 '나물'이란 이름을 가진 독초도 있다. 어릴 때 잎은 더 비슷하다. 식물 이름 하나를 익히는 것이 쉽지 않다.
워낙 종류가 많고 비슷한 것도 많다. 둥굴레와 비슷한 잎을 가진 풀들이 모여 있다. 꽃이 다른 것보다 큰 용둥굴레, 줄기가 통통한 통둥굴레, 노란색 꽃잎이 둥근 윤판나물, 죽대를 닮은 풀솜대가 그것들이다. 노루오줌과 비슷한 노루삼, 꿩의다리와 비슷한 꿩의다리아재비도 있다. 그 밖에도 까치밥나무, 산장대, 금강애기나리, 회리바람꽃, 회잎나무 등 모두 산 다니며 쉽게 보지 못하는 귀한 식물이다.
하산길은 아재비고개로 내려섰다. 아재비고개 가는 길은 숲길이 넓게 터진 곳이다. 산길이 참으로 아름답다. 오래된 숲일수록 적당한 틈이 있다. 나무가 쓰러져 틈이 생기고, 능선으로 생긴 틈이 있다. 숲이나 사람의 삶에도 틈이 있어야 여유가 생긴다. 그 사이로 수많은 들꽃이 채우고 있다. 금낭화는 아재비고개 아래에 있는 대골 끝까지 이어진다. 금낭화는 며느리주머니라 계곡은 며느리 차지다. 지난해 여름에는 여우오줌이 많더니 계절마다 다르다. 철마다 달리 차린 들꽃 산이요, 들꽃 보며 미소 짓고 걷는 산길이다. 산길 끄트머리에 맛본 싱아가 오늘의 산길만큼이나 상큼하다.
※ 연인산에서 본 풀과 나무
♧ 풀 : 투구꽃, 전호, 민들레, 서양민들레, 바위취, 개찌버리, 노란장대, 피나물, 노랑제비꽃, 박새, 쥐오줌풀, 얼레지, 산장대, 숲개별꽃, 박쥐나물, 도깨비부채, 단풍취, 벌깨덩굴, 관중, 염주괴불주머니, 거북꼬리, 꿩의다리아재비, 노루삼, 서덜취, 풀솜대, 용둥굴레, 통둥굴레, 금강애기나리, 노루오줌, 금강초롱, 회리바람꽃, 여로, 시호, 참나래고사리. 는쟁이냉이, 당개지치, 윤판나물, 홀아비바람꽃, 큰괭이밥, 금낭화, 홀아비꽃대, 싱아
♧ 나무 : 고추나무, 뽕나무, 겹벚나무, 박달나무, 철쭉, 회잎나무, 고로쇠나무, 단풍나무, 소나무, 잣나무, 귀룽나무, 피나무, 물푸레나무, 딱총나무, 까치박달나무, 가시오갈피나무, 엄나무, 까치밥나무, 느릅나무, 산딸나무
※ 교통편
(갈 때) (경춘선) 상봉역 8:52 - 가평역 9:53. 가평역 앞 10;20 백둔리 행 시내버스 - 연인산 입구 11:00
(올 때) 백둔리 종점 18:50 - 목동 19:05 - 목동 (환승) 19:15 - 가평역 19:40 - 가평역 열차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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