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경기 인천 산

남한산성에 온 봄 / 기지개를 켜고 나온 봄의 풍경

향곡[鄕谷] 2024. 4. 13. 23:14

남한산성 26

 

남한산성에 온 봄

기지개를 켜고 나온 숲의 풍경

 

남위례 - 옥천약수터 - 위례계곡 - 수어장대 암문 - 서문 - 수어장대 암문 - 위례능선 - 전망데크 - 옥천약수터 - 남위례

이동거리 12.2㎞. 이동시간 5:34. 휴식 1:19. 계 6:53 (2024.4.12. 맑음. 12.0~24,2℃)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숲은 하루가 다르다. 겨울이 없다면 봄이 귀한 줄 어찌 알겠는가. 봄바람이 불어오더니 풀과 나무는 기다렸다는 듯 달음박질을 한다. 나무가 잎을 내기 전에 풀은 생명의 꽃을 피운다. 산 아래 진달래는 거의 졌고, 산 위에 진달래는 한창은 지났다. 산벚나무 꽃잎도 분분이 날리기 시작하였다. 진달래가 질 즈음 흑자색 꽃을 달고 나온 족도리풀은  꽃가루 심부름을 시킬 개미들을 모을 것이다. 낙우송은 이제야 푸르지만 귀룽나무와 버드나무는 진작에 푸르다. 

 

나무마다 기지개를 켜는 차이가 있다. 고욤나무 잎은 쌀알만큼 나왔고, 주엽나무는 아기손 새잎을 줄기 위로 살짝 내밀었다. 물오리나무는 이제야 잎이 나와 주변 참나무류와 견줄 수가 없다. 4월 초순에 가지 끝이 불그락하던 서어나무는 아직 붉은빛이 남아 있긴 하여도 초록빛에 많이 잠겼다. 생강나무 꽃이 지면서 윤기 있는 털보송이 잎을 내놓은 지는 상당 기간 지났는데, 회색빛 털보송이 다릅나무 잎도 이어서 나왔다.

 

가래나무 잎은 연초록빛이 말갛다. 갈라진 열매 모양이 농기구 '가래'를 닮았다는 가래나무는 한자가 전래되기 전부터 살았다는 나무다. 암수한그루인 가래나무 암꽃은 위쪽에 달렸는데 나뭇잎 사이로 겨우 보인다. 새 가지 끝에 곧게 서서 위로 향해 있다. 암수꽃이 아래위로 자리 잡은 것은 가까운 혈통 사이에 제꽃가루받이를 피하기 위한 그들의 본능이다. 수어장대 암문으로 가는 계곡길에서는 매화말발도리를 자주 볼 수 있다. 요즈음 꽃이 한창 필 때다. 말발도리는 열매모양이 말굽(말발)을 닮았다는데, 꽃이 매화처럼 아름답다. 꽃은 2년지에 달리는데 바위말발도리가 아니어도 바위에 붙어서 자라는 것이 많다. 

 

매화말발도리 옆에는 병꽃나무 꽃이 피기 시작한다. 한국특산식물인 병꽃나무는 꽃이 병 모양인데, 연한 노란색 꽃이 길쭉하다. 계곡에는 태백제비꽃, 큰개별꽃은 수두룩하다. 계곡 중간에 금괭이눈과 큰괭이밥이 드물게 있다. 꽃이 피기 직전이다. 금괭이눈이 꽃을 피우면 고양이 눈과 같다. 그 옆에 고양이 밥이 있는 것이 희한하다. 성벽 부근은 공사를 하면서 나무와 풀이 많이 없어졌다. 그 사이에서 도토리는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한 포기 세복수초와 우리 민들레가 몇 송이가 자란다. 남한산성이 있는 청량산은 언제나 꽃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화원이다. 꽃은 세상을 어여쁘게 하고, 꽃은 사람의 마음을 밝게 하며, 꽃이 있어 운치를 더한다. 이곳이 그런 곳이다.

 

 

 

남한산성 산자락에 펼친 봄

 

 

족도리풀

 

 

귀룽나무

 

 

서어나무는 붉은 새잎이 하늘을 불그락하게 한다.

 

 

주엽나무 새잎

 

 

다릅나무 새잎

 

 

가래나무

 

 

매화말발도리

 

 

병꽃나무

 

 

도토리도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다

 

 

세복수초

 

 

복사나무

 

 

산벚나무와 복사나무가 어우러진 계곡

 

 

산벚나무

 

 

신갈나무 새잎이 있는 연두빛 산

 

 

남한산성에 온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