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737

고사목 (枯死木) / 먹이가 되고 은신처가 되고 흙이 되고

고사목 (枯死木) 먹이가 되고 은신처가 되고 흙이 되고 고사목(枯死木)은 말라죽은 나무다. 고사목은 생태적 수명을 다한 것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몸이 늘어나듯 나무도 그러하다. 나무는 나이가 들면서 광합성을 못하는 부위가 늘어나기에 광합성을 하는 수관 부위를 늘린다. 이에 비해 뿌리 쪽은 일정 넓이를 확보한 뒤로는 흡수기능을 높이기 위해 기존 뿌리를 고사시키고 새 뿌리로 교체한다. 뿌리가 늘어나지 않으니 형태가 불균형이 생긴다. 그래서 외부 요인에 의한 충격이나 교란요인이 있으면 버티지 못한다. 산에는 세월을 이기지 못한 고사목이 많다. 세월을 이길 생물은 없다. 그러나 고사목은 넘어졌다고 삶의 인연을 다 마친 것이 아니다. 고사목은 그 자체가 먹이가 되고 은신처가 되어 동물들을 모은다. 고사목은 다..

2023년 '올해의 나무'

2023년 '올해의 나무' 나무는 정 완 영 사람은 겨울이 오면 옷을 자꾸 껴입는데 나무는 옷을 한겹씩 자꾸 벗어내립니다 다 벗고 더 넓고 높은 하늘을 얻어 입고 섰습니다 ▲ 구상나무 (소나무과) : 구상나무는 제주 방언 구상낭에서 유래한 것으로, 성게를 뜻하는 구살에서 변화한 '구상'과 나무를 뜻하는 '낭'의 합성어이다. 즉 잎이 성게의 가시를 닮은 것 또는 구과의 모양이 성게를 연상시키는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한라산에서 처음 발견한 한국특산식물이다. 전나무에 비해서는 잎이 짧고 끝이 오목하게 파이는 점이 다르다. 분비나무에 비해서는 솔방울 끝이 아래로 젖혀지는 점이 다르다. 한라산 1400 고지를 넘으면 볼 수 있는데 고사목이 자꾸 늘고 있다. ▲ 시로미 (시로미과) : 시로미란 이름은 검은색으로..

2023년 '올해의 꽃'

2023년 '올해의 꽃' 세상에 온 꽃 한 송이 향곡 평생을 한 자리에 살아도 넓은 세상으로 향기를 보냅니다. 바람 속 그리운 인연을 그렇게 찾아 만나는 것이지요 꽃이 지는 것은 쉬는 일입니다. 아름다운 꿈 하나를 얻고서 이제는 흙으로 돌아가 발을 뻗고 잠 드는 것입니다. ▲ 세복수초 (미나리아재비과) : 복수초는 한자어 복수초(福壽草)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복과 장수를 축원한다는 뜻이다. 세복수초는 잎이 가늘게 갈라지는 복수초란 뜻으로 경남과 제주도 숲 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2월에서 4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 노란색 꽃이 1개씩 핀다. ▲ 등대풀 (대극과) : 등대풀은 꽃차례가 등잔을 거는 등잔걸이를 닮은 풀이란 뜻이다. 옛말 등대(燈臺)는 등잔을 거는 등잔받침대를 의미하였다. 경기 이남 ..

사군자(四君子)가 군자(君子)인 이유

사군자(四君子)가 군자(君子)인 이유 군자(君子)의 군(君)은 '크고 위대하다'는 뜻이고, 자(子)는 '사람'이다. 군자는 말 그대로 한다면 임금의 아들이지만, 공자는 군자의 모습을 새로운 인간형으로 변모시켰다. 유교에서 군자는 도덕적으로 완성된 인격자를 말한다. 요즈음으로 말하면 덕성을 겸비한 지성인이다. 군자와 선비는 같은 의미로 해석한다. 군자는 평생 배우고, 보편성을 추구하고, 바른 것을 실천하고, 주관을 가지되 화합하는 사람이다. 군자는 노력하는 리더이며, 모든 것에 본보기가 되는 사람이 군자이다. 식물에 사군자가 있다. 매화(梅), 난초(蘭), 국화(菊), 대나무(竹)를 이른다. 식물에 인격을 부여하였다. 식물을 벗으로 삼은 선인들도 있다. 매화나무는 매서운 추위에도 일어나 향기로운 꽃을 피운..

갈대 · 달뿌리풀 · 억새 / 해지는 들녘에서 만나는 가을의 서정

갈대 · 달뿌리풀 · 억새 해지는 들녘에서 만나는 가을의 서정 가을에 바람이 불면 풀들은 눕는다. 갈대, 달뿌리풀, 억새는 이삭을 매달아 더 일렁거린다.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이 아름답다. 모두 벼과식물로 여러해살이풀이다. 갈대와 달뿌리풀은 갈대 속에 속하고 물가나 습지에서 살며, 억새는 억새 속에 속하고 낮은 들이나 높은 산 등 주로 마른 곳에서 산다. 갈대, 달뿌리풀, 억새는 꽃과 열매, 줄기, 잎, 뿌리줄기로 구분한다. 갈대 (벼과 갈대속) 달뿌리풀 (벼과 갈대속) 억새 (벼과 억새속) 사는 곳 바다 근처 강가, 습지 계곡, 강가 모래자갈땅 건조한 산과 들 잎 주맥이 없다 아래는 줄기를 감싸는 잎집 잎맥이 희미하다 줄기를 감싸는 잎은 자줏빛 잎 가운데 흰색 주맥 잎혀에 털이 없다 꽃 자주색에서 자갈색..

단풍나무 / 잎과 열매로 구별하는 단풍나무과 나무

단풍나무 잎과 열매로 구별하는 단풍나무과 나무 단풍나무, 당단풍나무, 고로쇠나무, 신나무, 복자기, 복장나무, 산겨릅나무, 시닥나무, 중국단풍, 은단풍, 네군도단풍 가을이 되면 온산이 단풍으로 물든다. 단풍으로 가득 찬 홍엽(紅葉) 속으로 들면 정말 사람 혼을 다 빼놓는다. 학창 시절에는 그 단풍잎을 주워 책갈피에 끼워놓기도 했다. 단풍(丹楓)은 글자대로 '붉은 단풍나무'를 말하기도 하고, '가을에 붉게 물든 나뭇잎'을 이르기도 한다. 가을이 되면 잎 가장자리가 말라가는데 빛깔이 변하는 조짐이다. 나뭇잎은 양분과 수분을 차단하고 기온이 떨어지면 당 용액이 끈적해져서 잎에 남아 있던 색소가 변한다. 그것이 성분에 따라 노란색이 되기도 하고 붉은색이 되기도 한다. 비가 적당히 오거나 일교차 클수록 단풍은 더..

괴불주머니 / 현호색보다 키가 크고, 물고기처럼 입을 벌린 꽃

괴불주머니 현호색보다 키가 크고, 물고기처럼 입을 벌린 꽃 괴불주머니는 유독성 식물로 두해살이풀이다. 괴불주머니란 이름은 정확한 유래는 전하지 않지만 꽃이 특 튀어나온 모양과 열매가 잘록한 모양을 가지고 이름을 지은 것으로 추측한다. 예전에 아이들이 주머니 끝에 차던 세모 모양 노리개인 괴불주머니와 갈아서 붙인 이름이라 하기도 한다. 괴불주머니는 현호색과에 속하며 모습도 현호색과 비슷하다. 두 꽃은 모두 물고기처럼 입을 벌리고, 한쪽은 뭉툭하게 막혀 튀어나왔다. 괴불주머니는 현호색보다는 꽃이 가늘고 약간 휘었다. 열매는 염주처럼 잘록한 마디가 있다. 현호색은 괴불주머니보다 키가 작고 땅속에 덩이줄기가 있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산행을 하면 괴불주머니는 꼭 만날 정도로 흔하다. 그중에서 산괴불주머니는 몸체..

여로와 박새 / 나물로 먹을 수 없는 유독식물

여로와 박새 나물로 먹을 수 없는 유독식물 여로와 박새는 풀이름이다. 여러해살이풀인 여로는 산지 풀밭에서 산다. 여로는 명아주 또는 검은색 식물을 의미하는 여(藜) 와 갈대를 의미하는 로(蘆)를 합한 말로, 갈대같이 생긴 줄기가 검은색 껍질에 싸여 있다는 뜻이다. 여로는 예로부터 땅속줄기를 한약재로 사용했는데, 옛 문헌에서는 여로와 박새를 혼용해서 써서 여로는 박새를 포함한 백합과 여로속 식물을 총칭했던 것으로 본다. 이명으로는 늑막풀이라 하는데 늑막염에 좋은 풀이라는 뜻이다. 잎이 넓고 꽃자루가 짧으며 꽃이 흑자색인 것이 특징이다. 꽃은 7~8월에 핀다. 흰색 꽃이 피는 흰여로도 있다. 박새는 깊은 산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박'은 둥근 것에 붙이는 말이고, '새'는 날카로운 잎을 가진 벼과와..

담배풀과 여우오줌(왕담배풀) … / 담배와 다른 풀

담배풀, 여우오줌(왕담배풀), 긴담배풀, 좀담배풀, 두메담배풀 담배와 다른 국화과 여러해살이풀 한여름에서 가을까지 산과 들에서 꽃이 피는 담배풀이 있다. 담배도 풀인데 담배와 담배풀은 다르다. 담배는 남미 원산의 재배식물로 담배를 만들기 위해 밭에서 재배하는 식물이다. 담배는 조선 광해군 때(1608~1618) 들어왔다. 담배 농사를 지어 나라에 필기도 하지만 유독성식물이라 살충제로도 쓴다. 담배풀은 밝은 숲 속이나 숲 가장자리 양지에서 볼 수 있다. 담배풀은 줄기 끝에 매달린 꽃차례 모양이 담뱃대처럼 생긴 데서 유래하고, 담배 대용으로 썼다는 유래도 있다. 담배풀은 처음 이름이 여우오줌이다. 여우오줌 지린내가 난다고 붙은 이름이다. 담배는 여우오줌이란 이름이 있고 난 뒤에 나중에 들어온 것인데, 담뱃대..

병꽃나무 / 병 모양 꽃이 피는 한국특산식물

병꽃나무 병 모양 꽃이 피는 한국특산식물 병꽃나무는 5~6월에 꽃이 피는 나무로 꽃 모양이 병을 닮아 붙인 이름이다. 꽃모양이 길쭉한 깔때기 모양으로 매달려 있다. 병은 옛날에는 청자와 백자처럼 도자기로 만들었다. 병(甁)은 한자어에서 나온 글자로 어우러질 병(幷)과 질그릇 와(瓦)를 합한 글자다. 진흙을 구워 병을 만든 것이어서 요즘 쓰는 병을 생각하면 모양이 나오지 않는다. 꽃이 피기 전 꽃봉오리는 영락없이 병을 닮았다. 병꽃나무는 열매도 병처럼 생겼다. 옛 이름은 비단을 두른 것처럼 아름다운 꽃이란 뜻으로 금대화(錦帶花)였다. 중국 이름도 같다. 병꽃나무는 일제 강점기에 바꾼 이름이다. 병꽃나무 꽃은 잎이 난 다음에 핀다. 처음에는 황록색을 띠는데 꽃잎 앞뒷면 색깔이 다른 경우가 많다. 꽃은 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