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나무 탐방 6
안동 구리 측백나무숲
암산 절벽을 두른 나무
천연기념물 제252호
안동시 남후면 광음리 산 1-1
길안에서 다시 남안동으로 갔다. 아침에는 안개인지 구름인지 자욱한 백운도원이더니 오후 되니 날씨가 맑다. 길에서 안동포 길쌈마을이 보인다. 길안에 사과농사가 예전같이 않듯 안동포도 수요가 없어 예전 같지 않다. 안동의 남대문인 남례문(南禮門)을 지나면 구리 측백나무숲이 가깝다. 안동사람들에게 이곳은 암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겨울이 되면 암산유원지는 어른과 아이들이 썰매나 스케이트를 타러 오던 곳이었다. 안동에서 대구로 가는 5번 국도에 붙어 있는 곳인데 지금은 다른 길이 생겨 한적해졌다.
암산에 병풍처럼 둘러싸인 절벽을 두른 나무가 측백나무숲이다. 암벽은 높이가 100m 정도 되는데 경사는 80~90도는 된다. 암벽 중간 정도부터 위로 키가 작은 측백나무가 자란다. 300여 그루는 된다고 한다. 측백나무는 한자어 측백(側柏)에서 왔다. 잎이 납작하게 자라기 때문에 측(側)이고, 서쪽을 향하는 음지성이 있어 서쪽을 뜻하는 백(白)을 넣어 백(柏)이라 붙였다. 또는 잎에서 흰빛이 난다고 백(柏)이라고도 한다. 잣나무 측백 편백 화백은 모두 잎에 흰 점이나 흰 선이 있다.
중국 문헌에 나오는 송백(松柏)은 소나무와 측백나무이다. 잣나무로 번역하기도 하지만 잣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인 나무이다. 측백나무 씨앗으로 만든 술이 백자주(柏子酒)로 1200년 고려 명종 때부터 담가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과실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진나라에는 소나무와 측백나무 잎만 먹었더니 추위와 더위를 잊고 200년을 살았다는 얘기가 있다. 불로초(不老草)가 따로 없다.
다른 식물들도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아래쪽에는 부처손이 많이 보인다. 부처손은 여러해살이 양치식물이다. 메마른 암벽 틈이나 바위 위에서 잘 산다. 환경이 불리하면 오그라들었다가 환경이 개선되면 다시 살아나는데, 장마철에 3~4일만 비가 와도 살아나는 불사초(不死草)이다. 이 절벽에는 불사초와 불로초만 사는 모양이다. 이렇게 높은 절벽에 매달려 기를 쓰고 살고 있으니 늙는 줄 모르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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