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나무 탐방 3
안동 대곡리 굴참나무
임하호 수몰지 위에 참나무
천연기념물 제288호
안동시 임동면 대곡리 583
조선시대에는 소나무를 보호하고 참나무를 벌목하는 수난으로 오래된 참나무가 적다. 그래서 천연기념물 나무도 느티나무 20그루, 소나무 27그루인데, 참나무는 6그루이다. 그중에 갈참나무가 1그루, 굴참나무가 4그루, 졸참나무가 1그루이다. 우리 주변에 참나무가 많고 문화연관성을 생각하면 오래된 참나무가 많을 듯한데 그렇지 않다. 우리 국민이 선호하는 나무를 보아도 10위 안에 없으니 너무 많아서 그런 모양이다. 참나무 아래에 버섯은 모두 먹을 수 있는데, 버섯은 먹으면서 참나무는 잊었나 보다.
녹전에서 와룡을 지나 산을 넘고 다리를 건너 정산으로 넘어갔다. 1970년대 안동댐이 생기며 1974년. 7월에 월곡면은 수몰되어 대부분 예안면이 되었다. 옛 예안은 폐지되어 월곡면 정산리로 가서 새로운 예안면이 되었다. 고향을 잃고 흩어진 이주민이 많다. 옛 월곡(현 예안)인 정산을 지나 깊은 골짜기 임동면 대곡리로 갔다. 골짜기 건너 산 아래에 천연기념물인 대곡리 굴참나무가 있다. 굴참나무는 모여서 잘 자라는 나무인데 혼자 우뚝하다. 높이는 22.5m, 가슴높이 둘레는 4.7m로 줄기가 굵다. 안동시에서는 국립산림과학원과 공동으로 유전자은행을 만들어 복제나무로 후계목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만 아니라 사신리 느티나무나 용계리 은행나무도 후계목을 키운다.
굴참나무는 나무줄기 껍질에 골이 진다고 해서 골참나무라 부르다가 굴참나무가 되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코르크 생산 때문에 많이 없어졌다. 15년 정도 자라면 껍질을 채취하는데 8~9년에 한 번 채취하여 40년가량을 벗겨 낼 수 있다고 한다. 굴참나무 잎은 좁고 긴데 바람이 불면 잘 뒤집는다. 그때 잎 뒤에 털이 있어 희게 보인다. 굴피집 지붕에 쓰는 나무가 굴참나무인데 대곡리 굴참나무 옆에 있는 집은 슬레이트 지붕이라 대조가 묘하다. 이 굴참나무는 소쩍새가 와서 울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매년 이 나무에 날아와서 우는 소쩍새 울음을 기다렸을 것 같다.
대곡리를 벗어나서 임동교를 건넜다. 임동교 바로 아래 물속에 옛 임동면소재지가 수몰되었다. 산 그림자만 물 위에 떠 있어 옛 자취는 알 수가 없다. 옛날 영덕에서 잡은 고등어를 수레에 싣거나 지고서 안동으로 갔다. 청송 진보를 지나 가랫재를 넘어서 임동 쳇거리에 오면 소금을 친다고 했다. 아직 안동 안쪽까지는 오십여 리를 더 가야 하니 소금을 쳐야 상하지 않는다. 안동간고등어는 그렇게 만들었다. 길안면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점심 얘기를 하다 보니 고기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있고, 고춧가루 알레르기, 옻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있다. 옻나무 그림자 밑에 가도 옻이 오르고, 옻 오른 사람 바로 뒤에 화장실에 따라 들어간 사람도 옻이 오른다고 한다. 친구 왈, 술도 못 마시고 모두들 인생의 맛을 모르는구나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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