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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자연의 말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을 깬다

향곡[鄕谷] 2025. 3. 4. 12:23

 

말속에 자연 42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을 깬다

 

 

 

경칩(驚蟄)은 3월 5일 전후로 오는 세 번째 절기이다. 바야흐로 초봄이 시작되는 기준으로 본다. 그렇지만 한기는 여전히 남아 있어서 겨울이 물러가고 완연한 봄이 되려면 춘분은 되어야 한다. 경칩 무렵엔 만물이 약동하여 새로운 생명이 생기며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난다. 칩(蟄)은 숨을 칩인데, 겨울잠으로 숨어 있던 동물을 이른다. 경(驚)은 놀랄 경인데 깨어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속담에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을 깬다'고 한다. 산천초목이 깨어나 봄맞이를 준비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물이 풀린다'고 한다. 우수경칩이 지나면 누그러진다는 말이다. 경칩 전에도 산에 다니다가 보면 웅덩이에 개구리와 도롱뇽이 알을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경칩 전에도 개구리들은 나온다. 개구리가 날짜를 알고 나오는 것은 아닐 테고 날씨가 누그러지면 나온다. '경칩이 지난 게로 군'하는 말이 있다. 경칩이 지나면 일찍 나온 벌레들 울음을 들을 수 있어서 그렇다.  

 

개구리는 몇 시간 전만해도 얼음 같던 몸이 풀쩍 풀쩍 뛴다. 개구리들이 극한 추위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것은 몸에 부동액이 있기 때문이다. 부동액이 얼음 상태에 있는 개구리 세포 탈수를 막아준다. 포유류나 어류 중에는 냉동상태에서 견디는 종은 발견하지 못하였다. 개구리는 웅덩이에 해충이나 모기를 잡아먹는 유익한 동물인데, 피부로 호흡하는 동물이라 지구가 오염되면서 자꾸 개체수가 줄면서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는 빈도가 적어지고 있다. 

 

경칩에도 꽃샘추위가 있고 눈이 오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잠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얼어죽겠다'라고 말한다. 조금 포근했던 날씨가 다시 추우니 체감 추위를 더 느낀다. 경칩에 흙을 만지면 탈이 없다고 흙을 버무려 담에 바른다. 경칩 이후에는 불을 놓지 못하도록 했다. 동식물이 깨어나는데 죽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제 경칩이다. 농부들이 농기구를 정비하며 봄을 준비하듯 새싹이 돋는 것을 축하하며 우리도 봄을 준비해야 한다. 

 

 

 

개구리 알 / 북한산 (20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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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알 / 세정사계곡 (2021.3.8 경기도 남양주)

 

 

도롱뇽 알 / 달마산 (2025.2.20)

 

 

진달래 꽃 / 서울둘레길 (도봉-당고개. 2021.3.3)

 

 

수수꽃다리 겨울눈 / 서울둘레길 (도봉-당고개. 2021.3.3)

 

 

갯버들 / 세정사계곡 (2021.3.8. 경기도 남양주)

 

 

너도바람꽃 / 세정사계곡 (2021.3.8. 경기도 남양주)

 

 

수양버들 겨울눈 / 남한산성 (2022.3.8)

 

 

개망초 / 경기도 성남 (2022.3.9)

 

 

백목련 겨울눈 / 경기도 성남 (202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