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 215

勸孝歌

勸 孝 歌 父生母育 그 은혜는 하늘같이 높지마는 청춘남녀 가득하되 효자효부 드물도다 출가하는 새아기는 시부모를 싫어하고 결혼하는 아들네는 살림 나기 바쁘도다 제 자식이 장난치면 싱글벙글 웃으면서 부모님이 훈계하면 듣기싫다 외면하고 시끄러운 아이 소리 마다 않고 듣지마는 부모님이 한 말 하면 잔 소리라 대거리요 자녀들의 오줌 똥은 손으로도 주무르나 부모님이 흘린 침은 더럽다고 찡그리네 과자 봉지 사서 들고 아이 손에 쥐어주며 부모 위해 고기 한 근 사 올 줄은 모르도다 개가 병나 낑낑대면 가축 병원 달려가도 늙은 부모 병이 들면 노환이라 생각하네 부모님은 열자식을 한결같이 키웠건만 기른 자식 그 부모를 귀찮다고 싫어하네 자식위해 쓰는 돈은 한도 끝도 없건마는 부모 위해 쓰는 돈은 한 푼조차 아까울세 자식들..

허균이 얘기하는 술마시기 적절할 때

허균이 얘기하는 술 마시기 적절한 때와 어울리지 않을 때 술 마시기 적절한 때 1. 시원한 달 뜨고, 좋은 바람 불고, 유쾌한 비가 오거나, 시기에 맞는 눈이 내릴 때 2. 꽃이 피고 적당히 술이 익는 때 3. 우연한 게재에 술을 마시고 싶을 때 4. 술을 조금 마시고도 흥이 도도해질 때, 5. 처음에는 약간 울적한 기분이었다가 한두 순배 술이 돌아 기분이 맑아질 때 술 마시기 어울리지 않을 때 1. 날씨가 찌는 듯하고, 건조한 바람이 삭막하게 부는 날 2. 정신과 마음이 삭막할 때 3. 특별한 자리에서 자신의 주량이 걸맞지 않을 때 4. 술을 마시며 주인과 손님이 서로 견제할 때 5. 분주하고 황망하여 술잔을 돌려 마치 시간의 여유가 없는 듯할 때 6. 억지로 기쁜 표정을 짓고 있어야 할 때 7. 자리..

안동선비 420년의 기록 우향계안

[고문서…역사와의 대화]우향계안 한국인은 관계속의 자리매김과 사귐에 익숙하다. 모듬살이가 필수적인 농경이 그 토양이었다면 타자와의 조화로운 삶을 중시하고 “길동무 셋이면 그중에 내 스승이 있기 마련이다”고 한 ‘논어’의 말처럼 교유를 통한 인격의 성숙을 강조한 유학은 그 토양을 일군 자양이었다. 선인들이 그러한 취지에서 참여한 갖가지 사회적 모임을 아우를 수 있는 말이 다름 아닌 ‘계’이다. ‘우향계안(友鄕(결,계)案)’은 1478년(성종 9년)에 시작되어 1903년(광무 7년)까지 420여년 동안 이어진 우향계의 기록을 담고 있다. 계의 시작은 이증(李增) 등 안동의 5개 성씨 선비 13인의 모임이었다. 인물이 많고 산수가 뛰어난 고향에서 벗들이 모여 자연 속의 즐거움을 누리는 한편 서로 도의로써 인격..

김장호 '설악산 훈련가'

설악산 훈련가 김장호 추가령지구대를 목으로 하여 금강, 향로, 오대, 일월, 태백의 줄기 대륙을 겨냥하여 치솟는 뚝심 한반도 등줄기의 덜미짬이다. 화채릉, 서북주릉의 외곽 이루고 공룡릉, 가름하는 내외설악은 가야동 천불동 계곡 깊어 발아래 구름 깔고 표고 천칠백. 한계령, 진부령은 남북의 관문 백담사 신흥사는 내외의 진수(鎭守) 열어라 꽃봉오리 백운동계곡 뚫어라 땀을 씻는 용아의 장성. 구곡담 골짜기에 목을 축이고 십이 탕 머루알로 입을 가시며 봉정암 사리탑을 우러러보면 등산화도 설레는 귀때기청봉. 비선대 꺾어 들어 귀면암 보고 맛있게 피워무는 담배 한 모금 비췻빛 맑은 물빛 양폭에 들면 하늘도 비좁아라 천불동계곡. 칡으로 팔다리의 근골을 엮고 하늘아래 첫물로 창자를 씻어 파상의 공룡능선 암봉에 올라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