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吉山 김장호 고향이 있는 사람이거나 없는 사람이거나 팔월 보름, 추석이면 천막을 여기 칠 일이다. 水鐘寺 옆구리 은행나무가지 사이로 은가루를 뿌린 듯 온통 달빛 아래 반짝이는 물살 무늬. 內雪嶽을 씻어 내린 북한강물이나 영월 평창 두메산골에서 흘러온 남한강물이 모두 합수하여 여기 양수대란 춤추거든. 이 가을 걷어 들일 한알 알곡이야 마음밭에 없더라도 가슴을 쓰다듬을 일이다 생명 있음의 고마움으로, 어버이 태워주신 고마움으로, 예까지 날 실어올려다 준 다리 성함의 고마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