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에 서서
김장호
제가 장미인 줄도 모르고
장미는 핀다.
높이에서
섬뜩한 높이에서 산은
제 이름을 모른다.
말 있음의 고마움에
잠을 설치는 시인이여,
개천 바닥을 뒤져 한 알 금싸라기를
주워내는 시인이여,
사태진 살갗으로
눈얼음을 피처럼 철철 흘리는
벼랑에 서서,
말이 부질없구나
시 또한 부질없다.
뛰어내릴 일,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보라 속에서
버리고
깔리어
피어날 일이다.
북한산 숨은벽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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