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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산시(山詩)

김장호 시 '설악산'

향곡[鄕谷] 2005. 7. 27. 14:56



 

 

  雪嶽山

                            김장호




이 산은 오르기가 좀 까다롭다
짜임새 때문이다.

밋밋한 육산과 달라
섯돌고 감돌아
외가닥으로는 길이 열리지 않는다

서북주능을 기둥삼아
화채 공룡 갈래지능 두어개면 됐지
굽이마다 홀쳐내고 틀터감아

수렴동으로 들어서도 벽
천불동으로 밀어붙여도 사면은 막혔다.

쳐다보면 설레고
내다보면 어질한
곱살맞은 끌질,

치맛자락 추스려, 어느구석
마음편한 너덜이라곤 없다.

비바람에 삭아내린 바위쯤
암벽에서 떨어져나가 더 아름다운,

아름다운 것 앞에 실수만 되풀이하는 사내처럼,

자꾸 내 몰골이
발길에 채이는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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