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 216

향곡 '백두대간 산 삼행시 오제'

白頭大幹 山 三行詩 五題 향곡(鄕谷) 지리산 지리산엔 아픈 역사가 숨어있습니다 이제 한꺼풀씩 벗겨지는 우리의 속내이지요 산마다 골마다 겨레의 숨결이 가득한 곳입니다 속리산 속이 타서 붉더냐 수줍어서 그렇터냐 이름대로 수려쿠나 만화향훈 좋을시고 산정도 다했구나 이게 바로 문장대 소백산 소담한 꽃을 피운 연화봉이여 백만겁 지나도록 피운 꽃내음 산골로 부어내니 폭포수려나 오대산 오대천 돌아가면 맑고도 깊은 산골 대가람 물골물아 선문답을 하려느냐 산냄새 풋풋한 달빛일랑 말이다 설악산 설레설레 걷는 백담계곡은 여유를 부릴만한 곳이고요 악다구니 쓰고 오르는 청봉은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만 산천경개에 가슴 벅차서 두고두고 가고싶은 산입니다 설악산 공룡능선

글곳간/자작시 2005.07.21

조지훈 선생의 해학

조지훈 선생의 해학... 청록파 시인 조지훈(芝薰) 선생의 본명은 동탁이다. 선생은 천수를 다 누리지 못하고 48세에 이슬처럼 떠났다. 하지만 짧은 생애임에도 겨레에게는 주옥같은 글을 제자들의 마음속에 '참 선비 상’을 남긴 분이다. 선생의 강의는 동서고금의 이야기가 산만한 듯하면서도 조리가 있고, 우스개 소리임에도 해학과 지혜로움이 있었다. 그분의 강의에는 음담패설도 자주 등장했다. 다음은 호인 지훈(芝薰)의 유래에 대해 선생이 스스로 밝힌 내용이다. "내 호가 처음에는 지타(芝陀)였지. 마침 여학교 훈장(필자 주: 경기여고)으로 갔는데, 내 호를 말했더니 학생들이 얼굴을 붉히더군. 그래서 곰곰히 생각하니... 라는 호야 아주 고상하지만, 성과 합성하니까... 발음이 가 되는데 걔네들이 내 호에서 다른..

꾸중 노하우

칭찬하는 방법이 유행입니다. 마음이 함께 하지 않으면 칭찬도 사기에 가깝다고 이야기하는데,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은 꾸중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명한 꾸중은 칭찬보다 더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칭찬과 같이 꾸중에 마음이 깃들여 있지 않으면 파괴행위와 같다고 말합니다. 칭찬만큼 중요한 꾸중,,, 그 방법론을 잠깐 들여다봅니다. 첫째, 꾸중은 여유를 가져야 잘 받아들인다. 한번 실수는 병가상사이므로 실수를 통해 배운다. 또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여유를 주면서 꾸짖어야 꾸중을 받아들이게 되고 자존심이 상하지 않으며 반발심이 생기지 않는다. 둘째, 꾸중은 잘못한 행동이 발생한 직후에 해야 한다. 꾸중은 발생 직후 바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간이 흐르면 효과는 감소된다. 셋째, 꾸중..

칭찬인 줄 알았습니다

(퍼온 글입니다) 칭찬인 줄 알았습니다. "너 없으니까 일이 안된다." 칭찬인 줄 알았습니다. 소속된 공동체에서 내가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존재라는 생각에 기분 좋았던 말입니다. 그렇지만 이 칭찬은 내가 꿈꾸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게 했습니다. 내가 없으면 공동체가 무너질 정도로 공동체를 나에게 의존하게 만든 것은 나의 이기적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너만 있으면 된다." 칭찬인 줄 알았습니다. 내가 아주 능력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어깨가 으쓱했던 말입니다. 하지만 이 칭찬은 내가 꿈꾸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에서 두 발짝 뒤로 물러나게 했습니다. 따라주는 이 아무도 없는 것은 바로 독재이기 때문입니다. "야! 너 천재구나!" 칭찬인 줄 알았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풍부한 똑똑한..

암소 아홉 마리 / 사랑한다면 최고의 가치를 부여해야

*이메일을 통해 받은 글입니다. 사랑한다면 최고의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어떤 의사가 아프리카 어느 외진 마을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교통과 통신이 불편할 뿐 마을은 매우 풍요롭고 아름다웠습니다. 목축과 농사를 주로 하는 이 마을에서 의사는 마을 사람들과 친해졌고 특히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귀향한 젊은 청년 한 사람과는 친형제처럼 친하게 지냈습니다. 이 청년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선진영농기법과 축산기술을 배워 마을에서도 가장 부유한 측에 끼었고, 장차 커다란 기업을 일으켜 빈곤에 허덕이는 조국의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꿈을 지닌, 그야말로 장래가 촉망받던 청년이었습니다. 당연히 혼기가 늦어진 이 청년의 결혼에 대해 사람들은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마을에서는 결혼을 하려는 청..

할아버지가 되서 깨달은 나의 불효 3題

* 출처 : www.kosso.pe.kr / 글 : 고인수 부사장, 성균관대학교 상근이사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자들에 대한 이야기로서 이미 손주를 보셨거나, 언젠가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실 분들께 참고할만한 좋은 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되어 띄웁니다. 할아버지가 되어서 깨달은 나의 불효 3題 50대 중반의 젋은 나이에 할아버지 소리를 듣게 되었다. 외손주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어도 한없이 기쁨이 샘솟는데, 이 행복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지금까지의 도전, 성취, 성공... 이런 류의 기쁨과는 사뭇 다르다. 자연, 순수, 본능, 천성의 행복감이라고 할까? 이 행복감은 아마 나의 아버지, 어머니, 그 위의 할아버지, 할머니, 또 그 위의 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도 똑같이 느끼셨으리라! 이것은 신명..

조선판 사랑과 영혼, 이씨부인의 애절한 편지

2003/12/09 14:51(동아일보) '조선판 사랑과 영혼' 이 씨 부인 애절한 편지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 1998년 4월 경북 안동시 정상동 택지지구 개발과정에서 이응태씨(1556~1586)의 무덤에서 발견돼 '조선판 사랑과 영혼'으로 불리기도 했던 이 씨의 부인 '원이 엄마'의 애절한 편지 내용이 새겨진 비(碑)가 8일 오후 안동에서 제막됐다. 안동시가 이들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을 널리 알리기 위해 현재 아파트가 들어선 당초 무덤 자리 대신 인근 정하동 가로변 녹지공원에 만든 이 비는 자연석 4..

안동 음식 / 건진국시, 헛제사밥, 안동식혜, 간고등어

안동 음식 건진국시, 헛제사밥, 안동식혜, 간고등어 어디 여행을 할라치면 먹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안동지방에 음식이 뭐가 있는지 물어보면 건진국시,헛제사밥,안동식혜,간고등어 이런 것을 있다고 말한다. 안동시내에서 동쪽에 있는 석주 이상룡선생의 생가인 법흥동 임청각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안동댐 보조댐이 있고 낙동강을 따라 상류로 가면 안동댐 본댐이 있다. 본댐 가기 직전에 월영교가 있는데 그곳을 건너면 산자락으로 민속박물관과 민속경관지가 보인다. 안동댐으로 수몰되는 건물에서 예안 선성현 객사,월영대.석빙고 등을 옮겼고 까치구멍집,도투마리집,통나무집 같은 민가도 옮겨왔다. 그 민가와 본댐 가기 전에 향토음식을 파는 여러 음식점이 있고, 요즈음엔 시내에도 몇 군데 생겼다. 건진국시는 건진국수의..

향교골 우리집 마당

향교골 우리집 마당 어제 저녁 식탁에 모처럼 푸짐한 나물이 올라왔다. 찐 호박잎,가지무침,풋고추,근대쌈,오이무침, 고추찐것에 된장국에 먹다보니 지금은 없어진 우리집 넉넉한 마당 텃밭이 생각났다. 동네에서 제일 큰 감나무와 측백나무가 우리집 표지였고, 깊은 큰우물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집을 감나무집,큰우물이 있는 집,교장선생님댁이라 불렀다. 앞뒤마당에 있던 감나무에 감꽃이 떨어질 때면 아이들이 실에 꿰어가느라 모여들었고, 여름철 어린애 주먹만한 풋감이 기왓장을 때려 가끔 밤잠을 깨웠던 그 감나무 아래 시원하게 자리를 펴고 숙제하던 시절엔 더위를 몰랐다. 그 시퍼런 감을 신문지에 널어 물렁해지면 우리 간식이었다. 가을엔 지붕에 올라가거나 사다리를 나무에 걸쳐 놓고 굵은 대나무막대기로 감을 따서 광주리에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