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 216

퇴계선생 수신십훈

퇴계선생 수신십훈 (退溪先生 修身十訓) 퇴계선생 수신십훈 / 퇴계선생 15대 종손이 100세 때 쓴 글씨이다 퇴계선생 수신십훈은 재작년 퇴계 종가에 들렀다가 종손으로부터 받은 자료이다. 친구들과 안동으로 가을 여행을 갔다가 퇴계 종가에 들렀다. 종손은 알고 있는 분이기에 잠시 들러 인사만 드리고 나오고자 하였더니, 두루마기를 갖추어 입고 나오시더니 수신십훈과 종손이 쓰신 글을 모두에게 주셨다. 이 글은 누구에게나 마음에 새길 내용을 담고 있어 두고서 읽을 만하다. 이 글은 호남의 임창제 문집에는 퇴계선생 수신십훈으로 되어 있으나, 퇴계 종택에서는 전하는 글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퇴계선생 수신십훈으로 밝히기를 피하고 있다. 글씨는 퇴계선생 15대 종손께서 100세 때 쓰신 것으로, 글의 내용이 수신(修身..

향곡산방 서재 현판

향곡산방(鄕谷山房) 서재 현판 며칠 전에 친구가 내 서재에 걸 현판을 가지고 왔다. 자작나무를 구해서 현판을 만들고, 돌에 낙관 3개를 새겼다. 직접 글씨도 쓰고 칼로 파내고 새겨 정성을 많이 들인 작품이다. 그런데, 얼마 전 집을 좁은 데로 옮겨 서재는 없어지고 책은 이곳저곳 흩어서 쌓아 놓았다. 지금은 마루가 내 서재다. 현판이 생기니, 아내가 다시 서재를 마련해야겠다고 그런다. 재작년 이사 오기 전에 서재에서 하룻밤을 잔 동생이 서재에 현판이 있어야겠다며, 동생이 잘 알고 있는 현초선생에게 부탁하여 서재에 걸어 둘 글씨를 가지고 왔다. 현판을 건다는 생각을 하니 좀 어줍잖은 생각도 든다. 게으름을 피웠다간 누가 될라. 향곡산방(鄕谷山房) 현판,낙관,글씨 / 정유 중춘 상헌 옥야 박인우 서각이라 썼다..

김종길 시 '성탄제' 외

김종길 시'성탄제' 외 김종길 시인이 어제 2017.4.1 돌아가셨다. 그는 1926년 안동시 임동면 지례에서 태어났다. 그의 시에는 유가적인 분위기에다가, 서구의 이미지가 묻어있다. 처음 발표한 시 '성탄제'는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오랫동안 실려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밖에도 '하회에서','춘니', '설날 아침에', '가을' 등 귀에 익숙한 시들이 있다. 그의 시에는 가족에 대한 정이 묻어나고, 고향 냄새가 난다. 그의 시는 한해가 오가는 겨울에 읽는다면 감흥이 더 난다. 아름다운 시를 세상에 남기고 꽃이 피는 봄날 또 한 분 훌륭한 시인이 가셨다. 성탄제(聖誕祭) 어두운 방안엔 빠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러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

2016~2022년 권하는 책

2016~2022년 권하는 책 - 2016~2022년에 읽은 책 중에서 권할만 한 책을 골랐다. - 이 책들은 본 블로그에 있는 글곳간-좋은책-권하는책 2004~2022에 포함시켰다. ☆ 식물 나무탐독. 박상진. 샘터. 2015 신갈나무 투쟁기. 차윤정,전승훈. 지성사. 2009 차윤정의 우리숲 산책. 차윤정. 웅진닷컴. 2002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변현단. 들녘. 2010 나무수업. 페터 블레벤. 이마. 2016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이윤옥. 인물과 사상사. 2015 식물의 왕국. 윌벤슨. 까치. 2013 사랑하면 보이는 나무. 허예섭,허두영. 궁리. 2012 사계절 꽃산행. 현진오. 궁리. 2005. 정원생활자. 오경아. 궁리. 2017 들꽃 편지. 백승훈. 여성신문사. 2014. 우리나무 이..

가을이 있는 옛시조

가을이 있는 옛시조 억새 / 북배산 (경기도 가평. 2008.10.4) 쓰르라미 새벽에 선탈했는지 그 허물 청산 속에 남겨뒀기에 초동이 주워온 걸 바라봤더니 온 세상에 가을바람 일어나더라 - 황오(1816~1863), 쓰르라미 껍질 시골집이 조그맣게 밭 사이 있어 감, 대추와 밤나무로 둘리어 있네 서릿바람 불어와 무르 익으니 말과 소의 눈에는 온통 붉은 빛 - 황오, 농가의 이런저런 일을 읊다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동풍(三月東風) 다 지내고 낙목한천(落木寒天)에 네 홀로 피였는가 아마도 오상고절(傲霜高節)은 너 뿐인가 하노라 - 이정보, 국화

정완영의 시조 / 깊고도 절절한 시

정완영의 시조 깊고도 절절한 시 여름이 끝나는 2016.8.27. 한국 시조의 큰 울림 정완영 시인(1919~2016)이 돌아가셨다. 그의 시조 '여름이 떠나고 말면'에서 '여름도 떠나고 말면 쓸쓸해서 나 어쩔꼬' 하시더니, 여름이 막 끝나는 즈음에 가셨다. 그가 지은 시조 '조국', '고향생각', '들녘에 서서', '애모', '추청(秋晴)', '산이 날 따라와서', '가을앓이' 등 선(禪)에 드신 듯 펼쳐내는 가락이 우리의 정서에 절절히 와 닿는다. 그의 시조를 읽으면 깊고도 애절하여 푹 빠지고 만다. 조국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애인 사랑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 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